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길 사진

2009. 10. 5.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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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닥소리 http://www.badaksori.com/

영욱이형 통해서 우연히 듣게 된 창작판소리극 공연.
"제목이 뭐예요?"
"어 뭐... '닭들... 날다'였던가?"
이 말을 듣고 영화 '치킨 런'을 떠올린 건 나뿐만이 아니었을 것이다.
어쨌든, 내용보다는 창작판소리라는 것에 끌려서,
그리고 형이 "이분들 정말 대단한 사람들이야!"라고 하는 추천에 이끌려서 공연을 보러 갔다.

대학로 정美소라는 공연장에 들어서자 마자, "1분 후 공연 시작합니다~"하는 소리. 다행이다, 하며 자리를 찾아들어갔다. 공연 전 설명부터 판소리로 시작되는 게 눈길을 끌었다. 그냥 건조하게 말하는 것보다는, 가락에 실어 말하는 것('아니리'라고 할 수 있겠다)이 얼마나 매력적인지 새삼 깨달았다.

공연이 시작되었다. 전반부에는 닭장 속에 갇힌 닭들이 금지된 꿈을 꾸다가 고생을 겪고 탈출하는 내용이었다. 거의 '치킨 런'을 연상시키는 내용. 그렇지만 사냥개, 그리고 닭반장의 말들이 현대의 우리 사회를 풍자적으로 반영한 것이 좋았다. 그리고 이야기 전체에 깔려 있는 해학적인 요소들이 같은 내용이라도 좀더 판소리적인 분위기로 바꾸고 있었다. 닭할아버지가 닭 조상에 대해 설명할 때, '닭싸움'을 가져와서 "예전에 우리 조상들은 싸움도 잘 했다"고 말하는 부분이 이 이야기의 상상력과 변용 능력이 뛰어나다는 단초를 보여주고 있었다.
창의 가사도 새로웠다. 분명 가락은 판소리 가락인데, 가사 내용이나 어투는 현대적이었다. 특히 꼬끼가 꼬비를 그리워하며 부른 노래는, 가사만 들어보면 최신 가요의 이별 가사와 다르지 않았다. 전통적 음에 현대적 말. 약간은 어색한 듯하면서도, 묘하게 새로운 어울림. '어긋남의 합창'이라고 할까?

3장의 '트럭 운전사의 증언'에서는 해학적 아름다움이 매우 뛰어나게 드러났다. 역시 판소리는 이야기도 그렇지만 소리꾼의 재치와 능청스러움, 애드립이 빛을 발하는 장르이다. 그리고 혼자 하는 판소리가 아니라 여러 사람이 함께 연극처럼 움직이는 판소리극이다보니, 몸으로 표현하는 것도 큰 비중을 차지했다.


그러나 '닭들의 꿈, 날다'의 가장 큰 매력이라면, 이야기라고 주저없이 말하겠다. '닭들의 꿈, 날다'의 이야기는 깊이가 있지만 가라앉지는 않았고, 그저 웃기는 듯하면서 상상을 초월하며, 새로움 속에서 원전의 흔적을 지니고 있었다.

이야기의 깊이란 무엇일까? 나는 이야기가 담고 있는 철학과 관점이라고 생각한다. 가벼운 듯한 개그도 그 속에 뼈를 감추고 있으면, 자지러지게 웃고 나서 묵직한 깊이가 느껴진다.
'닭들의 꿈, 날다'는 현대 한국 사회의 여러 모순들을 담고 있다. 통제된 사회, 꿈을 잃은 사회에 대한 건 물론이거니와, 비무장지대 안의 폭력과 파괴(지뢰밭), 분단으로 인한 이산의 아픔까지 드러낸다. 심지어 조류독감의 대유행과 그에 따른 닭들의 집단 살처분은, 마른 기침 한 번 해도 "당신 신종 플루 아냐?"라고 못마땅한 눈길을 보내는 작금의 세태까지 풍자하고 있다.

그런데 이렇게 깊이가 있는 작품은, 자칫 무거워질 수가 있다. 자신의 깊이를 감당하지 못하고 한없이 진지하게만 흘러가다가 진지함을 강요하게 되는 작품은 부지기수다. 잠수함이 내용물을 많이 실을 수록 그만큼의 공기도 많이 실어야 하는 것처럼, 문학작품도 깊이 가라앉을수록 부력을 일으킬 산소를 지니고 있어야 한다. '닭들의 꿈, 날다'는 그 산소를 해학에서 찾았다. 특히 판소리 특유의 해학미는 작품 전반을 감돌며, 관객들이 울다가 웃고 웃다가 울도록 만들었다.


'닭들의 꿈, 날다'가 더욱 대단한 것은, 웃음이 그저 해학에 그치지 않고 창조적 상상력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닭들의 꿈, 날다'에는 그냥 분위기 반전을 위한 웃음이 아니라, 닭, 독수리, 할머니 등이 지고 있는 무거운 짐을 넘어설 수 있게 하는 상상력이 작동하고 있다. '꼬끼'가 처음에 자신의 꿈을 밝히면서 "성대모사요!"라고 했을 때 그 엉뚱함에 모두 웃을 수밖에 없었지만, 그 성대모사가 작품 후반에서 서로 만날 수 없는 쌍둥이 할머니의 목소리를 전달해줄 수 있는 가능성으로 변화했을 때, 웃음은 웃음을 넘어 희망으로 부상한다. 그 희망은 할머니의 죽음이 주는 슬픔까지도 새로운 원동력으로 바꿀 수 있는 마법이다. 할머니가 죽고 나서 슬퍼하고 있는 멍구(강아지)에게, 꼬끼는 "할머니의 목소리는 이미 내 안에 들어 있어!! 우리가 그걸 전해주자!!!"라고 말하며 슬픔을 극복하게 만들지 않는가?(대사가 정확한지는...;; 이래서 대본이 필요해요ㅜㅠ)

나에게 가장 "충격적으로" 다가온 상상력은 '닭수리'였다. 다리 없는 독수리와 날개 없는 닭이 함께 하늘을 난다니! 날개 있는 독수리와 다리 있는 닭이 함께 하늘을 난다니!!!
'닭들의 꿈, 날다'는 '없는'이 아니라 '있는'에 주목했다. '없는'에 주목하면 장애가 되지만, '있는'에 주목하면 가능성이 된다. 말로 하면 쉬워 보이지만, 현실에서 실제로 이런 상상을 한다는 것은, 정말 UFO적인 시각을 가지지 않고서는 불가능하다.
상상력은 절망으로 가득찬 현실을 변화시킬 수 있다. 다들 자신의 현실 속에서 부러지고 빼앗기고 가진 게 '없다'고 생각하여 절망한다. 솔직히 나도 그런 사람들을 만나면, 무슨 말을 해야할지 몰라서 그저 눈물만 흘리고 만다.
그러나 상상하면, '있는'는 주목하면, 좀더 자유로워질 수 있지 않을까? 주류가 아무리 강력하고 폭력적이라도, 결코 빼앗을 수 없는 무언가는 존재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예를 들면... 희망, 사랑, 상상력, 의지,,, 이런 것들...... 아직 우리에게 '남아 있지' 않을까?

그런 엄청난 상상력이 원천이었는지, '닭들의 꿈, 날다'에는 심금을 울리는 대사가 많다. 생각나는 대로만 적어보면,

"비무장지대는 완전무장지대야."
"새들이 많다고 해서 새들의 천국인 건 아냐. 그리고 인간들에게도, 천국은 아닌 것 같아."
"우린 살아온 공간, 살아온 과정은 다르지만, 살아온 흔적, 살아온 슬픔은 같아."
"할머니의 목소리는 이미 내 안에 들어 있어!"


신기한 것은 그렇게 풍부한 상상력을 가진 '닭들의 꿈, 날다'가, 받아들이기 힘들다거나 버겁지 않았다는 것이다. 원래 상상력은 충격을 주고, 충격을 이질감을 준다. 그 이질감이 왜 '닭들의 꿈, 날다'에는 거의 없었을까?
그 이유는 바로 변용, 다른 말로 패러디 때문이다.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간에, '닭들의 꿈, 날다'에는 다양한 패러디가 등장한다. 처음에 UFO를 발견한 데에서는 패닉의 <UFO>를 떠올렸다(패닉의 <UFO> 역시 상상력이 대단한 노래이다. 짓밟히고 죽어간 사람들이 UFO를 타고 다시 되돌아온다는 발상.). 조류독감 때문에 흰 옷을 입은 방역대원들이 닭들을 집단폐사시킬 때는 영화 <괴물>이 연상되었다. 새다리골절전문치료사인 할머니, 새의 상처를 보듬어주는 할머니는 알다시피 <흥보가>를 변용한 것이다. 그 외에도 철조망을 자유로이 넘나드는 새, 만나기 직전에 세상을 떠나는 이산가족들(소설 <숨쉬는 영정>)은 모두 한국 문학 작품 속에서 꾸준히 이어져 내려오던 모티브들이다. 그렇게 익숙한 원전들이 기반이 되어 '닭들의 꿈, 날다'가 만들어졌기에, 상상력이 거리감으로 다가오지 않았던 것이다.


