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닝콜
저자 : 곽세라 | 출판사 : 북하우스퍼블리셔스(주)
2008.12.12

곽세라
곽세라는 카피라이터로 일하다가 ‘어느 날 문득’ 좀더 천진스럽게 삶에 뛰어들고 싶다는 열망에 이끌려 인도로 떠났다. 인도 델리대학교에서 힌두철학과 석사과정을 밟는 동안 그곳에서 춤과 명상, 요가를 배워 클럽메드 요가 매니저로서 6년간 사람들에게 휴식과 위로를 선물하기도 했다. 5개국어에 능통한 그녀를
:
역시,
말이 필요없는 작가.
아니,
함부로 말을 할 수 없는 작가.

「난쟁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경찰서에서 조사받다가 모 형사한테 들은 말이 생각난다. "데모 하다 걸린 놈들은 다 이거 들고 다니더라." 그 때 느낀 감정은, 모멸감이 아니라 감동과 뿌듯함이었다.


사진+에세이「침묵의 뿌리」

                                                                                                                                               


수학 담당 교사가 들어왔다.  학생들은 그의 손에 책이 들려 있지 않은 것을 보았다. 학생들은 교사를 신뢰했다. 이 학교에서 학생들이 신뢰하는 유일한 교사였다.

그가 입을 열었다.

제군, 지난 일 년 동안 고생 많았다. 정말 모두 열심히들 공부해주었다. 그래서 이 마지막 시간만은 입학시험과 상관이 없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나는 몇 권의 책을 뒤적여보다가 제군과 함께 이야기해보고 싶은 것을 발견했다. 일단 내가 묻는 형식을 취하겠다. 두 아이가 굴뚝 청소를 했다. 한 아이는 얼굴이 새까맣게 되어 내려왔고, 또 한 아이는 그을음을 전혀 묻히지 않은 깨끗한 얼굴로 내려왔다. 제군은 어느 쪽의 아이가 얼굴을 씻을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학생들은 교단 위에 서 있는 교사를 바라보았다. 아무도 얼른 대답을 하지 못했다.

잠시 후에 한 학생이 일어섰다.
얼굴이 더러운 아이가 얼굴을 씻을 것입니다.

그런데, 그렇지가 않다.
교사가 말했다.

왜 그렇습니까?
다른 학생이 물었다.

교사는 말했다.
한 아이는 깨끗한 얼굴, 한 아이는 더러운 얼굴을 하고 굴뚝에서 내려왔다. 얼굴이 더러운 아이는 깨끗한 얼굴의 아이를 보고 자기도 깨끗하다고 생각한다. 이와 반대로 깨끗한 얼굴을 한 아이는 상대방의 더러운 얼굴을 보고 자기도 더럽다고 생각할 것이다.

학생들이 놀람의 소리를 냈다. 그들은 교단 위에 서 있는 교사에게서 눈을 떼지 않았다.

한 번만 더 묻겠다.
교사가 말했다.
두 아이가 굴뚝 청소를 했다. 한 아이는 얼굴이 새까맣게 되어 내려왔고, 또 한 아이는 그을음을 전혀 묻히지 않은 깨끗한 얼굴로 내려왔다. 제군은 어느 쪽의 아이가 얼굴을 씻을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똑같은 질문이었다. 이번에는 한 학생이 얼른 일어나 대답했다.
저희들은 답을 알고 있습니다. 얼굴이 깨끗한 아이가 얼굴을 씻을 것입니다.

학생들은 교사의 말을 기다렸다.
교사는 말했다.
그 답은 틀렸다.

왜 그렇습니까?

더 이상의 질문을 받지 않을 테니까 잘 들어주기 바란다. 두 아이는 함께 똑같은 굴뚝을 청소했다. 따라서 한 아이의 얼굴이 깨끗한데 다른 한 아이의 얼굴은 더럽다는 일은 있을 수가 없다.

교사는 분필을 들고 돌아섰다. 그는 칠판 위에다 ‘뫼비우스의 띠’라고 썼다.
:
타이밍

26년

바보

순정만화


등등 엄청난 보물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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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 메이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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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쳐야미친다
저자 : 정민 | 출판사 : 푸른역사(도)
2004.04.03 | 333p


1부 벽에 들린 사람들
미쳐야 미친다 - 벽에 들린 사람들
굶어죽은 천재를 아시오? -독보적인 천문학자 김영
독서광 이야기 - 김득신의 독수기와 고음벽
지리산의 물고기 - 책에 미친 바보
송곳으로 귀를 찌르다 - 박제가와 서문장
그가 죽자 조선은 한 사람을 잃었다 - 노긍의 슬픈 상상

