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끼 발가락의 존재는 아파야 느낄 수 있다.
화장실 타일의 모양은 깨져 봐야 관심이 간다.

아프고
깨지고
망가지는 건
스스로를 망가뜨리는 건

관심을 가져 달라는 외침이다. 비명이다.


그런데..
무감각하다면? 못 듣는다면?

우리는 과연 충분히
민감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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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번만 더 얘기해 주세요
너무나도 설레는 꿈같은 얘기들
공부는 내일 더 잘할께요
언제나 들어도
처음 같은 첫사랑
나도 하고 싶어요
지금 우리 마음이
꼭 그렇잖아요 얘기해 주세요

밖에 나가요
넓은 상상만으로
모든 걸 볼 수 있게
뛰어 나가요
웃는 저 하늘과
열린 내 마음까지도

책 속엔 없는 것도 많아요
선생님 사랑도 친구들의 우정도
공식대로 풀 순 없는 거죠
단어처럼 외워서 무슨 기계처럼
계속은 더 안되요
조금만 쉬게 해요
지금 우리 맘이
너무 힘들잖아요

책을 덮어요
넓은 상상만으로
모든 걸 볼 수 있게
뛰어 나가요
웃는 저 하늘과
열린 내 마음이 먼저
밖에 나가요
넓은 상상만으로
모든 걸 볼 수 있게
뛰어 나가요
웃는 저 하늘과
열린 내 마음까지

나만의 세상이 또 있어요
누구도 알 수 없는
모두가 똑같은 높이로
자유롭게 날아가

*   *
:
-기계처럼 같은 생활 의미없이 따라 갔어 그래 그랬었었어
-공장에서 만들어낸 인형하고 똑같다지
-누가 조금 다르다면 외면하고 무시하지
유행이란 이름으로 남들 눈을 의식하지
눈치 보며 살게 됐어 그래 그랬었었어
같은 생각하며 살기엔 내 인생이 너무 아깝다고 생각했어
조금 튀게 난 살아갈 거야 그 누가 뭐라 한다고 해도 Yeah~!

어떻게 보면 내가 문제아로 생각되겠지만 그렇대도 나만의 생각이 필요한 거야
나를 이해할 수가 없다고 해도 그런 것쯤 신경 안 쓸거야
변하고 있는 지금 세상에는 나같은 사람도 필요해
눈치보는 시간 사이 내 모습은 이미 없어
그건 정말 아니었어 그래 그랬었었어
나도 그런 생각이라면 내 인생이 너무 가치 없다 생각했어
조금 달리 난 살아갈거야 쉽지는 않은 일이겠지만

소중한 건 나 자신이야 남이 중요한게 아냐
탓한다고 다가 아냐 잘못된 건 생각인걸

어떻게 보면 내가 문제아로 생각되겠지만
그렇대도 나만의 생각이 필요한 거야
나를 이해할 수가 없다고 해도 그런 것쯤 신경 안 쓸거야
변하고 있는 지금 세상에는 나 같은 사람도 필요해

아직도 어떻게 보면 내가 문제아로 생각되겠지만
그렇대도 나만의 생각이 필요한 거야
나를 이해할 수가 없다고 해도 그런 것쯤 신경 안 쓸거야
변하고 있는 지금 세상에는 나 같은 사람도 필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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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컵에 양파를 담아라.
양파는 세 개를 담아라. 각각 다른 물컵에.

매일 아침, 하나에는 '사랑해.'라고 말하라.
               하나에는 '미워!'라고 말하라.
               하나에는 아무 말도 하지 말라.



자, 어떤 양파가 가장 안 자랄까?

바로 아무 말도 듣지 못한 양파다.



미움보다 무서운 게 하나 있다.
바로
무관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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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상상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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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는 천식을 이기기 위해 수영을 시작했다.
조개의 상처가 진주가 되고,
가시 나무에서 장미가 핀다.
:
일본의 여유 교육

프랑스의 교육

아메리카 원주민 사회의 교육

아프리카의 교육

기타 모르는, 다른 사회의 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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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지,
대학교 저학년 때,

이거 보고 나서 조세희샘 강연 들은 기억 난다.


다시 뵐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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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국민학교 4학년 때까지 나눗셈을 못했다.
거짓말 하지 말라고? 정말 못했다. 그래서 국민학교 4학년 때까지 나머지 공부를 했다.

그날도 역시나 나머지 공부를 하고 있었다. 다행히 나 말고도 몇 명 더 함께하는 동지들이 있었다. 그리고 앞에서 선생님도 무심하게 책을 읽으며, 칠판에 이렇게 써 놓으신 상태였다.