'닭들의 꿈, 날다'는 생각하면 할수록 더 쓸 말이 많아지는, 엄청난 가능성을 가진 작품이다. 장르적으로도, 음악적으로도, 내용적으로도. 한가지 정말 아쉬운 점이 있다면.................
공연 날짜가 너무 짧았다는 것!

앞으로도 '바닥소리' 소리꾼들, 그리고 '닭들의 꿈, 날다'를 만드신 여러 재주꾼들의 힘으로,
이런 명작이 더 많은 사람들에게, 특히 아이들에게 나누어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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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부터 모든 매체에서 한 아이의 이름을 불러대기 시작했다.
'나영이' 사건.
나영이.

우선 이 글에서는 임시로, '그 사건'이라고 부르자.
왜냐고? 나는
'그 사건' 자체에 대해서 말하기 전에,
'그 사건'을 말하는 것 자체에 대해 말하고 싶기 때문이다.


범죄에 대해 공부해 본 사람이라면, 피해자학이라는 것을 들어보았을 것이다.
우리나라에는 아직 거의 발달되어 있지도 않지만, 형법의 철학과 역사가 조금이라도 중시되는 나라에서는 피해자에 대한 연구가 매우 활발하다. 아니, 굳이 연구까지 하지 않더라도, '피해자를 최대한 보호해야 한다'는 대명제에 대해 누가 반론을 제기할까? 재판에서는 흔히 원고(검사)와 피고(범죄자)의 대결 구도가 주목을 끌지만, 그 주목받지 못하는 방청석 구석에서 피해자와 그/녀의 가족들은 항상 피눈물을 흘리고 있다.

그래서 나는 사건을 명명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대중매체가 발달한 우리 사회에서, 사건의 내용보다도 사건의 이름이 사건에 대한 사람들의 마음을 먼저 움직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사건의 이름은 매일, 하루에도 몇 번씩 뉴스와 라디오, 인터넷을 통해 회자된다. 그 기간이 얼마나 길게 갈지도 모른 채.(물론 우리 사회의 특성 상 그리 오래 가지 않을 수도 있다;;; 어쩌면 그게 더 슬픈 일일지도 모르지......)


회자(膾炙)된다.
무슨 의미인지 아시는지?

회膾 : 잘게 저민 날고기 / 회치다
자炙 : 고기를 굽다


'나영이 사건'이 회자된다.
'나영이 사건'이 잘게 저며지고, 회쳐지고, 고기 굽듯 구워져서, 사람들에게 소비된다.
'나영이'가 잘게 저며지고, 회쳐지고, 고기 굽듯 구워져서, 사람들에게 씹힌다.(알다시피, '씹히다'는 속된 의미로 '부정적으로 거론되다'는 뜻이다.)

라고 느끼는 내가, 너무 민감한 것일까?

물론 '나영이'는 가명일 것이다.(만약 가명이 아니라면, 그 사건 이름을 최초로 붙인 사람은 나영이를 정말 두번 죽이는 살인자다!)
그렇지만 나는 불편하다.
사실 내 친구 중에도 나영이가 있는데, 뉴스에서 '나영이 사건'이라는 말을 들을 때마다, 그리고 그 사건의 내용을 들을 때마다 섬찟섬찟 놀라곤 한다. 마치 친구의 이야기인 것 같아서. 겨우 친구 이름이 나영이라도 이렇게 간담이 서늘해지는데, 대한민국의 수많은 나영이들 - 솔직히 '나영'은 너무나도 흔한 이름이다. - 의 마음은 어떨까?


꼭 이름을 붙여야 한다면,
그것도 사람의 이름을 붙여야 한다면,
차라리,
가해자를 연상시키는 가명을 쓰는 게 낫지 않았을까?
도리어
'철수아저씨 사건'이라고 붙이는 게 낫지 않았을까?
(앗, 이름이 철수이신 분께 죄송합니다. 그냥 국어책에 나오는 이름이라 생각해 주세요. 꾸벅.)

어떤 이름(가명일지라도)을 사회에 어쩔 수 없이 회자시켜야 한다면,
피해자의 이름보다는 가해자의 이름을 회자시키는 게
피해자의 상처를 조금이나마 덜어주는 것이지 않을까?
가해자에게도 심리적, 사회적 형벌이 더 크지 않을까?



그리고 아마 우리도 회자, 즉 씹는 맛이 더 났을 것이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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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스스로 버는 돈만이 너의 것이다.
 그러나 그 돈 또한 너만을 위해서 쓸 수 있다고 생각하지는 마라."

그래... '나 혼자서' 번 돈은 없다.
내가 돈을 버는 과정에서 수많은 사람의 땀과 이 사회의 기반 시설에게 도움을 받지 않았던가?

                                                                                                             

YuIlHan.gif

유일한( 柳一韓, 1895∼1971 ) : 유한양행(柳韓洋行) 창업자. 우리 나라 최초로 자신의 모든 재산을 사회에 되돌려 준 훌륭한 사업가이다.

● 유일한 박사의 유언장

첫째, 유일선의 딸, 즉 손녀인 유일림에게는 대학 졸업 시까지 학자금 1만달러를 준다.

둘째, 딸 유재라에게는 유한공고 안에 있는 묘소와 주변 땅 5천 평을 물려준다. 그 땅을 유한동산으로 꾸미고 결코 울타리를 치지 말고 유한중, 공업고교 학생들의 마음대로 드나들게 하며 그 학생들이 티없이 맑은 정신에 깃든 젊은 의지를 지하에서나마 더불어 느끼게 해달라.

셋째, 유일한 자신의 소유 주식 14만 941주는 전부 ‘한국사회 및 교육원조 신탁기금’에 기증한다.

넷째, 아내 초미리는 딸 재라가 그 노후를 잘 돌보아주기 바란다.

다섯째, 아들 유일선에게는 대학까지 졸업시켰으니 앞으로는 자립해서 살아가거라.
:
어떤 집에 강도가 들어 왔습니다. ‘손 들엇!’하며 칼을 들이댔습니다. 주인은 한 팔만을 번쩍 들었습니다. 강도는 ‘두 손 다 들엇!’하고 다시 소리쳤습니다. 집주인은 이마를 찌푸리면서, ‘왼쪽 어깨에 신경통이 있어서 팔을 들 수 없소’ 하고 말했습니다.
‘신경통이요? 사실은 나도 신경통이 있는데....’하면서 강도의 음성이 누그려졌습니다. 그리고 강도가 증상을 묻습니다. 그래서 강도와 주인은 서로 자기의 증세나 치료 방법과  신경통이 주는 고통을 주고받으면서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습니다. 그러는 동안에 부인은 차를 끓여오고 해서 아닌 밤중에 다정한 파티가 되고 말았습니다. 이 이야기는 오 헨리의 단편소설 <강도와 신경통>의 줄거리입니다.

작가는 이 작품 속에서 인간관계의 한 단면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사로가 고통을 나누고 서로의 약점을 나눌 때 강도는 어느새 강도가 아니었습니다. 집주인도 공포에서 해방되었습니다. 허물없는 사이가 되는 것은 이미 서로의 허물을 나누었기 때문입니다. 서로 자랑하는 친구는 오래 가지 못합니다. 그러나 서로 짐을 함께 져주는 친구는 정말 친구가 될 수 있습니다.

영어에 communication 이란 단어를 기억할 것입니다.(우리말로 교통, 통신 등으로 번역되지만 근래에는 ‘인간의 관계’를 표시하는 넓은 뜻으로 교육, 문화영역에 많이 사용되고 있고, 정치에서도 요즘 ‘소통’이란 말로 많이 사용되고 있다. 커뮤니케이션이란 말은 라틴어의 Munus 에다가 Com이란 접두사를 붙인 것입니다.) 라틴어(Commnunus)로는‘선물을 서로 나눈다’ ‘짐을 서로 진다’ ‘책임을 함께 진다’라는 뜻이 있습니다. 어떻게 하면 가족 사이에, 이웃사이에, 교우들 사이에, 그룹 사이에 커뮤니케이션이 잘 이루어질까요? 그것은‘짐을 서로 지고 사랑을 서로 나누면서’ 성경 말씀대로 ‘서로 종노릇하는 데’에 그 비결이 있습니다.
:
*노벨상 수상 작가인 <존 스타인백>이 쓴 ‘흠 있는 진주’라는 소설에 돈 많은 진주 수집가의 얘기가 나옵니다.

