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여대병설 미디어고등학교   
서울시 중랑구 망우동 위치, 미디어특성화 고등학교, 인터넷, 영상미디어 등 수업 안내.
http://www.ewhamedia.hs.kr/
02-2209-0146 |서울특별시 중랑구 망우1동 220


은평웹미디어고등학교 
서울특별시 은평구 진관외동 위치.
http://eunpyeong.cschool.net/

한강미디어고등학교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양평동4가 위치.
http://www.hangang-ech.hs.kr/


예산정보미디어고등학교  
충청남도 예산군 예산읍 위치.
http://www.ygc.hs.kr/

상일미디어고등학교  
서울특별시 강동구 상일동 위치, 특성화고등학교 소개.
http://www.sangilmedia.hs.kr/


선린인터넷고등학교 멀티미디어과
서울특별시 용산구 청파동 위치.
http://www.sunrint.hs.kr/wiz/wizard/frames/server_index.htm ...


한국디지털미디어고등학교   
경기도 안산시 와동 위치.
http://www.dimigo.hs.kr/
031-439-5578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와동 산27-1

여우사이 
한국디지털미디어고등학교 방송국, 방송일지, 사연, 신청곡, 다시듣기 등 제공.
http://cast.dimigo.kr/

:
어제, 구운중학교 수학멘토링 2학년 5반 아이들과 수업하면서 느낀 것



  그 다양하고 자유로운 아이들을, 5명만 모여도 서로 다른 흐름과 성향을 지니는 아이들을, 40명을 모아서 일률적인 시공간 안에 가두어둔다는 것만으로도,
이미 학교는 아이들에게 충분히 미안해해야 한다.

  그 미안함을 잊지 말자. 학교에서 가능한 변환 프로그램을 최대한 마련해야 한다. 틈새를 뚫어야 한다.
:

_ 2002년 6월 7일 금요일, 22시 34분 지음

서초동 향나무

                                                       水鳳異

   

서초동
아침 10시. 도시의 소음이 응고되어 뿌옅게 가라앉은 도로.
서울의 혈관은 딱딱한 아스팔트 덩어리다.

향나무
문득 늘어선 가로수 사이에
낮게 웅크리고 있는 비석
누군가의 앞에서 무겁게 변명하고 있다.

약 860여년 된 이 나무는
나무는 시간 속에 홀로 서 있다.
오랜 세월 허옇게 센 껍질
까칠한 표면 속에 비밀스런 물관은
오늘 아침 첫 이슬을 머금고 있다.

높이 15.5m로 서울 시내에서
하지만 나무는 홀로만 우뚝하지 않는다.
곁에 있는 수십 년 된 어린 나무와
수백 년을 짊어진 이 나무는
같은 키다. 너는 속으로 나이테를
단단히 새겨 갈 뿐이다.

가장 크고 오래된 향나무로
허나 나무의 겸양의 香은
‘가장’이라는 수식어 하나로 가장되고
인간들의 퇴화되어 버린 후각은
어설픈 시각으로 마모된 표지판 글자만을 볼 수 있을 뿐

서울시 지정 보호수임
수백 년을 홀로 이겨내 온 네 생명력은
한순간에 보호 대상이 된다.
전시물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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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찰은 공장 앞에서 데모를 하였다>

언제부터인가 우리의 노동은 인질로 잡혀갔다
납치범들은 총칼로 인질을 위협하며 / 흥정을 하는데 써먹었다
그러다가 납치범들은 더 큰 마피아 / 소굴의 나라에 통째 납치되었다

그래서 우리는 항상 / 두 번씩 빼앗겼다
노동법도 빼앗겼다 / 노동삼권도 빼앗겼다
깃발도 빼앗겼다 / 함성도 빼앗겼다
그래서 우리는 이미 종이 되었다 / 그래서 납치범들은 주인을 자처했다  