2부 맛난 만남
이런 집을 그려주게 - 허균과 화가 이정
산자고새의 노래 - 허균과 기생 계랑의 우정
어떤 사제간 - 권필과 송희갑의 강화도 생활
삶을 바꾼 만남 - 정약용과 강진시절 제자 황상
실내악이 있는 풍경 - 홍대용과 그의 벗들
돈 좀 꿔주게 - 박지원의 짧은 편지
노을치마에 써준 글 - 가족을 그린 정약용의 편지

3부 일상 속의 깨달음
연기 속의 깨달음 - 이옥과 박지원의 소품산문
그림자놀이 -이덕무와 정약용의 산문
천하의 지극한 문장 - 홍길주의 이상한 기행문
신선의 꿈과 깨달음의 길 - 마음을 다스리는 방법에 관한 허균의 생각
세검정 구경하는 법 - 정약용의 유기 세 편
:

 
나마스테
저자 : 박범신 | 출판사 : X한겨레출판(주)(구)한겨레신문
2005.03.24 | 399p
:

 생명이있는것은다아름답다
저자 : 최재천 | 출판사 : 효형출판
2001.01.20 | 267p


제게는 늘 소박한 신념이 하나 있습니다.
"알면 사랑한다"는 믿음입니다. 동물들이 사는 모습을 알면 알수록 그들을 더욱 사랑하게 되는 것은 물론 우리 스스로도 더 사랑하게 된다는 믿음으로 이 글들을 썼습니다.
죽는 날까지 줄곧 동물들의 세계를 들여다보며 그들이 살아가는 이런저런 모습들을 그리렵니다.
그러다 보면 생명도 제 앞에서 하나둘씩 옷을 벗고 언젠가 그 하얀 속살을 내보이겠지요.

-- "글을 시작하며" 중에서


출판사 서평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이자 여러 언론 매체에 활발하게 글을 발표하고 있는 저자 최재천에게는 늘 소박한 신념이 하나 있다. 그것은 ''알면 사랑한다''는 믿음이다. 사람이든 동물이든 그들의 살아가는 모습을 알고 나면 크고 작은 것의 차이, 귀하고 하찮은 것의 차이, 예쁘고 못난 것의 차이 없이 모든 생명이 그 생명의 존재만으로도 사랑할 만한 의미가, 사랑받을 만한 가치가 있다는 것이다.

최재천 교수는 과학자다. 하지만 그의 글에는 인문의 향기가 담겨 있다. 조각가를 꿈꾸었고, 아직도 시인이 되고 싶다는 소망을 가슴 한켠에 묻어둔 때문일까? 여느 과학자들의 글과 달리 그의 글들은 짧지만 힘이 있고,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는 반면에 강렬한 메시지가 담겨 있다. 최근 한 시사 월간지에서 지난 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글쟁이에 그를 선정한 사실만 봐도 그의 글이 얼마나 독특한지 특별한지 쉽게 짐작할 수가 있다.

이 책 <생명이 있는 것은 다 아름답다>는 동물과 인간에 대한 이야기다. 저자가 살아 있는 모든 것들에 관심을 갖고 공부를 한 오랜 시간 동안, 그는 줄곧 개미와 꿀벌, 거미와, 여러 종류의 새들, 물고기들을 관찰하고 그들의 세계를 아주 가까이에서 지켜보았다. 그는 동물 속에서 인간의 모습을 보았고, 동물의 세계를 통해 인간의 세계를 투영하였다.

''개미 박사''로 알려져 있는 저자는 이 책에서도 개미들의 사회를 아주 사실감 있게 표현하고 있다. 비록 몸집은 작지만 지구의 생태계를 지배하고 있는 놀라울 정도로 조직화된 그들의 사회를 통해 우리 인간 사회의 모습을 들여다보는 것이다. 이 외에도 우리들이 미처 알지 못했던 여러 동물들에 대한 재미 있고 흥미로운 사실들을 담고 있는 한편 동물들의 삶과 사회의 사실적인 모습을 통해본 인간 사회에 관한 이야기를 또한 풍부하게 담아내고 있다.

