_ 2002.7.21 지음


일상에서의 운동

                                                                - 박노자 『당신들의 대한민국』을 읽고

  방금 서점에서 당신들의 대한민국을 끝내고 왔다. 다리 아프다…….

  이 책에는 대학, 민족주의, 인종주의 등에 대해 잘 비판해놓고 있었다. 특히 대학 내부에서의 권력 문제를 읽으면서 정말 권력에 의한 착취는 어디에나 다 있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이건 고칠 수 없는 것 아닐까 하는 생각도 했다.

  특히 많은 생각을 한 부분이 민족주의에 대한 부분이었다. 박노자가 돈 잘 벌고 어쩌고 하며 표현한 작가의 책을 나오는 족족 사읽던 학창시절을 겪은 나였기에 얼마 전까지만 해도 감정적 민족주의자 또 국수주의자였다. 물론 작년 말에 그 생각을 바꾸기는 했지만. 특히 윤관의 여진 정벌을 말하면서 그에 짓밟힌 소위 오랑캐들의 삶을 생각하자는 대목에서는 진짜로 뜨끔했다. 아직까지도 광개토대왕 하면 열광하던 나였으니…….
  민족주의를 넘어서는 것. 그건 어쩌면 우리나라에 정말 필요한 것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박노자가 도대체 어떤 사람일까 라는 생각도 했다. 그는 러시아에서 사회주의를 겪었다. 우리나라와는 어떤 면에서 같고, 어떤 면에서 다른 사회를 겪은 박노자다. 우리나라 밖에 있었기 때문에, 그는 우리나라의 문제를 더 직시할 수 있었지 않을까. 그리고 우리나라 밖에 있었기 때문에, 그만큼 더 구애받지 않고 비판을 할 수 있었지 않을까. 특히 우리나라 언어습관에 대한 비판에서, 나는 이 글은 우리나라 사람은 못 쓸 글이겠다는 생각도 했다.

  그리고 박노자는 일상에서 운동을 하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그 조교사건(?)을 겪고 그가 그날 밤에 했다는 생각―사회주의자라면 그런 행동에 대해 그 때 바로 문제제기를 했어야 했다라는―은 내게 일상에서의 투쟁이라는 것을 가르쳐 주었다. 과연 나는 얼마나 나 자신의 일상에서 운동을 하고 있는가. 갑자기 부끄러워진다.

  가장 기억에 남는 말은, 어떤 일이든 이면을 생각하라는 구절이었다. 한쪽이 승리하면 패배하는 쪽도 분명히 있다는 것을 생각하라는 말. 어쩌면 너무나도 이상적일 수도 있는 생각이지만, 분명히 옳은 생각이다. 그리고 내가 추구하는 생각이기도 하다.

  이 책에 대해서 뭐라고 감상을 체계적으로 말하지는 못하겠다. 그냥 산발적으로 내 생각을 그대로 썼다.
 
미진한 글이나마 솔직함으로 포장하면서 글을 매듭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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