"다 풀고 검사 맡아야 집에 간다."


연필 소리. 머리 긁는 소리. 사각사각. 긁적, 톡. 지우개 지우는 슥슥 소리.

"다 풀었다...!"


그리 크진 않았지만, 한숨인지 고함인지 탄식인지 함성인지 모를 미묘한 음색이었지만,
적막한 교실에서 모두의 주목을 끌기엔 충분했다.
그리고 모두의 눈은 그 탄식의 주인공을 확인하고 조금 더 커졌다.

그 탄식의 주인공은,
반에서 가장 나눗셈을 못 하고 산수에서 거의 젬병에 가깝던, 바로
나였으니까.

"야, 정말 다 풀었어?"
"어...... 한 문제."


어이없다는 웃음, 킥킥대는 비웃음이 한바탕 교실을 휩쓸고, 선생님의 혀차는 소리가 다시 교실을 정적으로 복원시켰다.
그러나 나는 신경쓰지 않았다. 정말 그 문제, 그걸 풀었다는 게 너무 기뻤기 때문이다.



그리고 16년 후, 나머지 공부를 하던 나는 어찌된 영문인지 누군가의 나머지 공부를 봐주는 과외샘이 되어 있었다. 그리고 내가 과외를 하던 그 아이는, 그 시절의 나만큼이나 돌머리였다. 어찌된 영문인지, 고3이고 조금 있으면 수능을 쳐야 하는 아이가 영어 발음을, 중학교 1학년 학생들이 배우는, 아니 요즘은 초등학교 4학년 어린이들이 배우는 퐈~닉스를 못하는 것이다. 그래 놓고 어머니께서는 "얘 외국어 40점만 올려주세요~"
어머니는 신경쓰지 않았다. 그 아이는 한 번도 자기 손으로 영어 문제를 풀어본 적이 없었다.
"그럼 뭘로 점수가 20점은 나오니? "
"잘 찍거든요."
가장 기초부터 시작했다.
"자, 따라해 봐. I my me mine."
"I my me..."
" '메'가 아니라 '미'라고!"
"......왜요?"
"............"

한 달이 지났다. 모의고사를 쳤다. 점수는? 7.5점.
어머니가 난감한 눈빛으로 다가왔다. 음, 짜르시려나 보다... 했는데,
"선생님, 선생님 이번에 임용고사 친다고 하셨죠? 근데... 애가 재수를 하고 싶다고 하는데...... 내년에는 못 하시나요?"
이건 뭔 소리. 애를 불렀다. 하는 말이 가관이다.
"샘, 저 처음으로 제 손으로 두 문제나 풀었어요!!!! 잘 했죠?*^o^*"

진정으로 기뻐하는 그 아이를 보며, 나는 16년 전의 내 모습을 겹쳐보았다.



결국 그 아이는 수능을 포기했다. 19살짜리에게 14살짜리의 공부는 너무 어려웠을까?
아니, 19살짜리가 14살짜리 공부를 하는 것을 사회가, 부모님이, 받아들이기에 너무나도 어려웠을까?

느리지만 기쁜 교육은, 빠르지만 삭막한 우리 사회가 받아들이기에 정말 불가능할까?
:

 
조선의신선과귀신이야기
저자 : 임방 | 출판사 : 성균관대학교출판부
2005.10.28 | 328p




조선시대 민간에 떠도는 귀신, 신선, 요괴, 고승, 기인, 기이한 사랑과 이별 등의 이야기를 채록해 적은 임방의 <천예록>에서 재미있고 일반인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이야기 28편을 골라내어, 많은 그림과 함께 엮은 이 책은,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으며, 조선시대 우리 선조들의 정신과 생활을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임방(1640-1724)
자는 대중(大仲), 호는 수촌(水村)이며 시호는 문희(文僖)이다. 송시열(宋時烈)의 문인으로, 단양군수·공조판서 등을 역임하였다. 기사환국과 신임사화 등 17세기 첨예한 당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해직과 유배를 거듭하다가 유배지에서 생을 마쳤다. 저서로는 『수촌집』이 있으며, 유독 당시(唐詩)를 좋아하여『당절회최』『가행육선』『당아』 등의 시가집을 엮었다. 만년에는 『주역』과 『논어』를 깊이 연구하여 『논어취분』등을 남겼다.