거리마다 여전히 4월의 피는 흐르고 / 거리마다 여전히 5월의 흰 뼈들은 굴렀다
6월의 거리를 소나기로 퍼부으며 / 우리는 납치범들을 몰아내고자 했다
우리는 빼앗긴 것을 돌려받기 위해 싸웠다

경찰은 데모를 하였다
납치범들의 졸개인 경찰은 무장을 하고 / 주인 앞에 몰려와서 데모를 하였다
최루탄을 쏘고 군화발로 짓이기며 / 과격시위를 하였다
쇠몽둥이를 들고 곤봉을 휘두르며 / 극렬시위를 하였다
공장 앞에 몰려와 / 극렬하게 데모를 하였다

노동자들은 진압에 나섰다
저들의 살상 무기를 막자고 / 지게차가 나섰다 포크레인이 나섰다
깃발을 들고 함성으로 나섰다 / 주인인 노동자들은 피흘리며 진압에 나섰다



만국의 노동자여


무슨 밥을 먹는가가 문제다
우리는 밥에 따라 나뉘었다
그 밥에 따라 양심이 나뉘고
윤리가 나뉘고 도덕이 나뉘고
또 민족이 서로 나뉘고

그래서 밥이 의식을 만든다는 것은
뇌의 생체학적 현상이 아니라
사회적이고 인류적이고
그래서 밥은 계급적이고  

밥의 나뉨은 또 식품문화적 구별도
영양학적 구별도 아니고
보편의 언어요 이념이요 과학이요 인식이다  

노동자의 가슴에
노동자의 피가 흐르는 것은
밥이 다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호남과 영남은
밥에 따라 다시 나누어야 한다
그래서, 아메리카 아프리카 아시아도
종교가 아니라 국가가 아니라
밥에 따라 다시 나누어야 한다
그래서, 동서의 분단 남북의 갈라섬도
밥에 따라 다시 분단시켜야 한다

피땀 어린 고귀한 생산자의 밥의 나라냐
착취와 폭력의 수탈자의 밥의 나라냐

그대들의 무슨 밥을 먹는가
게으른 역사의 바퀴를 서둘러
움직일 수 있는 사람은 오직
지상의 모든 노동자들이여
형제들이여!


풀씨 하나

이렇게 작은 풀씨 하나가
내 손에 들려 있다
이 쬐그만 풀씨는 어디서 왔나

무성하던 잎을 비우고
환하던 꽃을 비우고
마침내 자신의 몸 하나
마저 비워버리고
이것은 씨앗이 아니라
작은 구멍이다

이 텅빈 구멍 하나에서
어느날 빅뱅이 시작된다
150억년 전과 꼭같이
꽃은 스스로 비운 곳에서 핀다

이렇게 작은 구멍을 들여다 본다
하늘이 비치고
수만리 굽이진 강물소리 들리고
내 손에 내가 들려 있다.  

:
_ 2002.7.21 지음


일상에서의 운동

                                                                - 박노자 『당신들의 대한민국』을 읽고

  방금 서점에서 당신들의 대한민국을 끝내고 왔다. 다리 아프다…….

  이 책에는 대학, 민족주의, 인종주의 등에 대해 잘 비판해놓고 있었다. 특히 대학 내부에서의 권력 문제를 읽으면서 정말 권력에 의한 착취는 어디에나 다 있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이건 고칠 수 없는 것 아닐까 하는 생각도 했다.

