검정치마 <Antifreeze>


우린 오래 전부터
어쩔 수 없는 거였어
우주 속을 홀로 떠돌며
많이 외로워하다가
어느 순간 태양과 달이
겹치게 될 때면
모든 것을 이해할 수 있을 거야

하늘에선 비만 내렸어
뼛속까지 다 젖었어
얼마 있다 비가 그쳤어
대신 눈이 내리더니
영화서도 볼 수 없던
눈보라가 불 때
너는 내가 처음 봤던 눈동자야

낯 익은 거리들이
거울처럼 반짝여도
니가 건네주는 커피 위에
살얼음이 떠도

우리 둘은 얼어붙지 않을 거야
바다 속의 모래까지 녹일 거야
춤을 추며 절망이랑 싸울 거야
얼어붙은 아스팔트 도시 위로

숨이 막힐 것 같이
차가웠던 공기 속에
너의 체온이
내게 스며들어 오고있어

우리 둘은 얼어붙지 않을 거야
바다속의 모래까지 녹일 거야
춤을추며 절망이랑 싸울 거야
얼어붙은 아스팔트 도시 위로

너와 나의 세대가
마지막이면 어떡해
또 다른 빙하기가
찾아오면은 어떡해

긴 세월에 변하지 않을
그런 사랑은 없겠지만
그 사랑을 기다려 줄
그런 사람을 찾는 거야

:
지난번 아우슈비츠에 갔을 때도 그런 생각을 했네만 선한 것들, 진실들, 정의들은 이상하게 아주 작아. 아우슈비츠는 크고, 그것을 묘사한다는 것은 "대서양을 한방울도 남김없이 마시는 것처럼, 지구를 포옹하는 것처럼 불가능한 일"이라고 누군가는 말했네. 폭력은 수용소처럼 거대하고 때로는 범국가적이지만, 사람을 살리게 하는 것들은 웃음들, 편지들, 따뜻한 말들, 혹은 한 통의 필름들, 하나의 작은 마음들, 진실을 향한 결단들 혹은 당신은 잊혀지지 않았다고 말해주는 따스한 음성들…… 선한 일은 맨손으로 할 수 있는 모든 것이라고 생각했네.

- 공지영(2004), 귓가에 남은 음성, "별들의 들판", 창비, 93쪽


오랜만에, 책을 읽다가 온몸으로 전율을 느낀 구절이다...
^^



* 「별들의 들판」
강추!


*「우리들의 행복했던 시간들」
:

 

_ 2006.11.12 10:57

이 詩들을 버릴 수 있지만 나는 이 땅을 버릴 수 없다.


이 詩들을 버릴 수 있지만 나는 이웃들과 이웃들의 살결, 이웃들의 언어와 사랑과 한숨, 그리고 눈물을 버릴 수 없다.


이 詩들을 버릴지라도 우리들이 빼앗긴 自由는 되찾아야 한다.


목숨 따위야 잡초처럼 살아날 수 있지만 자유는 귀한 것, 이 詩들을 버릴지라도 자유는 버릴 수 없다.



- 양성우, <겨울 공화국> 서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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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 [구현화님 미니홈피]괜찮아-괜찮아.
작성자 : 구현화
작성일 : 2004.06.30



두고 온 것들

황지우


반갑게 악수하고 마주앉은 자의 이름이 안 떠올라
건성으로 아는 체하며, 미안할까봐, 대충대충 화답하는 동안
나는 기실 그 반말들에게 미안해,
창문을 좀 열어두려고 일어난다.

신이문역으로 전철이 들어오고, 그도 눈치챘으리라.
또다시 핸드폰이 울리고, 그가 돌아간 뒤

방금 들은 식당이름도 돌아서면 까먹는데

나에게서 지워진 사람들, 주소도 안 떠오르는 거리들, 약속 장소와 날짜들,
부끄러워해야 할 것들, 지켰어야만 했던 것들과 갚아야 할 것들;
이 얼마나 많은 것들을 세상에다가 그냥 두고 왔을꼬!

어느날 내가 살었는지 안 살었는지도 모를 삶이여

좀더 곁에 있어줬어야 할 사람,
이별을 깨끗하게 못해준 사람,
아니라고 하지만 뭔가 기대를 했을 사람을
그냥 두고 온
거기, 告도 닿을 수 없는 그곳에
제주 風蘭 한점 배달시키랴?



=================================================
정말,
이 시를 보고 아- 하고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시는- 무엇보다도 언어로 쓰여서
내 마음의 즉각의 감정을 가장 효과적으로 표현해낼
수 있는 매개제인 것 같다.

특히 잘 까먹는 나는
정말, 저럴 때가 가끔 있다...
왜 나는, 지나간 일들의 기억을 자꾸 손쉽게 놓곤 하는지
그 기억을 공유했던 주위 사람들에게 미안해지게시리.
나는 불편하지 않지만 주위 사람들이 불편해하니까 정말 미안하다.

하지만 추억이 너무 많다면....
내가 감당할 수 없는 추억이 너무 많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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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럼에도 불구하고'의 정신과 반대쪽에 위치하고 있는 것이
'종교의 자유가 있는 건 인정한다'그러나 거기에는 이러저러한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는
식의 '인정한다,그러나'의 정신입니다.

우리가 지금까지 배워온 헌법해석은 대부분 '인정한다,그러나'쪽에 가깝습니다.
기본권에 대해서는 온통 공자님 말씀같은 좋은 말로 한페이지를 장식하고
막상 구체적 사례에 들어가면 왜 그 권리가 제한될 수 밖에 없는지 설명하는데 10페이지를 할애한 법률책들이 다 여기에 속합니다.

똑같은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둘은 전혀 다릅니다.

헌법을 이해하는 열쇠말은'인정한다,그러나'가 아니라
'그럼에도 불구하고'라는게 제 생각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의 정신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
헌법은 '그림의 떡' 또는 '잘 포장된 한 장의 종이쪽지'에 지나지 않게 됩니다.
권력자들은 누구나 그때그때 필요에 따라 '인정한다,그러나'의 논리를 들이대며
자기 눈에 거슬리는것을 마음대로 제한하려고 합니다.
그것을 막지 못하면 이미 헌법이 아닌것이지요.