동물들도 남의 자식을 입양하는데 하물며 인간이 자신의 아이를 버리는 세태에 대해 개탄하며, 거미들의 지극한 자식 사랑을 한 예로 들어 조금 살기가 어려워졌다 하여 가족 간의 희생과 사랑을 상실해가는 우리네 가족들의 모습을 안타깝게 바라보며, 위험에 빠진 동료 고래를 구하려고 필사적으로 애쓰는 고래들의 따뜻한 동료애에 비해 주위의 소외받는 사람들에 대한 조금의 이해와 배려도 베풀고자 하지 않는 우리 인간들의 모습을 신랄하게 대비시키고 있다. 또한 남녀의 역할 분담과 가정과 사회에서의 중요도에 그 차이가 없는 동물 사회에 비해 아직도 남성 중심의 사회 구조를 갖고 있는 우리 인간 사회의 모순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있다.

이 책은 네 개의 장으로 나뉘어져 있다. 첫 번째 장 ''알면 사랑한다''에서는 가시고기의 진한 부성애와 꿀벌 사회의 민주주의, 동물 세계에서 벌어지는 죽음의 의식과 권력 다툼 등을 다루고 있으며, 두 번째 장 ''동물 속에 인간이 보인다''에서는 동물 사회의 열린 경쟁과 동물들의 성(性)에 따른 역할 분담 등을 담고 있다. 또한 세 번째 장 ''생명, 그 아름다움에 대하여''에서는 호주제 등의 그릇된 인간 사회의 관습을 꼬집으며 동물 세계와 비교한다. 아울러 서로 가르치고 배우는 새들의 감동적인 모습을 그린다. 마지막으로 네 번째 장 ''함께 사는 사회를 꿈꾼다''에서는 왕따와 이기주의가 사회문
:
이분 책따세에서 열심히 활동하시는 분이시죠^^
:
이거 내가 다 읽었던...가?;;;
기억이 안 나ㅜㅠ
:
「만남」(공저)도 있다.
:
왜 이 책이 벌써 품절이냐!!
이건 정말 음모다!!
-_-//


 
원데이인이라크(ONE DAY IN IRAQ)
저자 : 김보현 | 출판사 : 허브.
          2008.04.10
:
만화란다.ㅋ
:
:
43> 도둑과 시인
148> 법률이 박애보다 친절하다.
154> 법에도 눈물이 있다.
234> 진실의 문제, 입증의 문제
266> 움직이는 표적
273> 피카소와 <한국의 학살>
276> 나뭇잎만 떨어진 것은 아니다.
284> '노력낭비죄'도 있다.
286> 환란 무죄
292> 누군가 나를 지켜보고 있다.
295> '알 권리'의 문제
:

 한국스릴러문학단편선(MIRACLE 1)
저자 : 최민호,강지영,세현외5인 | 출판사 : 시작.
2008.06.24 | 376p




그 외에도...


 
한국공포문학단편선4(밀리언셀러클럽한국편14)
저자 : 이종호외9인 | 출판사 : 황금가지(=민음사)
2009.07.24 | 438p




 
한국환상문학단편선
저자 : 김이환,김주영,정소연외7인 | 출판사 : 황금가지(=민음사)
2008.07.11 | 303p




 
한국추리스릴러단편선2-두명의목격자(밀리언셀러클럽한국편13)
저자 : 최혁곤,김유철,한이외 | 출판사 : 황금가지(=민음사)
2009.07.16 | 406p
:
법, 정의에 대한 책.
:

<경찰은 공장 앞에서 데모를 하였다>

언제부터인가 우리의 노동은 인질로 잡혀갔다
납치범들은 총칼로 인질을 위협하며 / 흥정을 하는데 써먹었다
그러다가 납치범들은 더 큰 마피아 / 소굴의 나라에 통째 납치되었다

그래서 우리는 항상 / 두 번씩 빼앗겼다
노동법도 빼앗겼다 / 노동삼권도 빼앗겼다
깃발도 빼앗겼다 / 함성도 빼앗겼다
그래서 우리는 이미 종이 되었다 / 그래서 납치범들은 주인을 자처했다  

거리마다 여전히 4월의 피는 흐르고 / 거리마다 여전히 5월의 흰 뼈들은 굴렀다
6월의 거리를 소나기로 퍼부으며 / 우리는 납치범들을 몰아내고자 했다
우리는 빼앗긴 것을 돌려받기 위해 싸웠다

경찰은 데모를 하였다
납치범들의 졸개인 경찰은 무장을 하고 / 주인 앞에 몰려와서 데모를 하였다
최루탄을 쏘고 군화발로 짓이기며 / 과격시위를 하였다
쇠몽둥이를 들고 곤봉을 휘두르며 / 극렬시위를 하였다
공장 앞에 몰려와 / 극렬하게 데모를 하였다

노동자들은 진압에 나섰다
저들의 살상 무기를 막자고 / 지게차가 나섰다 포크레인이 나섰다
깃발을 들고 함성으로 나섰다 / 주인인 노동자들은 피흘리며 진압에 나섰다