옮긴이 정환국
1968년 전남 고흥에서 태어나 성균관대학교에서 한문학을 전공하였다. 현재 성균관대학교 동아시아학술원 연구교수이며, 민족문학사연구소 연구실장으로 있다. 주로 전기소설과 근대 이행기 한문 서사류를 연구하여, 「금오신화와 전등신화의 구현화 원리」「애국 계몽기 한문현토소설의 존재방식」 등의 논문을 썼으며, 『조희룡전집』『이옥전집』『역주 매천야록』 등을 공역하였다. 조선 후기 한문 서사류의 전개 과정과 그 양상에 대해서 다각도로 접근하고, 아울러 고전번역에도 지속적인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

* 강제로 식물을 틀면,
  튕겨서 때리거나
  아예 꺾어져 버린다.

< 방 법 >

  1. 햇빛 쬐어주기
  2. 잡초, 그늘 제거해주기
  3. 지지대를 조심스럽게 만들어주기

그리하여, 스스로 방향 바꾸게 만들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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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느리게. 낮은 자세로
  • 뒷걸음질치며, 결과 확인하며 나아가기.
  • 알맹이는 세심하게 감싸고(한 알도 놓치지 않게), 다 감싸면 과감하게 걷어매기.
  • 연약해 보이지만 질긴 포도넝쿨

  • "알이 성긴 포도는 싸지 마세요. 알이 작더라도 알이 풍부한 건 봉지로 싸도 돼요."

           ▶ 가지가 다양하게 뻗어나가서 가능성을 풍부하게 품어야 한다.

  • 알이 풍부한지 성긴지, 때가 정말 되었는지 판단 잘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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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낮의 가요 선물
http://web.pbc.co.kr/RADIO/783/


언제나 오늘처럼, 박명선입니다.
http://web.pbc.co.kr/RADIO/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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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인방송
90.7 메가헤르츠


이매리의 드라마 뮤직
http://www.itvfm.co.kr/program/drama/index.a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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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워 FM   http://radio.sbs.co.kr/
   그대의 향기 송채환입니다.
   http://radio.sbs.co.kr/hyang/

   아름다운 이 아침 김창완입니다
   http://radio.sbs.co.kr/morningchang/

   박소현의 '러브 게임'
   http://radio.sbs.co.kr/lovegame/

   공형진의 씨네타운
   http://radio.sbs.co.kr/c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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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령공주

2009. 10. 7. 20:08
미야자키 하야오의 작품.
정말,
작품이다.

그 외에도 많은 작품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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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의 탄소발자국은 몇 그램(g)이나 될까?
[기고] beeniru TV뒷보기 이인우
2008년 06월 22일 (일) 15:05:07 블로거 이인우 leeinu@naver.com

KBS 환경스페셜 <탄소발자국> 지구환경을 생각하게 하다.

“에코마케팅” “교토의정서” “CO2_이산화탄소” “온실가스”, “탄소배출권”, “지구온난화”

신문과 방송 등 각종 미디어를 통해 자주 접해서 그런지 그리 낯설지 않은 단어들이다. 그러나 일반인들에게 있어서 그것이 무엇을 이야기 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사실 쉽게 다가오지 않는 단어이기도 하다.

분명 환경과 관련한 이야기들의 대부분은 환경보호를 위해 조금의 불편을 감수하더라도 아름다운 지구보호와 후세를 위해 자연을 아끼고 에너지를 줄이며 생활해야 한다고 하는 대의적 명분을 내포하고 있어 일반인들은 그저 그 논리에 무작정 따르게 된다. 그 구체적 실천사례는 간과 한 채로 말이다.

   
 
이러한 일반 시청자들을 위해 지난 18일 KBS 환경스페셜에서는 <탄소발자국>이라는 제목의 아주 흥미롭고 재미있는 환경 프로그램을 방영했다. 프로그램의 주요 내용은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얼마만큼의 이산화탄소(CO2)를 발생시키고 있으며 그것의 해결을 위해 어떻게 생활패턴을 개선할 수 있는지에 대해 실제 사례를 비교하며 이야기 하고 있다.

프로그램 도입부분에서 <종이컵>을 의인화시켜 “저는 종이컵입니다. 몸무게는 고작 5g이지만 탄소발자국은 11g입니다”라고 자신을 소개한다. 그리고 바로 종이컵의 원료가 생산되는 인도네시아 밀림의 벌목현장으로 화면은 빠른 속도로 전환된다. 마치 한편의 뮤직비디오에서 특수효과를 이용한 프레임편집을 보는 듯 시선이 집중된다.

그리고 다시 종이컵은 한 번 사용된 후 휴지통에 들어가고 거리에 떨어져 그 존재감도 잊히게 된 듯 사람들의 발길에 이리저리 치이는 모습으로 그 짧은 삶의 길이를 다한다. 그러나 그 종이컵 하나에는 11g의 탄소발자국이 남겨져 있음을 시청자는 기억하게 된다.