상당한 위험에도 불구하고 헌법정신은 종교의 자유를 기본권의 하나로 받아들였습니다.
위험을 감수할 만한 장점이 있기 때문입니다.

해석권한을 독점함으로써 권력을 유지하고자하는 사제 계층에 관해서는 이미 한 번 언급하였습니다만,
종교의 자유를 인정한 정신은 그 반대지점에 위치한 것입니다.

평신도들에게도 성경을 읽고 해석한 권리를 인정한 개신교의 종교개혁정신과 일맥상통하는 것이죠.
이단종파를 막고 교리의 통일성을 유지하기 위한 가장 안전한 방법은 최고 기관에서 성경 해석권을 독점하고 다른 평신도들은 모두 그 해석을 따르도록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교리에 어긋나면 모두 처벌하면 됩니다.

그러나 개신교는 그런 손쉬운 방법 대신 평신도 모두에게 성경을 읽고 해석할 권리를 인정함으로써 사제계급의 특권을 부인하는 방식을 선택했습니다.(물론 우리나라 개신교 목사들은 가톨릭 신부들 이상으로 성경해석을 독점하고 있습니다.
요즘의 가톨릭은 교리문제에서도 개신교보다 개방적 입장을 보여줄때가 많지요)
당장은 혼란스러워 보이지만,신이 인간에게 부여한 '자유의지'를 실현하는 진리의 길이 바로 평신도 성경 해석권 인정에 있다고 확신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저는 이게 올바른 선택이었다고 믿습니다.


종교의 자유도 똑같습니다.
다소의 위험이 있더라도 각자가 자신의 진리를 찾아갈 수 있는 길을 열어놓은 것입니다.
따라서 이런 위대한 정신을 일반적인 법률유보조항 하나로 한 방에 날리려고(무시하려고)하는 것은 헌법의 기초를 흔드는 위험한 시도가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는,종교의 자유를 '내면적 신앙'과 '외적활동'으로 구분하고,
외적활동에 대해서는 실정법과 충돌할 경우 얼마든지 제한할 수 있다고 해석하는 헌법학자들의 일반적 주장에 의문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런 주장에서는 전형적인 '인정한다,그러나'의 정신만 발견할 수 있을뿐
도무지 '그럼에도 불구하고'라는 고민의 흔적을 찾아볼 수 없습니다.
어차피 규제가 불가능한 내면적 신앙은 따로 종교의 자유를 인정하지 않더라도 별로 침해받을 일이 없는 것입니다.

종교의 자유는 그것이 어떤 형태로든 표현되었을때 비로소 의미를 갖게 됩니다.
그런데도 외적인 종교활동과 실정법이 충돌하면 무조건 실정법의 손을 들어주는 태도를 택하는것은 사실상 종교의 자유를 인정하지 않는것과 다를 바 없습니다.

이런 손쉬운 해석의 길을 선택한 덕분에 우리 헌정사에는 종교의 자유와 실정법이 충돌한 경우를 거의 찾아보기 힘듭니다.
충돌이 있었다 하더라도 늘 일방적으로 실정법이 승리하게 되어 있었기 때문에 도전 자체가 무모한 일이었던 것입니다.

종교란 그지없는 맹목입니다.
너무나 비이성적인 것이어서 비종교인들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것입니다.

종교의 자유는 자기 눈으로 볼때 확실히 이상해 보이는 행동이지만, 헌법이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기 때문에,'그럼에도 불구하고'그 이상한 행동을 관용한다는 것입니다.
이상해 보이지 않는 행동에 대해서 관용한다는 것은 이미 관용이 아니지요.
설사 종교의 자유에 일정한 제한을 가한다 하더라도 그 제한이 기본권의 본질을 침해하는 것이어서는 안됩니다." 1)


사상의 자유라는것은 그 사회구성원 대부분이 터무니없다고 생각하는것 까지도 말하고 표현할 수 있는 자유까지를 의미한다.
그렇지 않다면 사상의 자유는 아무 의미가 없다.
왜냐하면 그것은 언제나 다수파의 자유니까. -버나드 쇼


<중략>


1)인용은 김두식 저 [헌법의 풍경] 교양인 간.
2)인용은 마루야마 마사오의 저서 [현대정치의 사상과 행동],한길사.,김석근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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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든 건 바로 그…… 총소리…… 총소리가 문제였어요…… 그 총소리만 나지 않았어도…… 그 총소리가…… 울려퍼지고 잠시 동안 침묵이 흐를 때 제 머릿속에 무엇이 지나갔는지 아세요? (중략) 독침을 갖고 다니는 간첩, 괴물 모양을 한 김일성의 얼굴…… 그런 영상이…… 내 머릿속에 이런 영상들을 쑤셔막은 거예요…… 그 총소리가 울리면 그런 영상들은 유령처럼 되살아나고…… 나에게 총을 뽑게 하는 거죠…… 마치 우리 마음 어디엔가 스위치가 있는 것처럼…… 그런 총소리가 울리면 손전등 불빛을 본 마루처럼 미친 듯이 서로를 물어뜯도록 되어 있는 거예요…….

(중략)

무언가를 머릿속에, 마음속에 쑤셔박아 놓고 어딘가를 건드리면 터지도록 누가 설계해 놓은 것일까…….

- 박상연, 「DMZ」(공동경비구역 JSA의 원작 소설), 248~249.
 
김수혁(영화 중 이병헌)의 말.



지금도... 우리 머릿속, 마음속에는 스위치가 있다.

전교조 / 집회 / 투쟁 / XX녀 / ......


다만 달라진 건, 자기 스스로 스위치를 만들고 있다는 것.


<아이들과 다룰 내용>
1. 소설과 영화 비교하기
- 인물 묘사의 차이 : 만약 소설 묘사 대로 인물을 캐스팅한다면, 어떤 배우/학생?
- 선택과 배제, 변환된 사건과 그 이유
- 중립국 장교가 남성에서 여성으로 변한 것의 의미
- 소설의 장점, 영화의 장점

2. '호명하기'의 관점에서 비평하기 : '형제'와 '적/동무'
- "형이라고 불러도 되죠?"
- "동무...(머뭇거리다 다시) 형!!"
- "쟈들은 적이야 적!"
- "형이고 뭐고 다 필요없어. 우린 결국 적이야."
:
_ 2005.05.19 01:00

사실 처음에 보자고 했을 때, 흔한 연애 영화 정도겠네.. 라고 생각 했다. 아마 포스터 때문이기도 하리라.