만국의 노동자여


무슨 밥을 먹는가가 문제다
우리는 밥에 따라 나뉘었다
그 밥에 따라 양심이 나뉘고
윤리가 나뉘고 도덕이 나뉘고
또 민족이 서로 나뉘고

그래서 밥이 의식을 만든다는 것은
뇌의 생체학적 현상이 아니라
사회적이고 인류적이고
그래서 밥은 계급적이고  

밥의 나뉨은 또 식품문화적 구별도
영양학적 구별도 아니고
보편의 언어요 이념이요 과학이요 인식이다  

노동자의 가슴에
노동자의 피가 흐르는 것은
밥이 다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호남과 영남은
밥에 따라 다시 나누어야 한다
그래서, 아메리카 아프리카 아시아도
종교가 아니라 국가가 아니라
밥에 따라 다시 나누어야 한다
그래서, 동서의 분단 남북의 갈라섬도
밥에 따라 다시 분단시켜야 한다

피땀 어린 고귀한 생산자의 밥의 나라냐
착취와 폭력의 수탈자의 밥의 나라냐

그대들의 무슨 밥을 먹는가
게으른 역사의 바퀴를 서둘러
움직일 수 있는 사람은 오직
지상의 모든 노동자들이여
형제들이여!


풀씨 하나

이렇게 작은 풀씨 하나가
내 손에 들려 있다
이 쬐그만 풀씨는 어디서 왔나

무성하던 잎을 비우고
환하던 꽃을 비우고
마침내 자신의 몸 하나
마저 비워버리고
이것은 씨앗이 아니라
작은 구멍이다

이 텅빈 구멍 하나에서
어느날 빅뱅이 시작된다
150억년 전과 꼭같이
꽃은 스스로 비운 곳에서 핀다

이렇게 작은 구멍을 들여다 본다
하늘이 비치고
수만리 굽이진 강물소리 들리고
내 손에 내가 들려 있다.  

:
_ 2002.7.21 지음


일상에서의 운동

                                                                - 박노자 『당신들의 대한민국』을 읽고

  방금 서점에서 당신들의 대한민국을 끝내고 왔다. 다리 아프다…….

  이 책에는 대학, 민족주의, 인종주의 등에 대해 잘 비판해놓고 있었다. 특히 대학 내부에서의 권력 문제를 읽으면서 정말 권력에 의한 착취는 어디에나 다 있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이건 고칠 수 없는 것 아닐까 하는 생각도 했다.

  특히 많은 생각을 한 부분이 민족주의에 대한 부분이었다. 박노자가 돈 잘 벌고 어쩌고 하며 표현한 작가의 책을 나오는 족족 사읽던 학창시절을 겪은 나였기에 얼마 전까지만 해도 감정적 민족주의자 또 국수주의자였다. 물론 작년 말에 그 생각을 바꾸기는 했지만. 특히 윤관의 여진 정벌을 말하면서 그에 짓밟힌 소위 오랑캐들의 삶을 생각하자는 대목에서는 진짜로 뜨끔했다. 아직까지도 광개토대왕 하면 열광하던 나였으니…….
  민족주의를 넘어서는 것. 그건 어쩌면 우리나라에 정말 필요한 것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박노자가 도대체 어떤 사람일까 라는 생각도 했다. 그는 러시아에서 사회주의를 겪었다. 우리나라와는 어떤 면에서 같고, 어떤 면에서 다른 사회를 겪은 박노자다. 우리나라 밖에 있었기 때문에, 그는 우리나라의 문제를 더 직시할 수 있었지 않을까. 그리고 우리나라 밖에 있었기 때문에, 그만큼 더 구애받지 않고 비판을 할 수 있었지 않을까. 특히 우리나라 언어습관에 대한 비판에서, 나는 이 글은 우리나라 사람은 못 쓸 글이겠다는 생각도 했다.

  그리고 박노자는 일상에서 운동을 하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그 조교사건(?)을 겪고 그가 그날 밤에 했다는 생각―사회주의자라면 그런 행동에 대해 그 때 바로 문제제기를 했어야 했다라는―은 내게 일상에서의 투쟁이라는 것을 가르쳐 주었다. 과연 나는 얼마나 나 자신의 일상에서 운동을 하고 있는가. 갑자기 부끄러워진다.

  가장 기억에 남는 말은, 어떤 일이든 이면을 생각하라는 구절이었다. 한쪽이 승리하면 패배하는 쪽도 분명히 있다는 것을 생각하라는 말. 어쩌면 너무나도 이상적일 수도 있는 생각이지만, 분명히 옳은 생각이다. 그리고 내가 추구하는 생각이기도 하다.