세계에서 가장 멋진 진주를 갖는 소망을 가진 이 사람은 좋은 진주가 있는 곳이라면 어디라도 달려가곤 했었습니다.
그러던 중 어느 날 가장 멋지고 큰 진주를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그는 많은 돈을 지불하고 그 진주를 구입했습니다.
그는 늘 그 진주를 꺼내 보는 즐거움으로 행복해했습니다.
그런데 우연히 그 값비싼 진주에 작은 흠이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 작은 흠이 마음에 걸렸고, 진주의 값어치를 더 높이기 위해 흠이 있는 부분을 조금 깎아 내기로 하였습니다.
진주는 한 꺼풀씩 덮이면서 자란 것이기 때문에 그 흠을 없애기 위해 한 꺼풀만 벗겨내면 될 것으로 생각했었습니다.
그런데 한 꺼풀을 벗겨도 그 흠은 그대로 남아 있었습니다.
그는 그 흠을 없애기 위해 계속 진주를 벗겨내기 시작했습니다.

드디어 진주에서 흠이 없어졌습니다. 그런데 진주도 없어지고 말았습니다.


존 스타인백은 그 소설을 통해서 ‘인간은 흠이 있는 진주와도 같다’는 메시지를 말하고 싶어했던 것입니다.
인간은 누구나 흠을 가지고 있습니다. 흠이 없는 사람은 없습니다. 아무리 깎아내어도 벗겨지지 않는 흠 말입니다.


* 또 다른 얘기가 있습니다.

보석상을 하는 부호가 유럽 여행을 하다가 진귀한 보석 하나를 발견하여 거액의 돈을 주고 그 보석을 샀습니다.
물론 자기 나라에 돌아가 그 이상의 돈을 받고 팔기 위함이었습니다.

그는 즐거운 마음으로 돌아와 보석을 이리 저리 자세히 살펴보았습니다.
그런데 살 때는 보지 못했던 작은 흠집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아! 이런 흠이 있었다니…”
어찌할 바를 몰랐습니다. 감정가들도 그 흠이 보석의 가치를 떨어뜨린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그 보석은 제 값을 받기는커녕 작은 흠 하나로 인해 한없이 가치가 하락하고 있었습니다.
보석상 주인은 여러 가지 생각에 잠겼습니다.
‘어떻게 하면 이 보석을 다시 원래의 가치로 되돌릴 수 있을까?’ 하고 말입니다.

그는 오랜 노력과 고뇌 후에 한가지 결정을 내렸습니다.

보석의 작은 흠에 장미꽃을 조각하는 일이었습니다.

매우 어렵고 돈이 드는 작업이긴 했습니다만, 예술적인 재능이 뛰어난 전문 세공사에게 부탁하여 보석의 작은 흠에
장미꽃을 그려 넣는데 성공을 했습니다.
그 결과, 장미꽃 조각 하나로 그 보석의 가치는 몇 배 이상으로 올라갔다는 것입니다.


우리에게는 흠이 있고 약점도 있습니다. 감출 수도 없고 벗겨 낼 수도 없는 흠 말입니다.
그러나 그 약점을 숨기거나 감추려고 하지 말고, 그 약점을 정당화하려고도 하지 말고…
그 흠 위에 장미꽃을 조각하는 노력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흠이 꽃으로 조각되기 까지는 아픔도 있을 것입니다.
흠이 드러나는 부끄러움도 감내해야 할 것입니다.
인내해야 하고 견뎌야 하는 시간이 필요할 것입니다.
아름다운 꽃으로 새겨지기 위해서는 입을 다물고 보석상의 고정틀에 꼼짝 않고 물려 있어야 할 것입니다.
장점이 훨씬 많음에도 불구하고 그 작은 흠이 전부인 것처럼 시선이 집중되는 부끄러움도 견뎌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그걸 참지 못하고 중간에 포기해버리면 그 보석의 가치는 더 떨어질지 모릅니다.
흠집만 더 커진 더 보기 흉한 보석이 될지도 모릅니다.

내가 가진 흠 위에 꽃을 새겨 더 가치 있고 아름다운 인생을 만들어주시기 위해 환경은 조각칼을 들고
내게 다가 오지만 난 그 조각칼에 메이기 싫어 피하고 있습니다.

흠이 드러날 때 감추려고만 했고, 자존심 상할까 몸부림치는 통에 내 흠집 위에 새겨져야 할 장미꽃 대신 이리저리 그어지고 문질러져 일그러진 모습은, 보석의 가치를 더 떨어뜨린 것 같아 후회스럽습니다.


* 내 인격의 아름다운 꽃은 내 인생의 흠 위에 새겨지는 것 같습니다. 그 흠으로 인해 겸손의 자리로 내려가게 되고, 그 약점으로 인해 자신을 돌아보게 되고, 그 부족함으로 인해 은총을 바라보게 되니까 말입니다.
:
홍영의/숙명여대 연구교수, 개경학연구소장 
_ 안산시민신문 http://www.ansansimin.com/

  장자(莊子) 변무(騈拇篇)에는 “천하에서 가장 올바른 길을 가는 사람은 태어날 때 그대로의 모습을 잃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오리의 다리가 비록 짧다고 하더라도 늘여주면 우환이 되고(鳧脛雖短 續之則憂), 학의 다리가 비록 길다고 하더라도 자르면 아픔이 된다(鶴脛雖長 斷之則悲). 그러므로 본래 긴 것은 잘라서는 안 되며 본래 짧은 것은 늘여서도 안 된다. 그런다고 해서 우환이 없어질 까닭이 없다. 생각건대 인의(仁義)가 사람의 본성일 리 있겠는가! 저 인(仁)을 갖춘 자들이 얼마나 근심이 많겠는가”라고 하여, 자연(自然)의 이치(理致)나 도리(道理)에 어긋난 일을 억지로 행함을 책망하는 내용입니다. 각각의 사물에는 자기만의 적절한 면이 있으므로 함부로 손익(損益)해서는 안된다는 말입니다. 사물에는 각각 주어진 성질이 있으므로 과부족이 없는 것입니다. 자연 역시 각자 지닌 개성이 있으므로 사람이 함부로 손을 대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우리 역시 마찬가지여서 각각 태어난 기질을 가지고, 직분에 따른 책무에 대하여 이러쿵저러쿵 하면 공연히 번거로울 뿐입니다. 때문에 우리 역시 직분(職分)에 따른 각각의 차이를 인정해야 합니다. 학의 다리를 자르거나 오리의 다리를 늘린다고 해서 학이 오리가 되지 않고 오리가 학이 되지 않습니다. 그대로 있어야만 ‘학’이 되고 ‘오리’라고 부를 수 있을 것입니다.
  아내가 죽었을 때 장자는 술독을 안고 노래했다고 합니다. 우리는 장자의 그런 행동을 이해할 수 없지만, 그런 장자의 태도를 지금의 잣대를 가지고 판단할 수도 없는 노릇입니다. 장자가 그러했듯이 인간의 상대적인 행복은 본성의 자유로운 발휘로써 얻을 수 있지만, 절대적인 행복은 사물의 본질을 통찰함으로써 가능한 것입니다. 절대적 행복과 절대적 자유는 사물의 필연성을 이해하고 그 영향으로부터 벗어남으로써 추구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장자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물의 필연성을 깨닫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도(道)의 깨달음이 아니라 그것과의 합일(合一)입니다. 이것이 바로 장자의 ‘이리화정(以理化情)’입니다. 도의 이치를 머리로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도와 합일하여 소요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느끼는 경지에 이르러야 한다는 것은 정서적인 유대와 공감이 있어야 가능한 것입니다. 그래야만 자연이든 남의 마음이든 자기 것으로 만들수 있습니다. 다행히 우리는 있는 그대로의 사실에 대하여 머리보다는 가슴이 먼저 알고 있습니다. 장자의 이리화정은 가슴으로 느끼는 단계를 의미하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때문에 ‘저것은 이것에서 나왔으며, 이것 또한 저것에서 나왔다. 이것이 또한 저것이오. 저것 역시 이것이다(彼出於是 是亦因彼 是亦彼也 彼亦是也)’라고 하여 모두가 하나임을 온몸으로 느끼는 것이겠지요.
  우리는 학의 길다란 다리가 거추장스럽게 보여 애정이 가득한 마음으로 학의 다리를 잘라주었습니다. 그러나 과연 학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요? 기뻐했을까요, 아니면 슬퍼했을까요. 우리는 자신만의 잣대로 남의 삶을 평가하거나 조작하려고 해서는 안됩니다. 결국 있는 그대로 받아드려야 하고 내버려두어야 합니다. 그래야만 모든 존재에게 통용되는 절대적 기준, 진리가 존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남이 나보다 많다고 여기는 것, 내가 남보다 적다고 여기는 것은 결국 마음에서 생기는 것입니다. 마음 먹기에 따라서는 그것조차도 길다고 그것을 여분으로 여기지 않고 짧다고 그것을 부족하다고 여기지 않는 것, 이것이 자연이며 지극한 무소유의 세계입니다. ‘엄지발가락과 둘째발가락이 붙은 것을 가르면 울고, 육손을 물어뜯어 자르면 소리치는 것’이 당연하다는 것입니다. 장자가 말하려는 인의(仁義)는 사람의 천성이 아니라는 것이지요.
  분명 사람의 눈으로 볼 때 오리의 다리는 너무 짧고 학의 다리는 너무 길어 불편하고 거추장스럽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생각은 사람의 관점에서 ‘그럴 것’이란 선입견을 갖고 있기 때문에 생기는 것입니다. 오리나 학의 입장에서는 원래보다 길어지거나 짧아진 다리가 오히려 고통스러울 것입니다. 모든 것은 마음 먹기에 달려있는 것입니다.
  우리가 남을 걱정해주거나, 남을 욕하는 것도 바로 자신의 일방적인 생각만을 강요하고 상대방의 입장에서 바라보지 않는 소통의 부재 때문에 일어나는 것입니다. 나와 달라 보인다고 해서, 학의 다리가 길다고 자르면 안 되듯이 남의 입장에서 생각해야만 서로 통할 수 있는 것입니다. 서로 통하는 것, 이걸 ‘소통’이라고 합니다. 안산이 어떻다고 말하는 것보다 지금은 지켜보아야 할 때입니다. 장자는 이렇게 말합니다. “소와 말의 발이 네 개 있는 것 이것이 천(天)이요, 말머리에 고삐를 씌우고 소의 코를 뚫는 것 이것이 인(人)이다. 그러므로 인위(人爲)로써 자연(自然)을 멸하지 말며, 고의(故意)로써 천성(天性)을 멸하지 말며, 명리(名利)로써 천성의 덕(德)을 잃지 말라. 이를 삼가 지켜 잃지 않는 것을 일러 천진(天眞)으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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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츠와다 타카후미 지음/정하상․ 정은재 옮김/모색/2005년 8월/299쪽/11,500원