그런데, 보면서 정말 좋은 영화라는 생각을 했다. 아니, 영화라기 보다는, 그냥 한 편의 드라마라는 생각을 했다.
발레 교습소는 잘 짜여진 영화가 아니다. 주제도 제대로 없고, 클라이막스도 없다.
그러나 나는 그것이 좋았다. 삶에 주제가 하나던가? 클라이막스가 있던가? 그냥 어설프고, 깨지고, 그러면서 조금씩 느껴가는 것이 삶 아니던가...

특히, 발레 교습소에 나오는 고딩들의 모습이... 너무나도 일상적이고 현실적이어서, 영화가 아니라 바로 나의 이야기라는 생각도 했다. 물론 내 삶과 영화 속 삶은 많이 다르지만. 나는 그 아이들보다 훨씬 더 가진 것이 많지만. 그러나 나도 그 속에서 잃은 것이 있었다.


또 발레 교습소에는 소수자들이 많이 나온다. 가난하고 병든, 부모마저 잃은 아이들, 동성애자(레즈비언과 게이 모두 나온다), 공부 못하는 아이, 꿈이 좌절당한 아이, 인정받지 못하는 발레 선생, 수강생이 적다고 한 공간에 몰린 발레와 검도, 일에 지친 아버지...
그들이 찜질방에서 함께 모여 있는 모습은, 너무나도 희극적인 비극이다. 비극적인 희망이다.


마지막의 발레 씬...
누군가는 그것이 해피 엔딩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나는 해피 엔딩은 아닌 것 같다...
보면서 계속 빌리 엘리어트와 비교되었다. 빌리 엘리어트는 왕립 발레단의 주인공이 되는 것으로 끝나지만... 발레 교습소에서는 마지막의 발레 발표회 때도 늦고, 틀리고, 심지어 발레를 반대하는 아버지가 무대로 뛰어들기까지 한다.
그리고 발레 교습소 사람들이 하는 마지막 발레는... 고상한 발레가 아니라 정말 자유로운, 자신들만의 발레였다.

발레 교습소는 절망을 정말 있는 그대로 보여준다. 맞아서 쓰러진 수진이를 구하러 오는 남자 주인공도 없고, 도와주는 사람도 없다. 피흘리는 장면 그대로 암전.
그러면 발레 교습소에는 희망은 없는가? 만약 그 희망이 조작된 희망, 꾸며진 희망을 의미한다면... 그것은 없다. 발레 교습소 사람들은 정말, 그럭저럭 살아나간다. "몰라요. 살다보면 어떻게 되겠죠." 희망이라고 부르기엔, 정말 가난한 희망이다.
그러나 그것이 바로, 대부분의 사람들이 실제로 가지고 있는 희망 아닌 희망이다.


너무 많은 느낌들이 엉켜서, 글로도 정리를 못하겠다.
그냥 OST나 들으면서, 되새김질 해야겠다.
:
_ 2005.05.20 17:21

… 교사의 입장과 저널리스트의 입장은 다르다고 생각해요. 현실을 알려고 하는 사이에도 교육은 이루어지고 있으니까요."
……
'교사로서'라는 말을 꺼내면 우선 이런 문제에 부딪힌다.
"옳은 말씀이지만, 그 차이에 지나치게 얽매이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게 되어 버리거든요."

- 하이타니 겐지로, 「모래밭 아이들」, 양철북, 101쪽.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 오가와 선생은 좀 전에 자유를 준다는 식으로 말했는데, 자유는 모든 인간 속에 있는 것이지 누가 주거나 허용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어떤 책에서 읽었는데, 자유에는 이를테면 사람을 죽일 자유도 있지만, 진정한 자유의 의미를 이해하고 있는 자는 결코 살인 따위는 하지 않는다고요."

- 226쪽.


 

시게노부 선생은 또 입 언저리를 닦았다.

"사실 누구에게도 교사의 자격은 없습니다. 남에게 뭔가를 가르칠 자격, 그런 거 없어요. 하지만 교사는 필요합니다. 나는 계속해서 아이들을 가르치겠죠."

웬일인지 교장 선생이 큰 헛기침을 한두 번 했다.

"나의 유일한 양심이라면, 자신은 학생들보다 한 단계 위에 서 있는 인간이니까 명령을 해도 괜찮다는 우쭐한 생각만은 갖지 말자는 소극적인 것 뿐입니다."


- 228쪽.


"아시다시피 저는 미치코한데 말도 걸지 못하잖습니까."
"말은 벌써 걸고 있는걸요?"
그녀가 말했다.
"선생님은 벌서 밋짱이랑 얘기를 나누고 있어요. 서로를 이해하느냐 아니냐는 둘째 문제고, 아무튼 둘은 이미 대화를 시작했다고 저는 생각하는데요?"
"......"
얼마 뒤에 구즈하라 준이 말했다.
"아주머니한테는 그런 시각도 가능하군요."
"저는 물론이고 밋짱도 아마 그럴 거라고 생각하지만, 힘겨운 삶을 살다 보면 말의 세계보다는 무언의 세계를 더 믿는 버릇이 생기죠. 동물적 감각이라고 해도 좋은데, 적과 아군은 한눈에 알아본답니다."


_ 하이타니 겐지로, 「모래밭 아이들」, 266쪽.

-----------------------------------------------

나는 아이들에게 아군으로 서 있는가?

:

쓰라린 일을 당해본 사람이 쓰라린 일을 당한 사람의 마음을 잘 안다. 아무리 마음이 따뜻한 사람이라도 쓰라린 일을 당한 적이 없는 사람은 그런 일을 당하고 있는 사람의 마음속까지 들어갈 수는 없는 거다.


p.214

:

자세히 봐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

원본 : http://isblog.joins.com/fivecard/228?category=0


'베토벤 바이러스'가 끝난지 2주가 지났습니다. 후속 드라마 '종합병원 2'도 시청률 고공 행진을 하고 있지만, '베토벤 바이러스'는 2008년의 가장 인상적인 드라마 중 하나로 기억될 전망입니다. 시청률은 간신히 20%에 턱걸이한 정도였지만, 화제성과 파급력은 시청률 40%대를 넘나드는 드라마 이상이었습니다.