  특히 많은 생각을 한 부분이 민족주의에 대한 부분이었다. 박노자가 돈 잘 벌고 어쩌고 하며 표현한 작가의 책을 나오는 족족 사읽던 학창시절을 겪은 나였기에 얼마 전까지만 해도 감정적 민족주의자 또 국수주의자였다. 물론 작년 말에 그 생각을 바꾸기는 했지만. 특히 윤관의 여진 정벌을 말하면서 그에 짓밟힌 소위 오랑캐들의 삶을 생각하자는 대목에서는 진짜로 뜨끔했다. 아직까지도 광개토대왕 하면 열광하던 나였으니…….
  민족주의를 넘어서는 것. 그건 어쩌면 우리나라에 정말 필요한 것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박노자가 도대체 어떤 사람일까 라는 생각도 했다. 그는 러시아에서 사회주의를 겪었다. 우리나라와는 어떤 면에서 같고, 어떤 면에서 다른 사회를 겪은 박노자다. 우리나라 밖에 있었기 때문에, 그는 우리나라의 문제를 더 직시할 수 있었지 않을까. 그리고 우리나라 밖에 있었기 때문에, 그만큼 더 구애받지 않고 비판을 할 수 있었지 않을까. 특히 우리나라 언어습관에 대한 비판에서, 나는 이 글은 우리나라 사람은 못 쓸 글이겠다는 생각도 했다.

  그리고 박노자는 일상에서 운동을 하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그 조교사건(?)을 겪고 그가 그날 밤에 했다는 생각―사회주의자라면 그런 행동에 대해 그 때 바로 문제제기를 했어야 했다라는―은 내게 일상에서의 투쟁이라는 것을 가르쳐 주었다. 과연 나는 얼마나 나 자신의 일상에서 운동을 하고 있는가. 갑자기 부끄러워진다.

  가장 기억에 남는 말은, 어떤 일이든 이면을 생각하라는 구절이었다. 한쪽이 승리하면 패배하는 쪽도 분명히 있다는 것을 생각하라는 말. 어쩌면 너무나도 이상적일 수도 있는 생각이지만, 분명히 옳은 생각이다. 그리고 내가 추구하는 생각이기도 하다.

  이 책에 대해서 뭐라고 감상을 체계적으로 말하지는 못하겠다. 그냥 산발적으로 내 생각을 그대로 썼다.
 
미진한 글이나마 솔직함으로 포장하면서 글을 매듭짓는다.

:

저 초라한 지붕 그 아래
작지만 느꺼운 꿈 하나
아무렇지 않은 듯
자라는 작은 꿈 하나

짐짝처럼 부려진 채로
삶이 통째로 흔들리는 전철에도
잊어서는 안 되지 사람이 살아간다

그 작고 약한 꿈들에게 노래여
그 선한 많은 사람들에게 노래여
타다 남은 잃어버린
도시에도 노래여

노래여 날아가라
우리 생명의 힘을 실어
깊은 겨울잠을 깨어
노래여 날아가라
노래여 날아가라
사람이 사람으로 사는 땅
평화의 바람으로
노래여 날아가라



그 작고 약한 꿈들에게 노래여
그 선한 많은 사람들에게 노래여
타다 남은 잃어버린
도시에도 노래여

노래여 날아가라
우리 생명의 힘을 실어
깊은 겨울잠을 깨어
노래여 날아가라

노래여 날아가라
사람이 사람으로 사는 땅
평화의 바람으로
노래여 날아가라

미처 이루지 못한
사랑을 노래여
이 온 마음을 다해
불러야 할 노래여
잃어버린 양심의
소리를 찾아 노래여
노래여 청춘의 힘을 다해
노래여 날아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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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거 교생 때 서울사대부여중 학생들이
합창대회에서 부른 노래...
(물론 이 노래는 애들이 직접 부른 게 아니라, 원곡 파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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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생의 일할을
나는 학교에서 배웠지

세월이 흘러
모든 것들이 변해가도
내 마음 속 깊은 곳에
지워지지 않는 추억들
한참을 뛰어가다
돌아볼 때 어김없이
내 머릿 속을 뒤집어 놓는
아픔 속의 기억들

내게 상처가 된 당신의 거짓말
이유도 모른 채 맞아야 했던 지난 날
그럼에도 존경받기를
원하셨던 그 모습에
내가 배운 것은
보잘 것도 없는 일 할
매 맞고 침묵하는 법과
타인과 날 끊임없이 비교해대는 법
시기와 질투를 키우는 법과
경멸하는 자를 짐짓 존경하는 법까지