  이 책에 대해서 뭐라고 감상을 체계적으로 말하지는 못하겠다. 그냥 산발적으로 내 생각을 그대로 썼다.
 
미진한 글이나마 솔직함으로 포장하면서 글을 매듭짓는다.

:

― 모든 건 바로 그…… 총소리…… 총소리가 문제였어요…… 그 총소리만 나지 않았어도…… 그 총소리가…… 울려퍼지고 잠시 동안 침묵이 흐를 때 제 머릿속에 무엇이 지나갔는지 아세요? (중략) 독침을 갖고 다니는 간첩, 괴물 모양을 한 김일성의 얼굴…… 그런 영상이…… 내 머릿속에 이런 영상들을 쑤셔막은 거예요…… 그 총소리가 울리면 그런 영상들은 유령처럼 되살아나고…… 나에게 총을 뽑게 하는 거죠…… 마치 우리 마음 어디엔가 스위치가 있는 것처럼…… 그런 총소리가 울리면 손전등 불빛을 본 마루처럼 미친 듯이 서로를 물어뜯도록 되어 있는 거예요…….

(중략)

무언가를 머릿속에, 마음속에 쑤셔박아 놓고 어딘가를 건드리면 터지도록 누가 설계해 놓은 것일까…….

- 박상연, 「DMZ」(공동경비구역 JSA의 원작 소설), 248~249.
 
김수혁(영화 중 이병헌)의 말.



지금도... 우리 머릿속, 마음속에는 스위치가 있다.

전교조 / 집회 / 투쟁 / XX녀 / ......


다만 달라진 건, 자기 스스로 스위치를 만들고 있다는 것.


<아이들과 다룰 내용>
1. 소설과 영화 비교하기
- 인물 묘사의 차이 : 만약 소설 묘사 대로 인물을 캐스팅한다면, 어떤 배우/학생?
- 선택과 배제, 변환된 사건과 그 이유
- 중립국 장교가 남성에서 여성으로 변한 것의 의미
- 소설의 장점, 영화의 장점

2. '호명하기'의 관점에서 비평하기 : '형제'와 '적/동무'
- "형이라고 불러도 되죠?"
- "동무...(머뭇거리다 다시) 형!!"
- "쟈들은 적이야 적!"
- "형이고 뭐고 다 필요없어. 우린 결국 적이야."
:

출처 : 서울대 국어과 §문학학회§
작성자 : 홍수봉
작성일 : 2004.03.15



생각보다는 짧았다.
집에서 틈틈이 읽고, 지하철에서 짬내서 읽고, 길 걸으면서 정신없이 읽은 지난 한 달...

「태백산맥」은 끝으로 갈수록 무거워지는 소설이다.
특히 10권의 마지막을 읽고...이대로 덮으면 소설의 무게에 심장이 터져버릴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글로 토해 놓지 않으면 잠을 이루지 못할 거 같은 압박감.

그들의 간절했던 바람, 그들이 싸울 수 밖에 없었던 이유, 단지 살기 위해 죽어야 했던 사람들...
살기 위해 죽어야 했던 사람들.....
나는 아직도 혁명을 위해 죽을 수 있는 사람들을 완전히 이해하지 못한다. 역사 투쟁을 위해 죽겠다는 결의를 받아들일 수 없다. 그렇지만, 생존을 위해 죽겠다는 사람들인데...

나는 솔직히 「태백산맥」에서 염상진이나 김범우같은 투쟁하는 영웅들 보다는, 이름 없이 무수히 죽어간, 또는 빨치산으로 나서지는 못했지만 그들을 안타까워하며 살아갈 수 밖에 없었던 사람들이 더 가슴아팠다. 그래서 한장수 노인이 마지막에 한 말이 더 가슴에 와닿는지도 모른다. 사람들은 죽어가고, 또 자라나고, 또 살아가고, 또 죽어가고.... 그들의 무게가 내 위에 보이지 않게 쌓여 있는 것 같다. 어쩌면 내 생명은 나만의 것이 아닌지도 모른다. 그래서 그들도 기쁘게(!) 죽을 수 있지 않았을까...하대치가 자신의 이름을 손자에게 물려주겠다고 한 것도 그런 의미이지 않을까. 한 세대를 가지만, 또다른 세대가 그들을 이어서 투쟁할 것이다...는 믿음.


오늘은 쉽게 잠을 못 이룰 것 같다.
내일 일찍 일어나야 하는데..웅.ㅠ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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