제1장 반대하라. 특히 주류에 반대하라
1. 안정을 거부하라 | 이데미츠흥산 창업자, 이데미츠 사조
2. 풍파를 일으키는 사람이 되라 |물리학자, 알버트 아인슈타인
3. 지나치게 공부벌레가 되지 마라 |생물학자․민속학자, 미나카타 쿠마구스
4. 습관이나 관례를 철저히 무시하라 |영국 전(前) 수상, 마거릿 대처
5. 자신을 지나치게 과신하라 |지휘자, 오자와 세이지
6. 마음껏 복수하라 |샤넬 창업자, 코코 샤넬
7. 독재자처럼 군림하라 | 영화의 아버지, 데이비드 W. 그리피스

제2장 머리는 굽히되, 야심은 절대 굽히지 마라
8. 결코 머리를 숙이지 마라 | 소니 창업자, 모리타 아키오
9. 거목의 그늘에 들어가지 마라 | 교세라 창업자, 이나모리 카즈오
10. 논쟁에서 상대를 이롭게 해주어라 | 크라이슬러 전(前) 회장, 아이아코카
11. 쓰기 쉬운 돈은 쓰지 마라 | 츠다쥬쿠대학 설립자, 츠다 우메코
12. 싸울 때는 철저히 계산하라 | 전력중앙연구소 전(前)이사장, 마츠나가 야스자에몬
13. 이름을 남기려 하지 마라 |저널리스트, 미야타케 가이코츠
14. 실각을 두려워하지 마라 | 인도 독립지도자, 간디
15. 시류를 읽지도 말고 편승하지도 마라 | 세콤 창업자, 이이다 마코토

제3장 성공법칙, 철저히 잊어버려라. 모르면 모를수록 성공한다
16. 다른 사람의 가치관을 쫓지 마라 | 아지노모토 개발자, 이케다 키쿠나에
17. 아이디어를 얻으려면 일에 쫓기며 살아라 |만화가, 데츠카 오사무
18. 어린 시절의 경험에서 배워라 | 영화감독, 스티븐 스필버그
19. 발상은 도둑맞아야 가치가 나온다 | 샤프 창업자, 하야카와 도쿠지
20. 선례를 따르지 마라 |닛쇼쿠식품 창업자, 안도 모모후쿠
21. 자기 손을 더럽혀라 | 도요타자동차 창업자, 도요타 키이치로
22. 쓸모없어 보이는 발상이라도 버리지 마라 |이토엔 창업자, 혼죠 마사노리
23. 상식이 없기 때문에 자유가 있다 | 노벨화학상 수상자, 다나카 고이치
24. 스스로를 미아(迷兒)로 만들라 |소설가, 나쯔메 소세키

제4장 세상과 사회를 위해 멸사봉공하라. 그곳에 길이 있다
25. 잘 쓰여질 수 있는 충복이 되라 |도쿄전력 전(前) 회장, 히라이와 가이시
26. '없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라 | 이토요카도 창업자, 이토 마사토시
27. 욕망에 사로잡혀 움직여라 | 칼피스 창업자, 미시마 카이운
28. 공과 사를 구별하지 마라 | 브리지스톤 창업자, 이시바시 쇼지로
29. 입장 표명을 분명하게 하지 마라 | 중국 초대 국무총리, 저우언라이
30. 필요 경비를 기준으로 발상하지 마라 | 도토루 커피 사장, 도리바 히로미치
31. 성공은 '나쁜 감정'에서 태어난다 | 쯔보하치 사장, 이시이 세이지
32. 악평을 무시하라 | 지휘자, 허버트 폰 카라얀
33. 야심을 갖지 마라 | 일본지도 작성자, 이노우 타다타카

제5장 남들이 '보'를 낼 때 '가위'를 내라. 그것이 '돈'이다
34. 가난을 드러내어 자랑하라 | 마쯔시타전기 창업자, 마쯔시타 고노스케
35. 충동적으로 구매하라 | 크라이슬러사 창업자, 월터 P. 크라이슬러
39. 땡전 한푼 없어도 즐겁게 살아라 |만담가, 고콘데이 신쇼우
40. 자신을 위해선 돈을 쓰지 마라 | 이시카와지마중공업 초대회장, 도고우 도시오
41. 성공 후에 더욱 철저히 자기를 관리하라 |마이크로소프트 회장, 빌 게이츠

제6장 마찰을 두려워 마라. 마찰은 전진을 위한 에너지다
43. 교류한 시간의 길이에 가치를 부여하지 마라 |캐논 창업자, 미타라이 쯔요시
45. 다른 사람의 머리를 빌려라 | 소니 창업자, 이부카 마사루
47. '나니와부시'로 사람을 움직여라 | 테이진 전(前) 사장, 오오야 신조
48. 부하에게 전적으로 맡겨라 | CNN 설립자, 테드 터너
50. 고향에 가면 고향을 거슬러라 |닛산자동차 COO, 카를로스 곤

제7장 '안정'을 포기하고 '위험'을 노려라. 그것이 비상의 길이다
51. 단 한 가지를 남기고 모두 버려라 | 야마토운수 전(前) 사장, 오구라 마사오
52. '언젠가 반드시'로 막연히 기대하지 마라 |도미노피자 창업자, 톰 모너건
54. 전략을 수시로 바꿔라 | 남아프리카공화국 전(前) 대통령, 넬슨 만델라
55. 무모한 행동을 계속하라 | 산토리 사장, 사지 게이조
56. 성공을 독점하지 마라 | 스타벅스 커피 회장, 하워드 슐츠
57. 때를 기다리지 말고 '지금 현재'를 준비하라 | 가수, 미소라 히바리
59. 진정한 장점은 오직 자신만이 안다 | 우주비행사, 유리 가가린  

제8장 큰소리쳐라. 모난 돌이 세상을 바꾼다
60. 허풍이 현실을 움직인다 | 미키모토진주 창업자, 미키모토 코우키치
61. 장밋빛 미래만을 생각하라 | 피아 창업자, 야나이 히로시
62. 허풍도 우겨대면 진실이 된다 | 복서, 모하메드 알리
63. 하나하나 쌓지 말고 위에서 굴려라 | 그리코 창업자, 에사키 리이치
64. 망상을 현실화시켜라 | 디즈니 창업자, 월트 디즈니
65. 있어도 좋고 없어도 좋다 | 요시모토흥업 창업자, 요시모토 세이
66. 도움과 선(善)을 혼동하지 마라 | 사상가, 존 스튜어트 밀
67. 묘수는 악수(惡手)에서 나온다 | 일본 장기왕, 하부 요시하루  

제9장 백짓장을 잘못 맞들면 찢어진다. 차라리 혼자서 도전하라
71. 세상의 이해를 바라지 마라 | 생물학자․작가, 레이첼 카슨
72. 바깥을 볼려면 안을 응시하라 | 교육자․UN사무차장, 니도베 이나조
73. 비즈니스는 정(情)으로 하라 | 혼다기연공업 창업자, 혼다 소이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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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이 ‘보‘를 낼 때 ’가위‘를 내라. 그것이 ’돈‘이다

월터 P. 크라이슬러 - 충동적으로 구매하라

어린 나이의 크라이슬러는 돈도 학력도 없었다. 아버지는 지방 철도회사의 기관사였고 형도 똑같이 철도회사에 근무하고 있었다. 크라이슬러도 고등학교를 졸업 후 자연스럽게 철도회사에 근무하게 되었다. 그것말고 달리 선택할 방도가 없었지만 정비공장의 일보다는 그래도 청소계 작업에 근무하는 것으로 만족하고 있었다. 이 크라이슬러가 훗날 빛나는 성공을 거둘 인물이 될 것이라 보여질 만한 구석은 단 하나도 없었다.

