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서울대 국어과 §문학학회§
작성자 : 홍수봉
작성일 : 2004.03.15



생각보다는 짧았다.
집에서 틈틈이 읽고, 지하철에서 짬내서 읽고, 길 걸으면서 정신없이 읽은 지난 한 달...

「태백산맥」은 끝으로 갈수록 무거워지는 소설이다.
특히 10권의 마지막을 읽고...이대로 덮으면 소설의 무게에 심장이 터져버릴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글로 토해 놓지 않으면 잠을 이루지 못할 거 같은 압박감.

그들의 간절했던 바람, 그들이 싸울 수 밖에 없었던 이유, 단지 살기 위해 죽어야 했던 사람들...
살기 위해 죽어야 했던 사람들.....
나는 아직도 혁명을 위해 죽을 수 있는 사람들을 완전히 이해하지 못한다. 역사 투쟁을 위해 죽겠다는 결의를 받아들일 수 없다. 그렇지만, 생존을 위해 죽겠다는 사람들인데...

나는 솔직히 「태백산맥」에서 염상진이나 김범우같은 투쟁하는 영웅들 보다는, 이름 없이 무수히 죽어간, 또는 빨치산으로 나서지는 못했지만 그들을 안타까워하며 살아갈 수 밖에 없었던 사람들이 더 가슴아팠다. 그래서 한장수 노인이 마지막에 한 말이 더 가슴에 와닿는지도 모른다. 사람들은 죽어가고, 또 자라나고, 또 살아가고, 또 죽어가고.... 그들의 무게가 내 위에 보이지 않게 쌓여 있는 것 같다. 어쩌면 내 생명은 나만의 것이 아닌지도 모른다. 그래서 그들도 기쁘게(!) 죽을 수 있지 않았을까...하대치가 자신의 이름을 손자에게 물려주겠다고 한 것도 그런 의미이지 않을까. 한 세대를 가지만, 또다른 세대가 그들을 이어서 투쟁할 것이다...는 믿음.


오늘은 쉽게 잠을 못 이룰 것 같다.
내일 일찍 일어나야 하는데..웅.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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