수천개의 기사와 블로그 포스팅이 쏟아졌고, 저도 이 드라마와 김명민이 연기한 강마에 캐릭터의 인기 원인에 대해서는 다른 포스팅을 한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간혹 해괴한 주장들이 발견되더군요. '우리도 강마에같은 지도자가 필요하다' '강마에 리더십의 요체는 무엇인가' 하는 류의 주장들이었습니다.

과연 이 드라마에서 '강마에 리더십'이라고 부를만한 긍정적인 부분이 발견된 일이 있던가요? 실력만 좋으면 자신의 지휘하에 놓인 사람들을 그렇게 공깃돌 놀리듯 다뤄도 되고, 그렇게 해서라도 성공만 하면 칭찬받아 마땅한 것일까요? 문득 20여년 전의 또 다른 신드롬이 생각났습니다.

(오해의 소지를 막기 위해 한마디 덧붙이자면, 이 글은 '베토벤 바이러스'에 열광한 모든 시청자들에 대한 글이 아닙니다. 바로 위에서 말했듯 '비정상적으로', '강마에 리더십'이라는 키워드에 집착하는 사람들에 대한 글입니다. 이 점을 유념해주시기 바랍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제목: '강마에의 외인구단', 그렇게 마음에 드시던가요?

 1983년, 대한민국 곳곳의 만화 대본소에서는 비슷한 대화가 수없이 오고 갔다. "'외인구단' 9권 나왔어요?" "네. 나왔어요." "어디 있어요?" "지금 누가 보시는데. 줄 섰어요. 기다리세요."

이현세의 장편 극화 '공포의 외인구단'은 30권으로 완간될 때까지 당대 대중문화의 코드를 지배했다. 처음에는 만화에 친숙했던 10대들이, 곧이어 대학생을 거쳐 사회인들까지도 이 만화의 영향권에 흡수돼 버렸다. 1986년 이장호 감독이 만든 영화 '이장호의 외인구단'도 원작 마니아들에겐 혹평을 받았지만 그해 한국영화 최고의 흥행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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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내용이었을까. 잠시 기억을 되살려 보자. 한국에도 프로야구라는 것이 생긴지 얼마 안 됐을 즈음, "강해져라, 그럼 아무도 너희를 무시하지 못한다"고 주장하는 손병호라는 광적인 지도자가 야구계의 루저들을 불러 모은다.

주인공 까치를 비롯한 여섯 명의 선수들은 무인도에서 손 감독의 지휘로 1년 동안 인간의 한계를 넘나드는 혹독한 훈련을 받아 무적의 야구 전사로 거듭난 뒤, 꼴찌 구단과 단체 계약을 한다. 조건은 후기리그 50전 전승에 1인당 2억원씩(당시 물가로는 서울 시내 아파트 5채 값 정도 된다)의 보너스를 맞바꾸는 것. 물론 구단주는 야구에서 50전 전승이란게 가능할 리 없으니 날로 먹는 기회라고 생각하지만 이들은 차근차근 목표를 달성해간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 스토리가 왜 그렇게 많은 사람들을 끌어들였을까. 많은 사람들이 "강한 것은 아름답다"는 손병호 감독의 메시지를 가장 큰 이유로 꼽았다. 돈 없고 가방끈 짧고 빽 없어서 한탄하던 사람들에게, 유능하고 집념에 불타는 지도자가 나를 단련시켜 최강의 승부사로 거듭 나게 해 준다는 얘기가 더없이 매력적인 판타지로 여겨진 거였다.

어디서 많이 들어 본 듯한 얘기 아닌가? 최근 한국 시청자들은 어중이 떠중이 단원들에게 "이기적이 되어라. 남들을 위해 희생해서 얻은 게 뭐냐"고 강변하는 한 곱슬머리 지휘자에게 푹 빠져 있었다. '베토벤 바이러스'의 강마에는 단원들의 볼멘 소리에도 아랑곳없이 "니들은 내가 연주하는 악기일 뿐"이며, 심지어 "니들은 그냥 개고 난 주인이니 잔말 말고 시키는 대로나 짖으라"고 소리친다. 이런데도 차츰 단원들은 그의 가르침에 동화되어 간다.

물론 현실에선 어림없는 얘기다. 그래도 실력은 있으니 따르는 거 아니냐고? 강마에는 커녕 카라얀이 다시 살아 온다 해도 이런 막말을 참고 견딜 단원들이 있을 리 없다. 야구 감독이라면 당장 선수들이 태업에 들어간다. 담임 선생님이 이런 식이면 교육청에 신고할 학생들이 줄을 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여년 전 '외인구단' 분위기 그대로 '강마에 신드롬'이 등장한 건 무슨 이유일까. 역설적으로 말하면 한국 사회에는 아직도 억울한 사람이 너무 많은 거다. 즉, 내가 성공하지 못한 건 내 탓이 아니다. 머리 좋게 낳아 주지도, 엄청난 재산을 물려 주지도 않은 부모 탓이며, 일찌기 재벌 2세와 초등학교 동창이 되지 못한 탓이고, 욕설과 구타를 퍼부어서라도 올바른 길로 인도해 줄 유능한 스승을 만나지 못한 탓이다.

강마에는 자녀들을 과외로 뺑뺑이 돌리는 학부모들과도 코드가 맞는다. "우리 부모가 나를 이렇게 신경써서 교육했다면 내가 뭐가 되어도 됐을 것"이므로, "우리 애들이 나를 똑같이 원망하는 일이 없도록" 혹독한 강훈으로 아이들을 단련시키는 건 당연하다. 아이들이 나중에 부모님이 바로 강마에였다는 걸 알아 줘야 할텐데. 글쎄다.

아무튼 온 세상이 강마에를 동경하는 사람들 판인 걸 보면 세상이 지나치게 빨리 변한다 싶어도 절대 변하지 않는 게 있다는 걸 새삼 깨닫게 된다. 그러고 보니 '공포의 외인구단'도 내년에 드라마로 나온다던데, 무대를 입시학원으로 바꾸는 건 어떨까.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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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_출처 : 서울대 국어과 §문학학회§
작성자 : 홍수봉
작성일 : 2003.11.28



부시 미 대통령의 전세계 국가의 테러위험 노출 경고에도 불구하고 한국은 세계에서 유일한 테러 안전국가임이 밝혀졌다.