나의 추억을
되돌려 놔 줘 uh
산산히 부서져 버린 꿈들과 yo
닫혀진 내 입과 억눌린 감정과
네게 짓밟혀 숨어버린
웃음까지 모두 다

내 외침이라도 들어 줘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이것 뿐인걸 uh
억눌렸던 모든 것들을
토해 저 위 하늘 향해
끝까지 난 외쳐 볼꺼야 uh



부푼 꿈 가슴 안고
첫발을 내딛을 때
누구나가 그렇듯이
설레임에 가득 찼지
온가족 함께 나와
모두 내 주윌 감싸
넌 잘 할 수 있을 거라
내 어깨를 살짝 두드렸지

하지만 첫날부터
악몽은 바로 시작됐지
하늘 날던 꿈들은
땅속 끝으로 곧바로 추락했지
약자의 비굴함과
강자의 오만방자
아직 어린 난 그곳에서
악랄한 사회를 경험했지

내 인생의 책속 찢지 못한 페이지
내맘 깊은 곳 잊지 못할 그때지
담장 밖이 내게 준건 내 전부의 구할
담장 안 내가 받은것은 남은 일할
수많은 악칙과 악법
연필보단 주먹
동료가 되기 전에는 적
그 중에서 내가 살아가는데 도움된 건
내가 가진 상상력을
이 많은 법들 앞에 굴복 시키는 것

나의 추억을 되돌려 놔줘 uh
산산히 부서져 버린 꿈들과 yo
닫혀진 내 입과 억눌린 감정과
네게 짓밟혀 숨어 버린 웃음까지 모두 다
내 외침이라도 들어줘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이것 뿐인걸 uh
억눌렀던 모든 것들을 토해
저 위 하늘 향해
끝까지 난 외쳐 볼꺼야 uh

(나레이션)
인생의 일할을
나는 학교에서 배웠지
아마 그랬을 거야
매 맞고 침묵하는 법과
시기와 질투를 키우는 법
그리고 타인과 나를
끊임없이 비교하는 법과
경멸하는 자를 짐짓 존경하는 법
그 중에서 내가 살아가는 데
가장 도움을 준 것은
그런 많은 법들 앞에
내 상상력을
최대한
굴복시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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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직 오지 않은
좋은 세상에 절망할 때
우리 속에 이미 와 있는
좋은 삶들을 봐

아직 이루지 못한 꿈으로
세상 힘겨울 때
우리 속에 이루어 놓은
작은 기쁨들을 봐

안개 속에 가려진 외딴 길처럼
겨울 속에 들어찬 햇봄처럼
우리 곁에 이미 와 있는
미래를 봐

저 아득하고 먼
아직과 이미 사이를
내가 먼저 좋은 세상
이루어내는
우리 닮고 싶은 사람
푸른 희망의 사랑이



안개 속에 가려진 외딴 길처럼
겨울 속에 들어찬 햇봄처럼
우리 곁에 이미 와 있는
미래를 봐

저 아득하고 먼
아직과 이미 사이를
내가 먼저 좋은 세상
이루어내는
우리 닮고 싶은 사람
푸른 희망의 사람이
(반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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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정치마 <Antifreeze>


우린 오래 전부터
어쩔 수 없는 거였어
우주 속을 홀로 떠돌며
많이 외로워하다가
어느 순간 태양과 달이
겹치게 될 때면
모든 것을 이해할 수 있을 거야

하늘에선 비만 내렸어
뼛속까지 다 젖었어
얼마 있다 비가 그쳤어
대신 눈이 내리더니
영화서도 볼 수 없던
눈보라가 불 때
너는 내가 처음 봤던 눈동자야