단 하나, 그가 다른 사람과 다른 점이 있었다면 그것은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기계광이었다는 점이다. 그는 기계에 대해선 무조건적일 정도로 열렬한 흥미를 갖고 있었다. 매일 정비공장에서 작업 중간마다 여러 종류의 기계를 살펴보고 만져보고 조립하는 일을 생각하며 커다란 희열에 사로잡히곤 할 정도였다. 이윽고 그는 청소계 일을 하면서 본격적으로 기계기사 공부를 시작하게 되었다. 혼신의 정열을 기울여 열심히 공부한 끝에 20세가 되었을 무렵에는 베테랑 기계기사가 무색해질 정도로 기술과 지식을 겸비하게 되었다. 그는 엔지니어로서의 능력을 무기삼아 미국 중서부를 종횡무진하다시피 하며 각지의 철도회사에서 기사장과 공장의 총감독으로 맹활약하게 되었다. 그러한 와중에 그는 기계에 대한 순수한 흥미를 느끼는 것 외에 기계를 통한 수송에도 남다른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그는 현장의 작업 속에서 기계를 이용한 운송업의 전망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었다.

어느 날 그는 운명적인 만남을 갖는다. 시카고 모터쇼에서 ‘로코모빌(1899년 제작된 증기자동차)’이라 이름 붙여진 꿈의 자동차가 그의 눈길을 사로잡은 것이다. 크라이슬러는 뒷날 이때의 감회를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나 자신도 모르게 그 차에 사로잡혀 버렸습니다. 4일간 내내 자동차쇼가 벌어진 현장을 떠날 수 없었을 정도였으니까요.”

자동차를 자기 손으로 직접 만들어보고 싶은 순수한 호기심이 그의 몸과 마음에 소용돌이친 것이다. 더구나 당시의 자동차는 아무나 가질 수 없는 고가품일 때였다. 더구나 모터쇼에 출시된 ‘로코모빌’은 최신 고급차였기 때문에 그는 끙끙거리며 고민에 고민을 거듭한 결과 마침내 결심을 굳히고 은행에서 자그마치 5천 달러나 되는 거금을 빌려다 그 자리에서 자동차를 구입했다. 그리고 열차에 올라타고 집으로 돌아왔다.

보통 사람 같으면 고가의 차를 구입한 뒤에는 반드시 드라이브 삼매로 나날을 보내기 쉽지만 크라이슬러는 만들어보고 싶은 마니아답게 자기 신념에 충실한 인물이었다. 그는 로코모빌을 단 한번도 운전해보지 않고 가져온 그대로 분해했다 다시 조립했다. 그 과정이 끝나고 나서야 한번 시승을 해보았고 시가지를 한 바퀴 주행해본 다음, 다시 분해했다가 재차 조립했다. 이렇게 분해-조립 과정을 수차례 반복했던 것은 로코모빌을 하나의 교과서로 삼아서 철저하게 연구했기 때문이다. 그러한 그를 보면서 친구들은 “저 친구 머리가 좀 어떻게 된 거 아냐?”라고 조롱할 정도였다. 그러나 이러한 행위가 훗날 미 자동차업계 빅3의 하나로 군림할 크라이슬러사 창업의 소중한 밑거름이 되었던 것이다.

그가 거액의 빌린 돈을 갖고 로코모빌을 충동 구매했을 당시, 그의 내면에는 창업의 힌트 같은 것도 없었고 최신의 수송수단에 투자해보겠다는 생각 같은 것도 없었다. 그는 구매 당시 참을 수 없이 좋아하는 것을 만났을 때의 짜릿한 ‘흥분‘만을 느꼈을 뿐이라고 했다. 뒷날 크라이슬러는 “당신의 성공 비결은 무엇입니까?”라는 질문에 다음과 같이 답하고 있다.

“성공의 비결은 ‘열성’이라기보단 ‘흥분(exciting)’이라고 봅니다. 나는 사람이 흥분하는 것을 볼 때 가장 좋아요. 사람은 흥분했을 때 인생을 성공시킬 수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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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 강민석 칼럼사회부문 차장 
_ 중앙선데이| 제125호 | 20090801 입력    
 

한휴(韓休)는 중국 당 현종 때의 재상이었다. 그는 직언을 서슴지 않기로 유명했다. 그의 쓴소리에 얼마나 스트레스를 받았는지 현종의 얼굴이 야위어갈 정도였다. 한 신하가 말했다. 
“한휴가 재상이 된 뒤 폐하가 매우 수척해지셨습니다. 어찌 파면하지 않으십니까.”
현종이 답했다. “한휴 덕분에 나는 야위었다. 그러나 천하는 살찌지 않았는가.”

뉴욕 헤럴드 기자 출신의 루이스 하우는 24년간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의 분신이었다. 루스벨트보다 11살 더 많은 그는 ‘아니오’라고 단호하게 말하는 ‘미스터 노 맨(No man)’이었다. (『1인자를 만든 2인자들』 중)
루스벨트가 아이디어를 내면 하우는 있을 법한 모든 결점을 찾아냈다. 불륜에 빠졌던 루스벨트의 이혼을 막은 것도 그였다. 말을 듣지 않을 땐 욕도 서슴지 않았다. 대통령 선거 캠페인을 하던 중이었다.
“루스벨트, 이 멍청이! 분명히 말하는데 절대로 안 돼. 그래도 고집을 부리면 당신은 정말 지독한 바보야.”
루스벨트가 고집을 피우면 물론 ‘예스’라고 할 때도 있었다. 그러나 이런 식이었다. “그래 좋아, 그렇게 해봐 이 돼지머리야. 나중에 내가 말 안 해줬다고 그러지 마.”
하우의 ‘노’는 어떤 효과를 가져왔을까. 일단 사람들이 허심탄회하게 여론을 전하러 하우를 찾았다. 하우의 ‘노’는 루스벨트와 세상 간의 소통이었다.

‘노 맨’을 휘하에 뒀을 때와 두지 않았을 때 통치자들의 운명은 달라진다.
당 현종은 한휴나 요숭 · 장구령 같은 명신이 재상으로 보좌하는 동안엔 태평성세를 구가했다. 후세는 이를 ‘개원(開元)의 치(治)’라 부른다. 말년에 유능한 장구령을 해임하고 이임보 같은 ‘아부 맨’들을 중용했을 때 현종은 안사의 난을 겪었다.
루스벨트는 미국을 세계 초강대국으로 발돋움시킨 인물이었다. 하지만 1936년 하우가 병사한 뒤 언론은 “하우의 조언이 없어지면서 루스벨트가 기세와 방향을 상실했다”고 평가했다.

이명박 대통령 곁에는 과연 한휴나 하우가 있을까.
6월 21일 천성관 전 검찰총장 후보자 임명 때다. 청와대는 “이른바 검찰 조직 일신이라는 것에 가장 큰 주안점을 두고 인선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7월 28일 김준규 후보자를 낙점할 때의 청와대 브리핑은 이랬다.
“소통을 중시하며, 유연하고 합리적인 리더십의 소유자로 검찰 조직을 안정시키는 데 적임자. 글로벌 스탠더드로써 검찰 개혁을 이끌 적임자.”

인사는 메시지다. 그 메시지가 한 달 만에 180도로 바뀌었다. 검찰은 그대로인데 한 달 전에는 조직을 일신할 사람, 이제는 안정시킬 사람이란다. 그동안 검찰 수장 없이 조직의 일신이 다 이뤄지기라도 한 건지, 아니면 이제는 검찰 조직을 일신할 필요가 없다는 얘긴지 헷갈린다. 검찰 총수에게 왜 ‘글로벌 스탠더드’가 필요한지도 모르겠다. 한 달 전에는 전혀 언급조차 안 된 단어이기 때문이다. 도대체 검찰엔 어떤 사람이 필요한건가.
좀 극단적으로 꼬집자면 ‘인사청문회 통과’란 컨셉트 말곤 이번 인선에선 아예 원칙이 없었던 게 아닌가 싶다. 물론 청와대의 고충도 클 것이다. ‘천성관’이라는 잘못된 카드를 내놓았다 스텝이 꼬여도 왕창 꼬여버렸으니 말이다.