익명을 요구하는 알 카에다의 한 작전담당 책임자에 따르면, '부시의 말대로 우리는 전세계의 국가를 상대로 우리의 힘을 보여줄 준비가 완비되어 있다.

단,아직까지도 한국에 대해서만은 뾰족한 공격 방법을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며, 다음과 같이 그 이유를 공개했다.


1. 유력한 테러 목표인 국회,신문사,재벌회사 등을 공격할 경우, 국민들의 대대적인 환영이 예상되어 테러를 안하니만 못한 상황이 발생...

2. 중요 시설의 경비 막강
중요한 핵시설 관련지로 보이는 남부지방의 한 도시(?)는 주민과 방위세력의 비율이 8:1에 달할 정도로 요충지에 대한 경비가 강력함...

3. 곳곳에 산재한 특수 정보원
특수부대 요원(?)으로 보이는 제복의 군인들이 비디오 등을 들고 거리에서 달리는 자동차까지 촬영 분석하는 정보전 전개 중.

4. 극렬 테러분자들 활동 왕성..
오토바이에 가스통을 싣고 달리는 등 오히려 자신들의 조직원들보다 훨씬 대담한 자들로, 자칫 영역권문제로 대규모 분쟁이 예상됨.

5. 강력한 군사력 및 인적자원
군입대 18개월 남짓이면 다른나라 장성급의 입지를 확보하는 어마어마한 전투력을 가진 병력의 확보. 또한 제대 후에는 눈감고 총쏘는 등의 엄청난 전투력을 가진 새로운 전사로 탄생... (심지어 내기 사격을 하기도 함)

6. 장기 체류의 어려움
외국인 불법체류로 체포되어 강제 출국당함. (요즘 단속기간)

7. 전국민이 영어를 사용하지 않음으로 외국인 테러리스트들이 목적지까지 찾아 가는 것이 대단히 곤란.. (일부러 안하는 것으로 분석)

8. 차량테러(폭탄차량)시 여러 문제점 노출
차가 막혀서 테러곤란..

9. 총기 테러시 코스프레 하는줄 알구 주변에서 디카들고 덤빔..

10. 근본적으로, '테러'의 중요한 목적이라 할 수 있는 충격과 공포, 위압 등의 효과가 전혀 없다.

그 어떤 충격적인 파괴공작을 성공시킨다해도 그것을 테러로 인식할 국민이 거의 없을터...

'또 뭐가 무너졌다냐?'
'어째 한동안 조용하더니 또 터졌구만...'

남, 녀를 불문하고 전체적으로 국민들이 대담하고 무덤덤함.


:

_ 2009.08.12 19:10
   미나 미니홈피에 남긴 글




(우선 글 시작 전에... 여기 내가 글 남겨도 되는 게시판인지는 모르겠지만, 글 쓸 수 있는 데가 별로 없어서 그나마 '빈틈' 찾아서 주저하며 낑낑 끼워넣음. 웬만하면 친구들 위해 게시판 하나 정도는 만들어 주시면 안될까....요?;ㅋ^^)
 
 
지지난 주부터인가,
에듀홀릭 게시판에 아리 글이 올라오면서...
그 기회를 틈타 요즘 에듀홀릭이랑 열린교실의 옛 기억들을 돌아보고 있다.
 
오늘도 벌써 69분째 열린교실 커뮤니티에 가서 내가 참여했던 열린교실들, 게시판 하나하나 다 열어보고, 내 흔적, 친구들 흔적, 그리고 내가 참여하지 않았던 열린교실에서의 정현 아리 즐 등등 뒤를 이어간 흔적, 그리고 즐거웠던 학생들과의 흔적...
다 거슬러 올라가 봤어.
마치 시간을 회귀하는 기분으로.
 
 
사실 얼마 전에도
내가 과연 제대해서 공교육 교사를 계속 하는 게 맞을까? 이 따위 고민 하다가,
그래도 5년은 해보고 나서 때려치우자...뭐 이런 결론 내렸었지.
 
근데, 오늘
예전에 내가 했던 상담 모둠, 광고 모둠, 그리고 그 때 밤새 수업 준비하고 애들이랑 뒹굴고 하던 기록들 보며...
 
 
 
참 오랜만에
심장이 뛰더라.
 
 
물론, 그저 향수에 젖은
퇴행일 수도 있겠지.
그렇지만, 그래도, 분명 학교 수업 할 때보다 더 심장이 뛰었어.
그만큼 그 때는 열정적이었고, 치열했고, 자유로웠고... 미쳤었다.
 
뭐 함부로 교사를 그만두기는 힘들겠지만...
그래도, 항상 '공교육 교사인 수봉'의 저울 반대편엔
'열린교실 교사인 수봉'을 얹어두려고 해.
 
 
그렇게 위태위태하게 휘청대며 겨우 균형을 맞추고 있는 저울만이,
아예 주저앉지 않을 테니까.
 
 
 
 
제 무게를 못 이겨 땅으로 추락하지만은 않겠다는,
언제나 반대편으로 넘어갈 수 있는 여지만은 남겨두겠다는,
그런 생각은 확실히 든다.
 