낯 익은 거리들이
거울처럼 반짝여도
니가 건네주는 커피 위에
살얼음이 떠도

우리 둘은 얼어붙지 않을 거야
바다 속의 모래까지 녹일 거야
춤을 추며 절망이랑 싸울 거야
얼어붙은 아스팔트 도시 위로

숨이 막힐 것 같이
차가웠던 공기 속에
너의 체온이
내게 스며들어 오고있어

우리 둘은 얼어붙지 않을 거야
바다속의 모래까지 녹일 거야
춤을추며 절망이랑 싸울 거야
얼어붙은 아스팔트 도시 위로

너와 나의 세대가
마지막이면 어떡해
또 다른 빙하기가
찾아오면은 어떡해

긴 세월에 변하지 않을
그런 사랑은 없겠지만
그 사랑을 기다려 줄
그런 사람을 찾는 거야

:

 

_ 2006.11.12 10:57

이 詩들을 버릴 수 있지만 나는 이 땅을 버릴 수 없다.


이 詩들을 버릴 수 있지만 나는 이웃들과 이웃들의 살결, 이웃들의 언어와 사랑과 한숨, 그리고 눈물을 버릴 수 없다.


이 詩들을 버릴지라도 우리들이 빼앗긴 自由는 되찾아야 한다.


목숨 따위야 잡초처럼 살아날 수 있지만 자유는 귀한 것, 이 詩들을 버릴지라도 자유는 버릴 수 없다.



- 양성우, <겨울 공화국> 서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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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럼에도 불구하고'의 정신과 반대쪽에 위치하고 있는 것이
'종교의 자유가 있는 건 인정한다'그러나 거기에는 이러저러한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는
식의 '인정한다,그러나'의 정신입니다.

우리가 지금까지 배워온 헌법해석은 대부분 '인정한다,그러나'쪽에 가깝습니다.
기본권에 대해서는 온통 공자님 말씀같은 좋은 말로 한페이지를 장식하고
막상 구체적 사례에 들어가면 왜 그 권리가 제한될 수 밖에 없는지 설명하는데 10페이지를 할애한 법률책들이 다 여기에 속합니다.

똑같은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둘은 전혀 다릅니다.

헌법을 이해하는 열쇠말은'인정한다,그러나'가 아니라
'그럼에도 불구하고'라는게 제 생각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의 정신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
헌법은 '그림의 떡' 또는 '잘 포장된 한 장의 종이쪽지'에 지나지 않게 됩니다.
권력자들은 누구나 그때그때 필요에 따라 '인정한다,그러나'의 논리를 들이대며
자기 눈에 거슬리는것을 마음대로 제한하려고 합니다.
그것을 막지 못하면 이미 헌법이 아닌것이지요.

상당한 위험에도 불구하고 헌법정신은 종교의 자유를 기본권의 하나로 받아들였습니다.
위험을 감수할 만한 장점이 있기 때문입니다.

해석권한을 독점함으로써 권력을 유지하고자하는 사제 계층에 관해서는 이미 한 번 언급하였습니다만,
종교의 자유를 인정한 정신은 그 반대지점에 위치한 것입니다.

평신도들에게도 성경을 읽고 해석한 권리를 인정한 개신교의 종교개혁정신과 일맥상통하는 것이죠.
이단종파를 막고 교리의 통일성을 유지하기 위한 가장 안전한 방법은 최고 기관에서 성경 해석권을 독점하고 다른 평신도들은 모두 그 해석을 따르도록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교리에 어긋나면 모두 처벌하면 됩니다.

그러나 개신교는 그런 손쉬운 방법 대신 평신도 모두에게 성경을 읽고 해석할 권리를 인정함으로써 사제계급의 특권을 부인하는 방식을 선택했습니다.(물론 우리나라 개신교 목사들은 가톨릭 신부들 이상으로 성경해석을 독점하고 있습니다.
요즘의 가톨릭은 교리문제에서도 개신교보다 개방적 입장을 보여줄때가 많지요)
당장은 혼란스러워 보이지만,신이 인간에게 부여한 '자유의지'를 실현하는 진리의 길이 바로 평신도 성경 해석권 인정에 있다고 확신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저는 이게 올바른 선택이었다고 믿습니다.


