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필가루처럼 묻어나는 피로를 씻고 창밖에 어느새 밀려가는 아이들 물결에 어제와는 다를 것 같던 기대를 한웅큼 날려보내면 운동장 너머에 소리없이 저무는 하루 어둠은 늘 그렇듯이 우리 머리 위에 머물러 한줄기라도 빛에게 자리를 내주지 않지만 삐걱이는 의자에 더 깊이 몸을 기댄다 내 삶에 깊이 새긴 큰 사랑의 꿈을 생각하며 답답한 오늘 하루도 가슴속에 묻는다 아침이면 함께 눈뜰 희망을 생각하며
마음과 정신이 헝클어진 어느날 문득 광주로 가는 차를 타고, 구묘역에 한시간이고 두시간이고..앉아있을지도...그게 내가 그들을 기리는 방법이다.. 오늘은 적어도 그날 그자리에서 죽었던 많은 이들을 기억하며..그들의 죽음이 그저 기억에 묻히지 않기를 바라며..나 역시 처음 알았던 그때의 충격과 울분과 분노를 잊지 말고 가슴에 새겨둘 것을 확인하며.. (2005.5.18)
학살2
김남주(金南柱)
오월 어느날이었다 80년 오월 어느날이었다 광주 80년 오월 어느날 밤이었다
밤 12시 나는 보았다 경찰이 전투경찰로 교체되는 것을 밤 12시 나는 보앗다 전투경찰이 군인으로 대체되는 것을 밤 12시 나는 보았다 미국 민간인들이 도시를 빠져나가는 것을 밤 12시 나는 보았다 도시로 들어오는 모든 차량들이 차단되는 것을
아 얼마나 음산한 밤 12시였던가 아 얼마나 계획적인 밤 12시였던가
오월 어느날이었다 1980년 오월 어느날이었다 광주 1980년 오월 어느날 낮이었다 낮 12시 나는 보았다 총검으로 무장한 일단의 군인들을 낮 12시 나는 보았다 이민족의 침략과도 같은 일단의 군인들을 낮 12시 나는 보았다 민족의 약탈과도 같은 일군의 군인들을 낮 12시 나는 보았다 악마의 화신과도 같은 일단의 군인들을
아 얼마나 무서운 낮 12시였던가 아 얼마나 노골적인 낮 12시였던가
오월 어느날이었다 1980년 오월 어느날이었다 광주 1980년 오월 어느날 밤이었다
밤 12시 도시는 벌집처럼 쑤셔놓은 심장이었다 밤 12시 거리는 용암처럼 흐르는 피의 강이었다 밤 1시 바람은 살해된 처녀의 피묻은 머리카락을 날리고 밤 12시 밤은 총알처럼 튀어나온 아이의 눈동자를 파먹고 밤 12시 학살자들은 끊임없이 어디론가 시체의 산을 옮기고 있었다
아 얼마나 끔찍한 밤 12시였던가 아 얼마나 조직적인 학살의 밤 12시였던가
오월 어느날이었다 1980년 오월 어느날 낮이었다
낮 12시 하늘은 핏빛의 붉은 천이었다 낮 12시 거리는 한 집 건너 울지 않는 잡이 없었다 무등산은 그 옷자락을 말아올려 얼굴을 가려 버렸다 낮 12시 영산강은 그 호흡을 멈추고 숨을 거둬 버렸다
주 예수를 팔아 십자가에 매달아 삐까번쩍 예술적 건물을 올릴 적 주 예수를 팔아 그를 두 번 매달아 사세확장 번창 아주 난장이 한창
미움을 파는게 사랑보다 쉬우니 나랑은 협박 때리고 너랑은 윽박 지른다 이놈은 이단이요, 저놈은 배반이요, 딴 놈은 개판이요, 그래 이 몸이 사탄이요
활활 타올라라 불지옥의 이미지 살살 구슬려라 너무 겁먹어도 데미지 이루어지리라(남편 승진) 이루어지리라(자녀 합격) 원수를 보는 눈앞에 여보란 듯 살게 되리라
활활 타올라라 불지옥의 이미지 살살 구슬려라 너무 겁먹어도 데미지 지옥가리라(현금 부족) 지옥가리라(교칙 위반) 영원한 어둠 속에서 헤메이게 되리라고 말씀하셨샵니다.
그 누가 구원을 그리 확신하며 또 그리 자신하는가 이 세상의 끝 최후의 심판의 그 날이 오기 전에 그 누가 구원을 그리 확신하며 함부로 약속하는가 그가 하라 한 건 단 하나 오직 하나 All We Need is Love...
주 예수를 팔아 십자가에 매달아 천국행 직행표 공동 구매 대행 주 예수를 팔아 그를 두 번 매달아 자 영생을 팔아 한 평생은 모자라
주 예수는 눈이 어두우시네 온 동네 꼭대기에 십자가를 올려야 보시네 주 예수는 무지 까다로우시네 소원은 꼭 기도원에서 해야 들어 주시네 주 예수는 귀가 어두우시네 소리 질러야 들으시네 지랄발광 해야 보시네(할렐루야 할렐루야 렐루랴 렐루야) 눈물이 콧물이 또 봇물처럼 터지네 무당 푸닥거리 한 딱가리 애들은 저리 가라
자학의 카타르시스 집단적 madness 너네가 크리스찬이면 내가 guns and roses 자뻑의 hot business 이제 그만 됐스 너네가 종교라면 내가 진짜 비틀스 All We Need is Love...
하늘을 향해 높이 솟은 번쩍이는 저 바벨의 탑이여 대량으로 생산되는 개나 소나 아무나 목자여 황금의 소를 따라가는 눈 먼 양이여
하늘의 옥좌를 버리고 인간이 된 private Jesus 그가 바란 건 성전도 황금도 율법도 아니라네 All we need is love...
당시에 못 봤는데, 보니까 무지 재밌었다. 특히 초반부의 가장 결정적인 시작 부분이라서 더욱 상상력을 자극했다.
드라마를 통한 수업은 드라마를 다 보여주기 힘들다는 한계가 있다. 그렇다면 드라마의 일부분을 보여주고, 애들이 이야기나 인물 성격 등을 상상하게 하는 건 어떨까? 일부분은 다양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모래 시계'는 최종회의 사형 장면을 보여주고, 최민수와 박상원의 관계, 둘의 성격, 사형당한 이유, 최후 변론 등을 상상해보는 수업이 가능하다. 물론 대부분의 드라마는 첫회를 보여주고 앞으로의 내용을 상상하는 수업이 매우 보편적이다.
그리고 드라마를 보여주는 게 나을지, 극본을 읽게 하는 게 나을지, 아니면 음성만 녹음해서 들려주는 게 나을지? 더 연구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