 
 
 
 
이번에 너 만날 수 있다면 더 많은 얘기 나누고 싶은데...
아쉽네.
그래서 글로라도 남기는 거야...^^
 
 
제주도 잘 다녀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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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원능력평가 정착땐 인사기준 활용
교과부, 근무평정제도와 점진적 통합 추진
송길호기자 khsong@munhwa.com
_script src="http://www.munhwa.com/include/munhwa_view_setting.js">
교육 당국이 교원능력평가를 교원 인사와 연계한다는 내부 방침을 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교육과학기술부의 한 고위관계자는 3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교원능력평가제도를 점진적으로 교원의 근무평가제도와 통합한다는 방침을 정했다”면서 “이는 교원능력평가제도가 학교교육의 내실화뿐 아니라 교원의 인사기준으로 활용된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날 “내년에 교원능력평가제도가 모든 학교에 도입되면 근무평정, 성과급평가 등 교원에 대한 평가제도가 3원화된다”면서 “이중 교원능력평가제도는 교원의 승진과 연계되는 근무평가제도와 점진적으로 통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통합 시기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지만 대략 교원능력평가제도가 정착되는 2~3년 후로 잡고 있다”면서 “교원능력평가제도가 도입되면 통합 분위기는 무르익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교과부가 교원능력평가와 관련한 수업전문성 제고 방안을 공개하면서 교원단체들의 반발을 우려해 교원평가를 교원인사와 연계한다는 내용의 민감한 부분은 일단 제외했다”면서 “교원평가 결과 3회 이상 기준 미달 교사로 판정될 경우 사실상 직종 전환이나 의원면직에 처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실제로 일본 같은 경우 3번 기준 미달 교사로 판정나면 이들 교사에 대해 학교사무직 등 직종 전환을 유도하거나 의원면직 처분을 내리는 방안을 적용하고 있다.

하지만 교원능력평가를 인사와 연계하는 방침에 대해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물론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한국교총) 등 교원 및 교사단체 등은 반대 의사를 나타내고 있어 이를 교육현장에 적용하기까지는 난항이 예상된다.

앞서 2일 교과부는 ‘교원 수업 전문성 제고방안’을 마련, 현재 1570개 학교에서 시범 실시중인 교원평가제도를 내년 3월부터 전국 모든 학교로 확대·시행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평가기준에 미달하는 교사들에 대해선 최대 6개월간의 장기연수와 학기별 2회이상의 공개수업이 의무화될 것이라고 교과부는 밝혔다.

교과부는 또 교원의 전문성을 끌어올리기 위해 중·고교 교원들이 자신의 전공과목 외에 다른 교과목이나 통합교과목을 동시에 가르칠 수 있도록 복수전공제를 도입하기로 했다.(문화일보 8월13일자 10면 참조)

송길호기자 khsong@munhwa.com
:
이 노래는
참 찾기 힘들고 가사도 거의 없다...

                                                                                                                                


아이들의 마음은
하늘빛 꿈으로만 가득하진 않아요
어른들의 욕심이
자꾸만 병들게 하는 걸요

어른들은 우리에게 말해요
아직은 때가 일러 바라보기만 하라고
어른들이 만들어준
이 공간에나 충실하라고

뭐라 말하려 해도
하얀 입김만 서려
이 거리는 더욱더
뚜렷해지기만 하는데

혼자만을 위해 주저앉지 말고
우리 함께 이 공간을 넘어

메마른 어린 가슴에도
새벽별이 숨쉬게 하자



혼자만을 위해 주저앉지 말고
우리 함께 이 공간을 넘어

메마른 어린 가슴에도
새벽별이 숨쉬게 하자

:

오랜만에 들은 교육 노래...
군대 있는 동안 잊고 있던 감수성과 의지를 다시 불어넣어주네^^

다행이다.



<아이들아 이것이 우리 학교다>


허남기 시
이지상 곡
이지상 노래


비오는 날엔 비가 눈 내리는 날엔 눈이
때 아닌 모진 바람도 창을 들이쳐
너희들의 책을 적시고 뺨을 때리고 할퀴고
공부까지 못하게 만들어 놓은


아이들아 이것이 우리 학교란다
초라하지만 단 하나뿐인 우리의 학교
아이들아 이것이 우리 학교란다
日本の&#23398;校よりいいです
(일본 학교보다 좋습니다)


큼지막한 미끄럼타기 작은 그네 하나 없이
너희들 놀 곳 없는 학교지만
조국을 떠나 수만리 이역에서 나고 자란
너희에게 조국을 배우게 하는


아이들아 이것이 우리 학교란다
서투른 조선말로 웃으며 희망을 품는
아이들아 이것이 우리 학교란다
日本の&#23398;校よりいいです
(일본 학교보다 좋습니다)


아이들아 이것이 우리 학교란다
초라하지만 단 하나뿐인 우리의 학교
아이들아 이것이 우리 학교란다
日本の&#23398;校よりいいです
(일본 학교보다 좋습니다)

:

출처 : 서울대 국어과 §문학학회§
작성자 : 홍수봉
작성일 : 2004.03.15



생각보다는 짧았다.
집에서 틈틈이 읽고, 지하철에서 짬내서 읽고, 길 걸으면서 정신없이 읽은 지난 한 달...

「태백산맥」은 끝으로 갈수록 무거워지는 소설이다.
특히 10권의 마지막을 읽고...이대로 덮으면 소설의 무게에 심장이 터져버릴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글로 토해 놓지 않으면 잠을 이루지 못할 거 같은 압박감.

그들의 간절했던 바람, 그들이 싸울 수 밖에 없었던 이유, 단지 살기 위해 죽어야 했던 사람들...
살기 위해 죽어야 했던 사람들.....
나는 아직도 혁명을 위해 죽을 수 있는 사람들을 완전히 이해하지 못한다. 역사 투쟁을 위해 죽겠다는 결의를 받아들일 수 없다. 그렇지만, 생존을 위해 죽겠다는 사람들인데...

나는 솔직히 「태백산맥」에서 염상진이나 김범우같은 투쟁하는 영웅들 보다는, 이름 없이 무수히 죽어간, 또는 빨치산으로 나서지는 못했지만 그들을 안타까워하며 살아갈 수 밖에 없었던 사람들이 더 가슴아팠다. 그래서 한장수 노인이 마지막에 한 말이 더 가슴에 와닿는지도 모른다. 사람들은 죽어가고, 또 자라나고, 또 살아가고, 또 죽어가고.... 그들의 무게가 내 위에 보이지 않게 쌓여 있는 것 같다. 어쩌면 내 생명은 나만의 것이 아닌지도 모른다. 그래서 그들도 기쁘게(!) 죽을 수 있지 않았을까...하대치가 자신의 이름을 손자에게 물려주겠다고 한 것도 그런 의미이지 않을까. 한 세대를 가지만, 또다른 세대가 그들을 이어서 투쟁할 것이다...는 믿음.


오늘은 쉽게 잠을 못 이룰 것 같다.
내일 일찍 일어나야 하는데..웅.ㅠㅠ

:

국가대표

2009. 9. 6. 15:00

0.