종교의 자유도 똑같습니다.
다소의 위험이 있더라도 각자가 자신의 진리를 찾아갈 수 있는 길을 열어놓은 것입니다.
따라서 이런 위대한 정신을 일반적인 법률유보조항 하나로 한 방에 날리려고(무시하려고)하는 것은 헌법의 기초를 흔드는 위험한 시도가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는,종교의 자유를 '내면적 신앙'과 '외적활동'으로 구분하고,
외적활동에 대해서는 실정법과 충돌할 경우 얼마든지 제한할 수 있다고 해석하는 헌법학자들의 일반적 주장에 의문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런 주장에서는 전형적인 '인정한다,그러나'의 정신만 발견할 수 있을뿐
도무지 '그럼에도 불구하고'라는 고민의 흔적을 찾아볼 수 없습니다.
어차피 규제가 불가능한 내면적 신앙은 따로 종교의 자유를 인정하지 않더라도 별로 침해받을 일이 없는 것입니다.

종교의 자유는 그것이 어떤 형태로든 표현되었을때 비로소 의미를 갖게 됩니다.
그런데도 외적인 종교활동과 실정법이 충돌하면 무조건 실정법의 손을 들어주는 태도를 택하는것은 사실상 종교의 자유를 인정하지 않는것과 다를 바 없습니다.

이런 손쉬운 해석의 길을 선택한 덕분에 우리 헌정사에는 종교의 자유와 실정법이 충돌한 경우를 거의 찾아보기 힘듭니다.
충돌이 있었다 하더라도 늘 일방적으로 실정법이 승리하게 되어 있었기 때문에 도전 자체가 무모한 일이었던 것입니다.

종교란 그지없는 맹목입니다.
너무나 비이성적인 것이어서 비종교인들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것입니다.

종교의 자유는 자기 눈으로 볼때 확실히 이상해 보이는 행동이지만, 헌법이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기 때문에,'그럼에도 불구하고'그 이상한 행동을 관용한다는 것입니다.
이상해 보이지 않는 행동에 대해서 관용한다는 것은 이미 관용이 아니지요.
설사 종교의 자유에 일정한 제한을 가한다 하더라도 그 제한이 기본권의 본질을 침해하는 것이어서는 안됩니다." 1)


사상의 자유라는것은 그 사회구성원 대부분이 터무니없다고 생각하는것 까지도 말하고 표현할 수 있는 자유까지를 의미한다.
그렇지 않다면 사상의 자유는 아무 의미가 없다.
왜냐하면 그것은 언제나 다수파의 자유니까. -버나드 쇼


<중략>


1)인용은 김두식 저 [헌법의 풍경] 교양인 간.
2)인용은 마루야마 마사오의 저서 [현대정치의 사상과 행동],한길사.,김석근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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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든 건 바로 그…… 총소리…… 총소리가 문제였어요…… 그 총소리만 나지 않았어도…… 그 총소리가…… 울려퍼지고 잠시 동안 침묵이 흐를 때 제 머릿속에 무엇이 지나갔는지 아세요? (중략) 독침을 갖고 다니는 간첩, 괴물 모양을 한 김일성의 얼굴…… 그런 영상이…… 내 머릿속에 이런 영상들을 쑤셔막은 거예요…… 그 총소리가 울리면 그런 영상들은 유령처럼 되살아나고…… 나에게 총을 뽑게 하는 거죠…… 마치 우리 마음 어디엔가 스위치가 있는 것처럼…… 그런 총소리가 울리면 손전등 불빛을 본 마루처럼 미친 듯이 서로를 물어뜯도록 되어 있는 거예요…….

(중략)

무언가를 머릿속에, 마음속에 쑤셔박아 놓고 어딘가를 건드리면 터지도록 누가 설계해 놓은 것일까…….

- 박상연, 「DMZ」(공동경비구역 JSA의 원작 소설), 248~249.
 