‘천성관 카드’ 등장 과정을 보면 왜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분명해진다.
검증 작업에 참여한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최근 본지 기자에게 이렇게 털어놓았다. “천 전 후보자를 총장 후보로 추천한 것은 청와대 민정수석이었다. 이 대통령이 천 전 후보자를 여러 차례 칭찬했었다. 그래서 대통령이 그를 괜찮게 보고 있다는 감을 받은 것이다.” 중앙SUNDAY 123호 4면
이 설명대로라면 청와대 민정수석이 천성관 전 후보자를 추천한 배경은 ‘대통령의 의중’이었다. 대통령 심기만 맞추면 후보에 대한 여러 문제는 그냥 넘어갈 수 있다고 생각했나 보다. 발표 때마다 달라지는 인사 컨셉트도 사람에 맞춰 만들어낸 것 아닐까.

참모는 대통령의 ‘반사체(反射體)’여야 한다. 대통령과 ‘부딪쳐서’ 빛을 세상에 보내야 한다. 그러나 예스맨들은 스스로 ‘발광체(發光體)’가 되려 한다. 발광체는 서로 빛을 빨아들이며 수를 줄여나가려는 속성이 있다. 마지막에 하나 남은 발광체가 되기 위해서다. 그들은 절대 ‘노’라고 말하지 않는다. ‘노 맨’ 없는 대통령이 성공했다는 얘기는 과문한 탓인지 들어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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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의 첫 번째 형상은 두려움이며, 새로움의 첫 번째 형상은 경악이다”
- 하이너 뮐러(Heiner Müll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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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해군 최초의 여성 제독이자 컴퓨터 전문가였던 그레이스 호퍼. 오늘날 프로그램의 오류를 일컫는 '버그'라는 말을 만들어낸 사람으로도 널리 알려진 그녀는 복무기간 동안 국방 전산화를 선도하면서 소장까지 진급하게 된다. 그러나 모든 일이 순탄했던 것만은 아니었다.
당시 종이 문서와 타자기에 익숙해져있던 각 군의 실무자들이 '컴퓨터를 이용하는 것이 오히려 비효율적'이라며 전산화를 거부하고 나선 것이다. 그런데 사람들이 국방 전산화를 반대한 근본적인 이유는 그들에게 널리 퍼져 있던 고정관념과 관습 때문이었다. 즉 익숙한 것을 고수하고 변화를 두려워하는 미군 지도부의 정서가 깔려있었던 것이다.
당시 호퍼는 이러한 생각을 가지고 있던 사람들에게 자신의 집무실에 반대방향으로 돌아가도록 만들어진 시계를 걸어 놓고 이렇게 말했다.
"저기 거꾸로 가는 시계를 보십시오. 저 시계는 오른쪽이 아니라 왼쪽으로 돌아갑니다. 숫자 배열도 반대로 해 놓았습니다. 이처럼 시계 바늘을 시계 반대 방향으로 돌게 했지만 지금 시간이 몇 시인지를 아는 데는 아무런 문제가 없지 않습니까?!"
그레이스 호퍼는 1986년, 여든 살의 나이로 명예롭게 전역하면서 다음과 같은 명언을 남겼다.

"우리가 가장 경계해야 하는 것은 '지금껏 이렇게 해 왔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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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프로권투가 최고의 인기 종목으로 떠올랐던 1960~70년대. 지금의 축구선수 박지성에 버금가는 스포츠 스타는 WBA, WBC 세계 챔피언이었다. 많은 청소년들이 프로권투선수를 꿈꾸며 권투 도장을 찾았고 어린 홍수환 역시 그런 학생 중 하나였다. 홍수환은 고교 2학년 때 당시 우리나라 최초의 세계 챔피언인 김기수를 동경하며 권투를 시작했고, 마침내 1974년 7월 4일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절대 강자로 군림하던 챔피언 아놀드 테일러를 판정승으로 누르고 스물넷의 젊은 나이에 세계 밴텀급 타이틀을 거머쥐게 되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그의 승리는 계속되지 못했다. 그로부터 2년 뒤 미국에서 치른 2차 방어전에서 4라운드만에 도전자의 강력한 펀치 세례에 속수무책으로 얻어맞고 무릎을 꿇고 만 것이다. 지난 2년 동안 그를 최고의 권투선수라고 치켜세우던 사람들은 무기력한 거의 경기 모습에 실망하고 순식간에 등을 돌리고 말았다. 심지어는 '역시 운으로 챔피언 된 거야'라는 주변의 냉소와 멸시에, 그는 권투를 그만 두려고 했다. 아직 은퇴하기에는 젊은 나이였지만 이제 웬만큼 돈도 벌었고 고생하며 권투를 계속해야 할 이유도 없었다. 그래서 당시 자신의 후원회장이었던 정운수 씨를 찾아가 권투를 그만두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후원회장의 반응은 냉정하고 단호했다. "수환아, 솔직히 너한테 실망했다. 권투는 맞고 쓰러지면 말리는 심판이라도 있지만, 세상에서 쓰려져 봐라. 모르긴 몰라도 발로 짖이겨서 다시는 일어서지 못하게 만드는 게 세상이다. 넌 이미 너 자신에게 졌구나!!"
돌아서는 길에 홍수환은 자신의 마음에 비수처럼 박힌 문장을 떠올렸다. '넌 이미 너 자신에게 졌어!' 그러자 이대로 포기할 수 없다는 오기가 발동했다. 다시 시작했다. 그리고 1년 뒤 그는 챔피언에게 도전장을 내밀고 파나마로 떠났다.
1977년 11월 27일, 파나마의 복싱 영웅 카라스키야를 열광적으로 응원하는 1만 6천 명의 관중과 그 텃세 속에서 그는 네 번이나 다운되고 만다. 그러나 그는 "여기서 일어서지 못한다면 나는 또다시 나 자신에게 지는 것이다."라고 수없이 되뇌며 기적처럼 일어섰고, 마침내 챔피언을 눕히고 4전5기(四轉五起)의 신화를 만들어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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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88년 하버드대학의 데이빗 맥클랜드(David McClelland) 박사 연구팀은 흥미로운 실험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사람의 침에는 면역항체 'Ig A'(면역글로블린항체)가 들어 있는데, 근심이나 긴장상태가 지속되면 침이 말라 이 항체가 줄어든다고 합니다. 연구를 주관한 맥클랜드 박사는 하버드대학생 132명의 'Ig A' 수치를 조사하여 기록한 뒤에, 그 학생들에게 인도의 캘커타에서 환자들을 돌보고 있는 테레사 수녀의 다큐멘터리 영화를 보여주었습니다.
   그리그 그 영화를 보기 전과 영화를 보고 난 후, 학생들의 타액 속에 있는 “Ig A"(면역글로블린항체A(Immunoglobulin A)'의 수치가 어떻게 변화했는지를 비교분석했습니다. 그런데 그 결과가 놀랍게도 학생들의 대부분에게서 면역글로블린항체A가 50% 정도 증가했다는 것입니다.
   이에 대해 맥클랜드 박사는 “선한 행동으로 유발된 감동은 그것을 느끼는 사람들에게- 자기가 직접 선한 행동을 하지 않더라도, 선한 행동을 하는 사람을 보거나, 듣거나 그런 사람의 일생에 대한 책이나 영화를 보는 것만으로도- 면역력을 높여주는 생물학적 사이클의 변화(Entrainment)를 일으킨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와 같은 연구결과를 하버드대 의대 연구진은 ‘마더 테레사 효과(The Mother Teresa Effect)’라고 명명했습니다. 줄여서 '테레사 효과(Teresa Effect)’라고 불리는 이 이론의 결론은 내가 직접 봉사활동을 하지 않고 단지 타인에 대한 봉사를 생각하거나 보기만 해도 면역능력이 향상되어 우리의 건강이 좋아진다는 것입니다.
 
   우리 모두 봉사하는 분들을 부지런히 만납시다. 그 분들의 이야기를 열심히 들어봅시다. 그 분들을 따라가서 봉사하는 모습을 지켜봅시다. 그러면 틀림없이 우리의 몸에서 면역글로브린항체 A가 샘솟을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건강하고 장수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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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추프라카치아라는 식물에 대해서 알고 있는가?
유추프라카치아는 주로 아프리카에 서식하고 있는 식물이다. 이 식물은 사람이 실수라도 건드리면 견디지 못하고 그날부터 시름시름 앓다가 결국에는 죽어버리고 만다. 그래서 사람들은 유추프라카치아를 너무나도 예민하기만 한 "결벽증의 식물"이라고 이야기한다.