2시간 넘는 상영 시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도 몰랐다. 어느 순간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고 있었다. 그러나 난 자리를 뜨지 못했다. 영화관에 남은 사람이 아무도 없을 때까지... 최근 들어 본 영화가 많지는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엔딩 크레딧 끝까지 다 보고도 일어나기가 싫었던 영화는 오랜만이었다.


아마 가장 큰 이유는 러브홀릭스의 <Butterfly> 때문이리라. 글 쓸 때 음악은 절대 듣지 않는 나인데도, 지금 집중력 감퇴를 무릅쓰고 배경음악으로 깔고 글 쓰고 있다. 집중력 좀 희생하더라도, 어제 영화를 볼 때 느낀 "심장의 소리"를 다시 느끼기 위해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1.1.

「국가대표」는 스포츠 영화의 정석 공식을 잘 따른 영화다. 비인기 종목의 열악한 환경, 각각 장애와 상처를 가진 선수들, 그들을 모으는 감독, 피나는 훈련과 극복, 인간 승리의 결말까지. 어찌 보면 너무 통속적이라고 볼 수도 있을 정도로 공식을 그대로 대입했다.

그러나 공식을 대입했다고 해서 영화가 공식처럼 건조하지는 않다. 틀 안에 있다고 느낄 수 없을 정도로, 인물들의 삶의 리얼리티가 높았기 때문이다. 입양으로 인해 무국적자("넌 투명인간이냐?")로서 살아가는 밥 혹은 차헌태(하정우님). 약물 복용이라는 과거 전력과, "차분하지 못한" 성격이라는 핸디캡을 갖고 있는 최흥철(김동욱님).  가난과 질병(귀먹은 할머니와 정신지체로 보이는 동생), 그리고 군 입대라는 삼중고를 겪고 있는 강칠구(김지석님). 권위적이고 폭력적인 아버지와 조선족(인지 중국인인지;) 아내 사이에 샌드위치처럼 끼어 있는 마재복(최재환님). 그리고 실패투성이 인생을 사는 방 코치(성동일님)까지. 이들의 절실하고 진정성있는 삶이, 관객들의 가슴을 파고들어 눈물을 글썽이게 한다.


1.2.

이들의 장애가 극도로 표면에 부상하는 순간이 바로 대표팀이 해체 위기를 맞을 때이다. 영화는 그들이 다시금 방황하고 좌절의 경계선까지 밀려나가는 모습을 한 명 한 명씩 보여준다. 특히 최흥철이 약물 복용을 위해 약국에서 감기약을 다량 구입하는 것은, 그들이 스키점프를 통해 스스로를 극복하지 못했다는 점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그런데 좌절과 죽음의 공간이 될 수 있었던 약국에서, 약사(오광록님)의 한 마디가 국면을 전환한다. "겨울 비가 내리네."


'비'는 문학적 상징성이 대단한 소재이다. 특히 겨울비, 찬비. 이것은 고통이자, 고통을 용해시키는 용매이다. 비는 딱딱하게 굳어있던 마음의 틈바구니에 스며들어, 응고된 한(恨)을 녹이고, 사람들 사이를 화해시킨다. 그리하여 선수들은 꽁꽁 막고 있던 자신들의 상처를 해소하고, 자유와 해방감을 느낀다.(강봉구(이재응님)가 비를 맞는 장면은 쇼생크 탈출을 연상시켰다.) 마지막에 감독까지 자신에게 내리는 비를 가리고 있던 우산을 벗어버린다. 이기적이고 개인적인 우산의 그늘에서 벗어나, 비를 함께 맞는 것이다.


1.3.

개인 안에 박혀버린 상처와 장애를 어떻게 해소하고 극복할 것인가? 영화는 이런 무거운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런데 이 내용의 무게 때문에, 영화가 자칫 비극과 신파 일변도로 갈 수도 있지 않았을까? 그런 균형 잃음을 막기 위해, 영화는 코미디의 양념을 '매우 잘' 활용한다.

특히 강봉구의 희극적 행동은 영화의 조타수 역할 혹은 브레이크라고 부를 정도로 중요하다. 강봉구를 약간 바보스러운 인물로 설정한 것은 정말 탁월한 선택이었다. '바보'는 평범한 사람들의 예상가능한 행동 양식을 뛰어넘는다. 형이 스키를 부수고 난리를 치면서 절규할 때, 봉구는 "내 꺼야!"라고 하며 도망치다가 넘어짐으로써 분위기를 전환한다. 조폭이 칼 꽂고 협박하면서 영화를 액션 영화의 코너로 몰아갈 때, 그리고 영화 속 인물들이 관객들의 예상과는 달리 제대로 된 저항 한 번 못할 때(솔직히 난 차헌태가 멋있게 복싱으로 나쁜 놈들을 제압할 줄 알았다;), 봉구는 "어이없게도" 조폭 두목을 후려갈기고 도망친다. 영화 마지막에 차헌태가 어머니가 준 설탕 토마토와 어릴 적 앨범을 보면서 보는이들의 가슴을 먹먹하게 만들었을 때도, 봉구는 어머니가 주신 소중한 토마토를 마구 집어먹는 용감한(?) 개입을 함으로써 영화를 신파에서 휴먼드라마로, 눈물에서 웃음으로 구해낸다.

이 정도면 강봉구 없는 「국가대표」를 설탕 안 뿌려진 토마토라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2.1.

물론 「국가대표」가 완벽한 영화는 아니다. 특히 영화의 지나친(?) 국가주의는 나를 불편하게 만들었다. 영화 마지막에 애국가를 부르는 장면을 보자. 물론 이 애국가가 군국주의적인 승리를 위한 애국가는 아니다. 그러나 마지막에서조차 차헌태(이미 귀화해서 한국인까지 된)가 따라부를 수 없는, 참여할 수 없는 애국가를 넣은 의도는 무엇일까? 결국 차헌태는 결정적인 귀화 시험에서 떨어진 거다.

나아가 차헌태에게 귀화를 강요하는 것 자체를 문제삼을 수도 있다. '자신을 버린 나라'에 귀화하지 않으면 어머니를 찾을 수조차 없다. 국민이 되지 않으면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모자 관계도 지키기 어려운 게 한국의 현실이다.