   
 

1년간 우리나라에서 사용되는 종이컵은 약 120억 개에 이른다고 한다. 그것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량은 약 132,000톤에 달하는데 이를 흡수하기 위해 나무 4725만 그루를 심어야 한다는 충격적인 수치가 그래프로 표시되면서 ‘종이컵’사용에 대한 경종을 울린다.

순간의 편리가 가져다주는 예기치 못하는 폐해의 경고

한 잔의 커피와 물을 마시기 위해 무심코 사용하는 종이컵에서 우리는 그 이상의 환경적 희생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임에 틀림없다. 가능하다면 종이컵보다는 유리컵을 사용하는 작은 습관이야 말로 자연훼손의 기회를 줄이며 나아가 이산화탄소발생을 줄이게 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이산화탄소(CO2)의 증가와 지구환경은 어떠한 상관관계가 있을까? 이에 대한 대표적인 답변으로는 “지구온난화” 즉 지구온도가 점점 더워지고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태양으로부터 강력하게 내리쬐는 빛과 열을 적절하게 차단해서 지구를 보호하는 역할을 하고 있는 오존층을 이산화탄소가 급증하면서 점점 얇게 만들어 지구가 더워지는 현상을 ‘지구온난화’라고 한다.

이 같은 이유로 지구에 다양한 기후변화가 일어나게 되고 생태계의 혼란은 물론 예측하지 못하는 자연재해가 빈번하게 발생하게 되는 등 우리의 삶을 위협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이 모든 기저에는 바로 이산화탄소의 배출 즉 우리 인간이 무분별하게 소비하고 행동하는 뒤에 남겨지는 <탄소발자국>의 어두운 그림자가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종이컵 뿐 아니라 일상생활 모든 영역에서 이산화탄소를 발생시키고 있다. 환경스페셜 <탄소발자국>에서는 일상에서의 이산화탄소 발생요인을 자가용과 대중교통, 자전거 이용가족 등 3가족의 출퇴근 사례를 소개하면서 이들 각 3인 가족이 1년 동안 발생시키는 탄소발자국의 양을 9.36톤 2.9톤, 2.6톤 등의 수치로 환산해 소개하면서 이동수단에 따른 탄소배출량의 차이를 보여준다.

그리고 프로그램 내레이션을 통해 “인간은 출근길 이동수단의 만으로도 기후환경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진단한다. 이처럼 출근길의 자가용 자동차가 1년간 내뿜는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기 위해서는 나루 3369그루가 필요하며 대중교통 이용 시에도 1044그루가 필요하다고 소개한다.

   
  ▲ 좌로부터 자가용, 대중교통, 자전거를 이용 출퇴근 하는 가족의 일 년 이산화탄소 배출량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이산화탄소의 발생을 의미하는 “탄소발자국”을 남기지 않을 수 있는 방법은 없다. 공간에서 공간으로 이동하기위해 오른발과 왼발을 차례로 앞을 향해 내 딛는 순간순간 마다에 이산화탄소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차선책으로 우리는 그것의 발생량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앞서 서술했지만 순간의 편리를 위한 1회용품의 사용을 자재하고 가능한 에너지 효율이 높은 제품을 사용하며 대중교통을 생활화 하는 등의 방법을 지키는 것만으로도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나무를 수 십 그루 심는 것과 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작은 것부터의 실천을 통한 탄소발자국 줄이기

취재팀은 환경디자이너, 에코디자이너로 잘 알려진 국민대학교 윤호섭 교수의 작업장을 찾아 교수가 실천하고 있는 환경보호운동의 사례를 소개하면서 일상에서 환경운동의 가능성을 이야기한다. 특히 윤 교수는 단 1g의 탄소를 줄이고자 하는 것이 환경운동의 시작이라고 말하면서 자신의 작품 홍보용 리플렛에 사용된 재활용 미색모조지의 무게를 80g에서 70g으로 점차 줄이는 것 역시 환경보호를 위한 수단이라고 말한다.

   
 

   
 
윤 교수와 같이 생활 속 작은 실천을 통한 이산화탄소배출 억재 노력과 함께 영국의 한 슈퍼마켓체인에서 실시하고 있는 사례 중 하나를 소개하는데 바로 자신들이 판매하는 상품이 얼마만큼의 이산화탄소를 발생시키는지에 대한 표기를 하는 것이다.  즉 소비자가 상품을 구매하는데 있어서 해당 상품구입과 이용에 따른 이산화탄소 배출량에 대해 정확한 정보를 취득할 수 있도록 장치를 마련함으로써 환경을 위한 소비생활을 유도하는 것이다.