그런데 어떤 식물학자가 이 가엾고 여린 식물을 연구하다 한 가지 사실을 알아냈다.
우연히 스쳐지나 가는 사람에게 만져지면 이 식물은 천천히 죽어가지만
어제 건드렸던 그 사람이 내일도 모레도 계속해서 건드려주면 죽지 않고, 오히려 더 건강하게 잘 살아간다는 것이다.
단 한번의 무관심한 손길이 닿으면 외로워 견디지 못하지만
사랑을 보내주면
그 사랑을 먹고 사는 식물.

식물조차 관심 받고 싶어하고 사랑 받지 못하면
외로움을 이기지 못하고 죽어버린다.
이는 사랑 받고 싶어하고 관심 받고 싶어하는 사람들과 다르지 않다.
그러나 시계바늘이 점점 빨리 돌아가고,
웃음을 잃어가는 요즘 사회는 점점 그러한 사실을 잊고 살아가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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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명한 심리학자인 빅터 프랭클 박사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유태인이라는 이유로 아우슈비츠 수용소에 갇혔을 때의 일이다. 그는 처음에 수용소의 많은 수감자들 중에서 체력이 남달리 뛰어난 사람들이나 살아가는 요령을 민첩하게 터득하는 사람들을 볼 때면 '다른 사람들은 다 쓰러져도 저 사람들은 끝까지 살아남겠지.'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의외로 마지막까지 살아남은 사람들은 전혀 다른 사람들이었다. 겉보기에는 허약하고 어수룩해 보이면서도 붉은 저녁노을의 장엄함, 동료의 흥얼거리는 노래, 수용소 입구에 핀 들꽃 같은 작은 것들에 감동하는 사람. 극심한 굶주림 속에서도 병든 동료에게 자신의 빵을 기꺼이 나누어주던 사람들이 끝까지 살아남았던 것이다.
빅터 프랭클 박사는 훗날 자신의 경험을 담은 저서 「죽음의 수용소」에서 최후의 생존자들을 가리켜 '최후의 자유를 지니고 있었던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여기서 최후의 자유란 인간이 외부의 환경에 스스로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자유를 뜻한다. 즉 나치가 유태인 수감자들의 육신은 마음대로 유린할 수 있었지만, '삶의 의미'를 생각하고 '살아가야 하는 이유'를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던 사람들의 정신까지는 마음대로 할 수 없었던 것이다. 여기에서 로고 테라피(Logo Therapy), 즉 의미요법이라는 정신치료 이론이 탄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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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한(漢)나라 개국공신인 장량의 일화이다. 어느 날 산책을 하던 그에게 어떤 노인이 다가오더니 한 쪽 신발을 벗어 다리 아래로 던졌다. 그러고는 턱으로 신발을 가리키며 말했다. "어이 꼬마, 저거 주워 와!" 장량은 낯선 노인의 행동에 화가 났지만 신발을 주워왔다. 그러자 노인은 "그래서 어쩌란 말이야. 신겨 줘야지!!"하며 발을 내밀었다. 장량은 인내심이 한계에 다다랐지만 공손히 노인에게 신발을 신겨주었다. 그러자 노인은 "닷새 후에 여기 다시 나와!"라고 말했다. 장량이 "무슨 일이시기에…?"라고 물으려 하자, 노인은 "나오라면 나오지 뭔 말이 많아!!"라고 호통을 치고는 자리를 휭하니 떠났다.

닷새 후 장량이 다리로 갔더니 노인이 먼저 나와 있었다. 그러나 노인은 장량을 보자마자 "어른과 한 약속에 늦어?"하고 화를 내더니 또다시 닷새 후에 보자며 사라졌다. 장량은 다음 약속날이 다가오자 전날 다리에 나가 밤을 새우며 언제 나타날지 모르는 노인을 기다렸다. 새벽녘에 약속 장소에 나온 노인은 먼저 나와 있던 장량에게 '인내를 아는 쓸만한 인재'라고 칭찬하며 강태공이 주나라를 멸망시킨 비법을 기록한 「태공병법」을 건네주었다. 장량은 이 병서를 이용하여 초나라를 물리침으로써 그 이름을 후세에 남기게 되었다.

그로부터 약 천년 뒤, 송나라의 문장가 소동파는 자신의 저서인 「유후론」에서 장량의 인내심을 높이 평가하며 "군자는 남이 참지 못하는 것을 참고, 남이 용서하지 못하는 것을 용서한다. 남이 견디지 못하는 것을 견뎌야 남이 하지 못하는 것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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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_ 문진영(고양예고 3학년)
_ 내가 약간 수정함.


  독수리가 되고 싶다, 라고 엉뚱한 생각을 해보았다. 나는 한번도 뭐가 되고 싶다, 라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 심지어 또래 아이들이 한번쯤 막연히 꿈꿔보는 연예인이라는 것도 말이다. 선생님이나 어른들이 커서 뭘 하고 싶니, 라고 물으면 나는 한참을 머뭇거리다 '엄마'라고 대답했다. 그땐 모두들 웃고 넘겨버렸다. 물론 나종차도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하지만 고2 겨울방학을 흘려보개고 있는 지금, 남들보다 뛰어나게 할 수 있는 것이 없다는 것을 깨달으면서 나는 너무도 엉뚱하게 독수리가 되고 싶다, 라고 생각했다.
  나는 어릴 적부터 이것저것을 많이 배웠지만, 두 달을 넘긴 적이 없었다. 피아노를 처음 배울 때 도레미파솔을 치는 게 가장 쉽고 재밌듯 내가 배웠던 태권도나 기타도 그랬다. 기본 동작을 배우며 설레거나 아주 쉬운 것을 해냈을 때의 뿌듯함은 오래 가지 않았다. 점점 어려워지는 동작이나 멜로디에서 헤매다가 결국엔 학원을 끊어버리기 일쑤였다. 새로운 것을 배우거나 시작하는 것이 너무 쉬웠던 것만큼 포기하기도 쉬웠다. 그리고 장래 희망이 없다는 게 부끄러운 것인지도 몰랐다. 내가 특별히 무언가를 하지 않아도 학년은 올라갔고, 오히려 고학년이 된다는 것에 더 끌렸는지 모르겠다. 생각해 보면, 나는 최선을 다한 일이 하나도 없었다. 외워야 할 동작이 맣아지고 오선지에 띄엄띄엄 걸려있던 음표들이 빽빽해지면, 몇 번 해보지도 않고 덮어버렸다. 진도를 따라가지 못해 답답하고 손가락이 아프다는, 말도 안되는 이유에서였다. 그래도 해보겠다, 라는 의지가 없었고 모든 걸 금방 질려하는 스스로를 다스릴 수 없었던 것 같다.
  독수리가 되고 싶었지만 나는 실제로 독수리를 본 적이 없다. 텔레비전에 나오는 프로그램에서 본 게 전부였다. 절벽 끝 바위에서 산 아래를 내려다보는 날카로운 눈빛에 나는 빠졌다. 그러다 산 중턱에 사슴 몇 마리가 지나가면 빠르게 한 마리를 낚아채 산 아래로 떨어뜨린다. 그렇게 죽은 사슴을 다시 잡아 절벽에 있는 둥지로 돌아간다. 프로그램의 해설자는 독수리의 사냥법이 아주 기막히다고 말했다. 땅에서 다른 동물들이 호랑이나 사자 같은 맹수를 무서워하지만 어떻게 보면 동물의 왕은 독수리일 수도 있다고 했다. 자기 몸통의 두 배만한 날개를 펄럭이며 새들 중에 가장 높이 하늘을 나는 독수리가 나는, 부러웠다. 공부는 물론 어느 것 하나도 잘하는 게 없다고 좌절하던 나에게, 태어날 때부터 사냥에 유리한 발톱과 부리, 그리고 크고 힘센 날개를 가진 독수리가 부러울 수밖에.
  나는 그렇게 막연히 독수리를 부러워했다.
  어느날, 케이블 채널에서 불법으로 야생동물을 생포하는 사람들에 대한 프로그램을 봤다. …<중략>…

