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집에 강도가 들어 왔습니다. ‘손 들엇!’하며 칼을 들이댔습니다. 주인은 한 팔만을 번쩍 들었습니다. 강도는 ‘두 손 다 들엇!’하고 다시 소리쳤습니다. 집주인은 이마를 찌푸리면서, ‘왼쪽 어깨에 신경통이 있어서 팔을 들 수 없소’ 하고 말했습니다.
‘신경통이요? 사실은 나도 신경통이 있는데....’하면서 강도의 음성이 누그려졌습니다. 그리고 강도가 증상을 묻습니다. 그래서 강도와 주인은 서로 자기의 증세나 치료 방법과  신경통이 주는 고통을 주고받으면서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습니다. 그러는 동안에 부인은 차를 끓여오고 해서 아닌 밤중에 다정한 파티가 되고 말았습니다. 이 이야기는 오 헨리의 단편소설 <강도와 신경통>의 줄거리입니다.

작가는 이 작품 속에서 인간관계의 한 단면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사로가 고통을 나누고 서로의 약점을 나눌 때 강도는 어느새 강도가 아니었습니다. 집주인도 공포에서 해방되었습니다. 허물없는 사이가 되는 것은 이미 서로의 허물을 나누었기 때문입니다. 서로 자랑하는 친구는 오래 가지 못합니다. 그러나 서로 짐을 함께 져주는 친구는 정말 친구가 될 수 있습니다.

영어에 communication 이란 단어를 기억할 것입니다.(우리말로 교통, 통신 등으로 번역되지만 근래에는 ‘인간의 관계’를 표시하는 넓은 뜻으로 교육, 문화영역에 많이 사용되고 있고, 정치에서도 요즘 ‘소통’이란 말로 많이 사용되고 있다. 커뮤니케이션이란 말은 라틴어의 Munus 에다가 Com이란 접두사를 붙인 것입니다.) 라틴어(Commnunus)로는‘선물을 서로 나눈다’ ‘짐을 서로 진다’ ‘책임을 함께 진다’라는 뜻이 있습니다. 어떻게 하면 가족 사이에, 이웃사이에, 교우들 사이에, 그룹 사이에 커뮤니케이션이 잘 이루어질까요? 그것은‘짐을 서로 지고 사랑을 서로 나누면서’ 성경 말씀대로 ‘서로 종노릇하는 데’에 그 비결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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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봉★샘과 닿고싶다면... by 까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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