그러나 이 부분은, 정말 백번 양보해서 '어쩔 수 없다'고 말할 수도 있다. 이미 제목 자체가 「국가대표」인데, 뭘 더 바라겠냐-_- 하지만 대안 없이 그저 '애국가'에만 의존하는 대중주의적 감성은, 내 생각에는 좀 더 조심스러워질 필요가 있다. 최소한 마지막에 차헌태가 따라 부를 수는 있게 말이다.(뭐 스키점프 예찬가 혹은 어머니 마음 이런 노래 없나?;;;)


3.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가대표」는 굉장한 영화다. 특히 후반부의 스키점프 경기 장면은 손에 땀을 쥐고 심장이 터질 듯한 벅찬 느낌을 주었다. 상상도 되지 않는 무한대의 속도감, 그 정점에서 허공으로 점프, 날아올라, 그리고는 정지. 활강 순간의 정지된 화면, 그 너머로 보이는 하늘, 혹은 고공에서 내려다보는 아찔한 눈밭, 그리고 착지하는 순간의 안도감까지. 스키점프는 정말 매력적인 운동이다. 그리고 스키점프를 통해 자신의 장애를 극복하고 "스스로를 대표"하게 되는 선수와 코치 모두, 너무나도 매력적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4.

그 감동이 지금 이 글을 쓰게 했습니다. 사실 아까 부인이 아침밥 해 달라고 한 지 1시간이 지났습니다. 얼른 글을 마무리해야하는데도, 쓰다 보니 어제의 감동이 더해져서 글이 길어졌네요. 이런 감동을 선물해 주신 공씨네에 정말 감사드립니다.

앞으로 부대 복귀해서도 늘 라디오로 듣고, 가능한 한 종종 글 남기도록 하겠습니다. 이런 글이 도움이 될진 모르겠지만요^^;;;;




언제나 좋은 방송 감사해요.

안녕히.

:

어제 기지브이에서 상영한 영화...
 
 
매우 저질스러운 영상 비율과 음향의 씹힘 효과를 감안하더라도,
눈이 아프고 귀가 따가운 걸 무시하고라도,
 
감동적이었다.
 
 
 
역시 체육인과 교육인을 합쳐놓아서 그런지...
이범수의 대사들이 너무 좋았다.
 
 
"동메달을 딴다고 해서 네 삶까지 동메달이 되는 건 아냐.
매 순간 최선을 다한다면, 그게 바로 금메달이다."
 
"너희들이 내일 들어야 할 바벨이 아무리 무거워도,
너희들이 살아온 지난 삶의 무게보다는 가볍다."
 
 
 
그리고 늘 생각하는 화두 하나,
 
그 아이들의 "최선을 다하자"는 동기는,
목표의식은, 의지력은, 어디서 오나?
 
 
 
영화에서는 각자의 상처, 그로 인한 짓밟힘, 그에 따른 오기, 아니 생존 본능에 가까운 절박감이
그리고 그 절박한 눈물에서 나온 연대감이
그들을 최선을 다하게 만든다.
 
그러나 그런 방식만이 유일한가?
죽음과 절망과 눈물이 아닌, 사랑과 믿음, 기쁨을 통한 동기화는 불가능한가?
(러브홀릭스의 버터플라이처럼 말이다)
 
찬찬히 생각해 봐야겠다.

:

앵콜 요청 금지

노래 : 브로콜리 너마저

작사 : 윤덕원


안돼요
끝나버린 노래를 다시 부를 순 없어요
모두가 그렇게 바라고 있다 해도
더 이상 날 비참하게 하지 말아요
잡는 척이라면은 여기까지만
제발 내 마음 설레이게 자꾸만 바라보게
하지 말아요
아무 일 없던 것처럼
그냥 스쳐 지나갈
미련인걸 알아요
아무리 사랑한다 말했어도
다시 돌아올 수 없는
그 때 그 맘이 부른다고 다시 오나요
아무래도 다시 돌아갈 순 없어
아무런 표정도 없이
이런 말하는
그런 내가 잔인한가요

제발 내 마음 설레이게 자꾸만 바라보게
하지 말아요
아무 일 없던 것처럼
그냥 스쳐 지나갈
미련인걸 알아요
아무리 사랑한다 말했어도
다시 돌아올 수 없는
그 때 그 맘이 부른다고 다시 오나요
아무래도 다시 돌아갈 순 없어
아무런 표정도 없이
이런 말하는
그런 내가 잔인한가요
아무래도 네가 아님 안되겠어
이런 말하는 자신이 비참한가요
그럼 나는 어땠을까요
아무래도 다시 돌아갈 순 없어
아무런 표정도 없이
이런 말하는
그런 내가 잔인한가요
안돼요
끝나버린 노래를 다시 부를 순 없어요
모두가 그렇게 바라고 있다 해도
더 이상 날 비참하게 하지 말아요
잡는 척이라면은
여기까지가 좋을 것 같아요
 

:
두 눈을 감으면 선명해져요
꿈 길을 오가던 푸른 그 길이
햇살이 살며시 내려앉으면
소리없이 웃으며 불러봐요
소나무야 소나무야
언제나 푸른 네 빛
소나무야 소나무야 변하지 않는 너
바람이 얘기해줬죠
잠시만 눈을 감으면
잊고 있던 푸른 빛을
언제나 볼 수 있다

많이 힘겨울때면 눈을 감고 걸어요
손 내밀면 닿을 것 같아 편한걸까
세상 끝에서 만난
버려둔 내 꿈들이
아직 나를 떠나지 못해
소나무야 소나무야 변하지 않는 너
바람이 얘기해줬죠
잠시만 숨을 고르면
소중했던 사람들이
어느새 곁에 있다
소나무야 소나무야
언제나 푸른 네 빛
:
Believe      서로 믿고
Enjoy         만나면 즐겁고
Support    항상 응원해주며
Thank        늘 감사하고

Feel           서로의 마음을 느끼며
Respect   서로 존중하고
Ideal         서로의 이상을 나누며
Endure     서로 다른 점을 인정하고 참으면서
Need        필요할 때 언제든 곁에 있고
Develope   서로를 발전시켜주며
Sorry       진심으로 미안하다는 말을 할 수 있는



그런 친구가 바로
진짜
베.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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