  "독수리는 하늘의 제왕이라 불릴 만큼 사납고 그만큼 힘이 세죠. 하지만 이렇게 강한 독수리가 되기까지 독수리는 죽을 고비를 넘깁니다. 그렇지만 사람들은 독수리의 강한 모습만 기억할 뿐 그 뒷면은 알지 못하죠.
  독수리는 나이가 들면 부리와 발톱이 구부러져 더이상 사냥을 할 수 없게 됩니다. 그 때에 이르면 독수리는 바위에 부리를 찧어 부스러뜨리고, 새로운 부리가 돋을 때까지 기다립니다. 약 150일 정도가 지나고 부리가 새로 돋으면 독수리는 자신의 깃털과 발톱을 뽑아 버리고, 다시 새롭게 태어나지요. 그렇게 힘든 시기를 보내야만 독수리는 강해질 수 ……."
  내레이션이 아주 점잖은 모솟리로 내 귀에 들어왔다. 독수리가 큰 눈을 껌벅이며 사냥감을 노리고 있는 장면이었다. 아주 날카로운 눈매를 가진 독수리의 눈이 왠지 모르게 쓸쓸하고 깊어 보였다.
  독수리가 되고 싶다. 그 어떤 것에도 최선을 다한 적이 없는 나에게, 조금만 힘들어지고 버겁게 느껴지면 금방 포기해 버리는 나에게 독수리는 아주 좋은 본보기이다. 독수리는 자신의 발톱과 부리가 구부러져 굶어 죽게 되어도, 부리를 바위에 찧으면서까지 살아가려는 의지를 보여줬다. 그런 반면 나는 항상 힘들고 부담스럽다고 툴툴거리기만 했다. 그러면서 다른 새들보다 더 높이 하늘을 나는 독수리처럼 최고가 되고 싶다고 말하기만 했다. 자신의 부리를 바위에 찧으며 느끼는 고통이나 인내를 겪어본 적도 없고, 더 높이 날기 위해 몇 번을 뒤뚱거려 보지도 않았으면서…….
  독수리처럼 살고 싶다. 툭, 하고 내게 던져진 것만 받아먹는 게 아니라 무언가를 열심히 해서 대가를 얻고 싶다. 독수리가 날기 위해 뒤뚱거리는 것처럼, 어려운 걸 틀려보기도 하고, 몸에 익숙치 않아 넘어져 보면서 배워 나가고 싶다. 한번에 높이 오르는 걸 바라기보다는 천천히 날개짓을 하며 좀더 높은 곳을 날고 있는 나를, 꿈꿔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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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으로 조금 읽고 있는데,
물론 책이 더 풍부하지만,
영화가 어떤 면에서 좀더 앞설 수도 있겠다.
(특히 조연을 그리는 데에서)
:
36> "겸손은 기본이고,
       그 눈망울 속에 배움의 열정이 있는 친구들이
       결국에는 성공하는 것을 나는, 수없이 보아 왔다."


62> 범인과 눈이 마주쳤을 때

74> 스타의 결혼

170> 유년의 방에서 내다 본 풍경

184> 사랑을 위해 몸을 던지다

190> 햄릿의 추락

195> 명동의 골목을 비추던 은성

207> "또 하나 잊을 수 없는 경험~"

211> 인무원려 난성대업(人無遠慮 難成大業)

218> 최불암과 최영한

240> 사례와 개런티
: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와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들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정음사,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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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안해
난 니가 싫어졌어 우리 이만 헤어져
다른 여자가 생겼어 너보다 훨씬 좋은
실망하지는 마 나 원래 이런 놈이니까
제발 더 이상 귀찮게 하지 마

Rap> 그래 이래야 했어 이래야만 했어 거짓말을 했어
내가 내가 결국 너를 울리고 말았어
하지만 내가 이래야만 나를 향한
너의 마음을 모두 정리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
내 맘을 내 결정을 어쩔 수 없음을
이렇게 하지 않으면 니가 날 떠나지 않을 것임을
알기에 너무나도 잘 알기에
어쩔 수 없어 널 속일게 미안해 널 울릴게

* 잘 가 (가지 마) 행복해 (떠나지 마)
나를 잊어 줘 잊고 살아가 줘 (나를 잊지 마)
나는 (그래 나는) 괜찮아 (아프잖아)
내 걱정은 하지 말고 떠나가 (제발 가지 마) *

왜 자꾸 날 따라 와 싫다고 했잖아
다른 여자가 생겼다고 몇 번 말했잖아
너 자꾸 이러면 나 이제 정말 화낼 거야
제발 너도 다른 사랑 찾아

Rap> 왜 자꾸 이러니 왜 자꾸 날 힘들게 하니
니가 자꾸 이러면 내가 널 떠나 보내기가 힘들잖니
내가 어디가 좋니 이렇게 매일 고생만 시키잖니
그리고 너 정도면 훨씬 좋은 남자 얼마든지
사귈 수 있잖니 (싫어 싫어)
정신 차려 바보야 정신 차려 제발
다시 한번 말하지만 나는 이제 니가 정말 싫어
그러니 제발 돌아가 제발 저리 가
난 니가 싫어 니가 정말 싫어

* ... * × 2

잘 가  행복해
나를 잊어줘 잊고 살아가줘 (나를 잊으면 안돼)
나는 (그래 나는) 괜찮아 (아프잖아)
내 걱정은 하지 말고 떠나가 -

 
                                                                                                                         

이별의 반어적 표현을 잘 드러낸 시...
김소월 <진달래꽃>과 같이 수업하며 비교하면 좋을 듯.
특히 (     )안 말의 기능.
<진달래꽃>에 (       )안 말 써넣기.
:

M

2009. 10. 1. 12:53
낙태가 너무나도 당연시되는 사회에서...
재상영하면 꽤 좋을 것 같은 드라마다.

M 

<나는 널 몰라>
 
                                _ 최윤실
                                (1994년 노래 입니다..)


내 영혼이 아파오네
세월은 고독을
고독은 침묵을
침묵은 미움을
기다리고 있는걸
모르고서 시간은
흘러갔네

침묵속에 쌓여서
아무말도 하고 있지 않네
들리지 않아
어둠속에 숨어서
아무것도 하고 있지 않네
보이지 않아
나는 널 몰라

내 아픔이 사라질까
사랑은 슬픔을
슬픔은 좌절을
좌절은 눈물을
기다리고 있는걸
모르고서 시간은
흘러갔네

침묵속에 쌓여서
아무말도 하고 있지 않네
들리지 않아
어둠속에 숨어서
아무것도 하고 있지 않네
보이지 않아
나는 널
* 몰라(네가 누군지
네가 무언지
네가 왜 나를
찾아왔는지) *

출처 : 가사집 http://gasazip.com/19894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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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하사탕

2009. 10. 1. 12:48
이 역시 말이 필요없는 영화.
하지만 기억되어야만 하는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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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
보기 좀 불편한 고문 장면이 많지만-_-
그래도, 대단한 영화다.
코미디와 잔혹과 역사와 리얼리즘을 동시에 소화한 영화.

지구를 지켜라!

개봉 2003년 04월 04일
감독 장준환
출연 신하균 , 황정민 , 백윤식 , 기주봉 , 이재용 , 이주혁
상영시간 117분
관람등급
장르 드라마 , 코미디
제작국가 한국
제작년도 2002년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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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패닉 - UFO.mp3
다운로드

(나레이션) 어느 날 밤 이상한 소리에 창을 열어 하늘을 보니
               수많은 달들이 하늘을 뒤덮고 있었다
               어느새 곁에 다가온 할머니가 내 손을 잡으며 속삭이듯 내게 말했다
               그들이 돌아왔다고

왜 모두 죽고 나면 사라지는 걸까
난 그게 너무 화가 났었어
남 몰래 그 누구를 몹시 미워 했었지
왜 오직 힘들게만 살아온 사람들
아무 것도 없는 끝에서
어딘가 끌려가듯 떠나는 걸까

살찐 돼지들과 거짓 놀음 밑에
단지 무릎 꿇어야 했던
피흘리며 떠난 잊혀져간 모두
다시 돌아와
이제 이 하늘을 가르리

짓밟고 서있던 그들 거꾸러뜨리고
처음으로 겁에 질린 눈물 흘리게 하고
취한 두 눈으로 서로 서로 서로의 목에
끝도 없는 밧줄을 엮게 만들었지
모두가 반길 수는 없겠지만
그 자신이 그 이유를 제일 잘 알겠지만
자 일어나
마지막 달빛으로 뛰어가 봐

날아 와 머리 위로 날아 와
검은 하늘을 환히 비추며 솟아
모두 데려갈 빛을 내리리
이제야 그 오랜 미움 분노 모두 다 높이
우리와 함께 날으리
저기 하늘 밖으로
:
모두들 잠든 새벽 세 시 나는 옥상에 올라갔죠
하얀색 십자가 붉은빛 십자가
우리 학교가 보여요
조용한 교정이 어두운 교실이
엄마 미안해요

아무도 내 곁에 있어주지 않았어요
아무런 잘못도 나는 하지 않았어요
왜 나를 미워하나요
난 매일 밤 무서운 꿈에 울어요
왜 나를 미워했나요
꿈에서도 난 달아날 수 없어요

사실은 난 더 살고 싶었어요
이제는 날 좀 내버려 두세요
사실은 난 더 살고 싶었어요
이제는 날 좀 내버려 두세요
사실은 난 더 살고 싶었어요
이제는 날 좀 내버려 두세요


모두들 잠든 새벽 세시 나는 옥상에 올라갔죠
하얀색 십자가 붉은빛 십자가
우리 학교가 보여요
내일 아침이면 아무도 다시는 나를.. 나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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