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이 ‘보‘를 낼 때 ’가위‘를 내라. 그것이 ’돈‘이다
월터 P. 크라이슬러 - 충동적으로 구매하라
어린 나이의 크라이슬러는 돈도 학력도 없었다. 아버지는 지방 철도회사의 기관사였고 형도 똑같이 철도회사에 근무하고 있었다. 크라이슬러도 고등학교를 졸업 후 자연스럽게 철도회사에 근무하게 되었다. 그것말고 달리 선택할 방도가 없었지만 정비공장의 일보다는 그래도 청소계 작업에 근무하는 것으로 만족하고 있었다. 이 크라이슬러가 훗날 빛나는 성공을 거둘 인물이 될 것이라 보여질 만한 구석은 단 하나도 없었다.
단 하나, 그가 다른 사람과 다른 점이 있었다면 그것은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기계광이었다는 점이다. 그는 기계에 대해선 무조건적일 정도로 열렬한 흥미를 갖고 있었다. 매일 정비공장에서 작업 중간마다 여러 종류의 기계를 살펴보고 만져보고 조립하는 일을 생각하며 커다란 희열에 사로잡히곤 할 정도였다. 이윽고 그는 청소계 일을 하면서 본격적으로 기계기사 공부를 시작하게 되었다. 혼신의 정열을 기울여 열심히 공부한 끝에 20세가 되었을 무렵에는 베테랑 기계기사가 무색해질 정도로 기술과 지식을 겸비하게 되었다. 그는 엔지니어로서의 능력을 무기삼아 미국 중서부를 종횡무진하다시피 하며 각지의 철도회사에서 기사장과 공장의 총감독으로 맹활약하게 되었다. 그러한 와중에 그는 기계에 대한 순수한 흥미를 느끼는 것 외에 기계를 통한 수송에도 남다른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그는 현장의 작업 속에서 기계를 이용한 운송업의 전망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었다.
어느 날 그는 운명적인 만남을 갖는다. 시카고 모터쇼에서 ‘로코모빌(1899년 제작된 증기자동차)’이라 이름 붙여진 꿈의 자동차가 그의 눈길을 사로잡은 것이다. 크라이슬러는 뒷날 이때의 감회를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나 자신도 모르게 그 차에 사로잡혀 버렸습니다. 4일간 내내 자동차쇼가 벌어진 현장을 떠날 수 없었을 정도였으니까요.”
자동차를 자기 손으로 직접 만들어보고 싶은 순수한 호기심이 그의 몸과 마음에 소용돌이친 것이다. 더구나 당시의 자동차는 아무나 가질 수 없는 고가품일 때였다. 더구나 모터쇼에 출시된 ‘로코모빌’은 최신 고급차였기 때문에 그는 끙끙거리며 고민에 고민을 거듭한 결과 마침내 결심을 굳히고 은행에서 자그마치 5천 달러나 되는 거금을 빌려다 그 자리에서 자동차를 구입했다. 그리고 열차에 올라타고 집으로 돌아왔다.
보통 사람 같으면 고가의 차를 구입한 뒤에는 반드시 드라이브 삼매로 나날을 보내기 쉽지만 크라이슬러는 만들어보고 싶은 마니아답게 자기 신념에 충실한 인물이었다. 그는 로코모빌을 단 한번도 운전해보지 않고 가져온 그대로 분해했다 다시 조립했다. 그 과정이 끝나고 나서야 한번 시승을 해보았고 시가지를 한 바퀴 주행해본 다음, 다시 분해했다가 재차 조립했다. 이렇게 분해-조립 과정을 수차례 반복했던 것은 로코모빌을 하나의 교과서로 삼아서 철저하게 연구했기 때문이다. 그러한 그를 보면서 친구들은 “저 친구 머리가 좀 어떻게 된 거 아냐?”라고 조롱할 정도였다. 그러나 이러한 행위가 훗날 미 자동차업계 빅3의 하나로 군림할 크라이슬러사 창업의 소중한 밑거름이 되었던 것이다.
그가 거액의 빌린 돈을 갖고 로코모빌을 충동 구매했을 당시, 그의 내면에는 창업의 힌트 같은 것도 없었고 최신의 수송수단에 투자해보겠다는 생각 같은 것도 없었다. 그는 구매 당시 참을 수 없이 좋아하는 것을 만났을 때의 짜릿한 ‘흥분‘만을 느꼈을 뿐이라고 했다. 뒷날 크라이슬러는 “당신의 성공 비결은 무엇입니까?”라는 질문에 다음과 같이 답하고 있다.
“성공의 비결은 ‘열성’이라기보단 ‘흥분(exciting)’이라고 봅니다. 나는 사람이 흥분하는 것을 볼 때 가장 좋아요. 사람은 흥분했을 때 인생을 성공시킬 수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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