김수혁(영화 중 이병헌)의 말.



지금도... 우리 머릿속, 마음속에는 스위치가 있다.

전교조 / 집회 / 투쟁 / XX녀 / ......


다만 달라진 건, 자기 스스로 스위치를 만들고 있다는 것.


<아이들과 다룰 내용>
1. 소설과 영화 비교하기
- 인물 묘사의 차이 : 만약 소설 묘사 대로 인물을 캐스팅한다면, 어떤 배우/학생?
- 선택과 배제, 변환된 사건과 그 이유
- 중립국 장교가 남성에서 여성으로 변한 것의 의미
- 소설의 장점, 영화의 장점

2. '호명하기'의 관점에서 비평하기 : '형제'와 '적/동무'
- "형이라고 불러도 되죠?"
- "동무...(머뭇거리다 다시) 형!!"
- "쟈들은 적이야 적!"
- "형이고 뭐고 다 필요없어. 우린 결국 적이야."
:
이 노래는
참 찾기 힘들고 가사도 거의 없다...

                                                                                                                                


아이들의 마음은
하늘빛 꿈으로만 가득하진 않아요
어른들의 욕심이
자꾸만 병들게 하는 걸요

어른들은 우리에게 말해요
아직은 때가 일러 바라보기만 하라고
어른들이 만들어준
이 공간에나 충실하라고

뭐라 말하려 해도
하얀 입김만 서려
이 거리는 더욱더
뚜렷해지기만 하는데

혼자만을 위해 주저앉지 말고
우리 함께 이 공간을 넘어

메마른 어린 가슴에도
새벽별이 숨쉬게 하자



혼자만을 위해 주저앉지 말고
우리 함께 이 공간을 넘어

메마른 어린 가슴에도
새벽별이 숨쉬게 하자

:

출처 : 서울대 국어과 §문학학회§
작성자 : 홍수봉
작성일 : 2004.03.15



생각보다는 짧았다.
집에서 틈틈이 읽고, 지하철에서 짬내서 읽고, 길 걸으면서 정신없이 읽은 지난 한 달...

「태백산맥」은 끝으로 갈수록 무거워지는 소설이다.
특히 10권의 마지막을 읽고...이대로 덮으면 소설의 무게에 심장이 터져버릴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글로 토해 놓지 않으면 잠을 이루지 못할 거 같은 압박감.

그들의 간절했던 바람, 그들이 싸울 수 밖에 없었던 이유, 단지 살기 위해 죽어야 했던 사람들...
살기 위해 죽어야 했던 사람들.....
나는 아직도 혁명을 위해 죽을 수 있는 사람들을 완전히 이해하지 못한다. 역사 투쟁을 위해 죽겠다는 결의를 받아들일 수 없다. 그렇지만, 생존을 위해 죽겠다는 사람들인데...

나는 솔직히 「태백산맥」에서 염상진이나 김범우같은 투쟁하는 영웅들 보다는, 이름 없이 무수히 죽어간, 또는 빨치산으로 나서지는 못했지만 그들을 안타까워하며 살아갈 수 밖에 없었던 사람들이 더 가슴아팠다. 그래서 한장수 노인이 마지막에 한 말이 더 가슴에 와닿는지도 모른다. 사람들은 죽어가고, 또 자라나고, 또 살아가고, 또 죽어가고.... 그들의 무게가 내 위에 보이지 않게 쌓여 있는 것 같다. 어쩌면 내 생명은 나만의 것이 아닌지도 모른다. 그래서 그들도 기쁘게(!) 죽을 수 있지 않았을까...하대치가 자신의 이름을 손자에게 물려주겠다고 한 것도 그런 의미이지 않을까. 한 세대를 가지만, 또다른 세대가 그들을 이어서 투쟁할 것이다...는 믿음.


오늘은 쉽게 잠을 못 이룰 것 같다.
내일 일찍 일어나야 하는데..웅.ㅠ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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