이러한 장치는 현재 시험적으로 일부상품에 대해 실시되고 있는데 이는 곧 소비자에게 지구환경을 생각하는 소비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제품을 생산하는 업체들에게 있어서는 탄소라벨을 붙이도록 유도함으로써 궁극적으로 친환경제품을 생산하는 기업 이미지를 높이는 기회를 제공한다.

이 같은 탄소라벨 상품은 현재 국내 일부제품에도 시험 적용되어 소비자들의 현명한 선택을 기다리고 있으며 국내에서는 “탄소성적표지”라는 이름으로 <친환경상품진흥원>에서 이를 관리감독 지원하고 있다고 프로그램은 소개한다. (홈페이지 : http://www.koeco.or.kr)

과장된 이미지 구성을 통한 지구 온난화의 심각성 소개

<탄소발자국>의 구성에서 눈에 띄는 형식 중 하나는 바로 <프레임편집>을 통한 빠른 화면전환과 함께 프로그램 전체에 수시로 등장하는 <빨간 발자국>이다. 빨간 탄소발자국은 아마도 영국의 한 슈퍼마켓에서 시험 운용되고 있는 <탄소라벨>을 모델로 한 듯하다. 그런데 영국의 그것은 검정색이지만 본 프로그램은 빨간색이다.

   
 
탄소발자국이 빨간 이유는 아마도 우리가 남기는 그것이 결국은 지구전체를 뜨겁게 달구는 흔적이자 환경파괴의 족적이라고 제작진은 판단했을 것이다. 그런 빨간색의 탄소발자국이 남겨지면 남겨질수록 우리 지구는 온난화의 속도가 빨라지고 신음하게 될 것을 경고하는 이미지로 활용한 것처럼 느껴진다.

지금까지 환경스페셜의 대부분 프로그램은 자연환경의 사실 그대로를 화면에 담는 경우가 많았다.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컴퓨터 그래픽이나 별도의 가상 이미지를 사용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번에 소개된 <탄소발자국>에서는 이전의 형식과 달리 만화영화를 보는듯한 조금은 과장된 이미지 영상들이 많았다.

얼음으로 만든 지구모형과 그것이 온난화로 인해 점차 녹아내리면서 사라지는 이미지와 함께 계란프라이가 지구본 위에서 지글지글 익어가는 이미지 등은 만화에서나 상상 가능한 것이지만 시청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과장되어 사용되었다. 특히 계란프라이가 지구본 위에서 익어가는 이미지를 보면서 입가의 미소를 머금기도 했지만 “지구온난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구성이 아니었나 생각한다.

우리나라는 1년 동안 약 4억 9천 만 톤의 이르는 이산화탄소를 배출한다고 한다. 그 수치의 규모가 워낙 커서 어느 정도인지 구체적으로 쉽게 다가오지는 않지만 분명한 사실 하나는 이 글을 적고 있는 필자역시 우리나라의 엄청난 이산화탄소 배출량에 일부분 동참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 양이 얼마인지는 모르지만 분명한 사실이다. 우리는 지구환경을 파괴하고 있는 공동의 범죄자인 셈이다.

* 교토의정서 (Kyoto Protocol)

지구 온난화의 규제 및 방지를 위한 국제 협약인 기후변화협약의 수정안이다. 이 의정서를 인준한 국가는 이산화탄소를 포함한 여섯 종류의 온실 가스의 배출량을 감축하며, 배출량을 줄이지 않는 국가에 대해서는 비관세 장벽을 적용하게 된다.

1997년 12월 11일에 일본 교토의 국립교토국제회관에서 개최된 지구온난화 방지 교토회의COP3 제3차 당사국총회에 채택되었으며, 2005년 2월 16일 발효되었다. 정식명칭은 기후변화에 관한 국제연합 규약의 교토의정서(Kyoto Protocol to the United Nations Framework Convention on Climate Change )다.

대한민국은 2002년 11월에 대한민국 국회가 이 조약을 비준하였으나 개발도상국으로 분류가 되어 이행의 의무는 없으나 2008년부터는 점진적으로 이 의정서의 이행의무를 지게 된다. 나라별로 배출을 할 수 있는 양이 정해져 있으며 배출을 할 수 있는 양보다 더 적게 배출을 하게 되면 그것을 배출할 수 있는 권리를 거래 할 수 있다. (탄소배출권 및 거래)

미국은 전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28%를 차지하고 있지만, 자국의 산업보호를 위해 2001년 3월 탈퇴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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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닥소리 http://www.badaksori.com/

영욱이형 통해서 우연히 듣게 된 창작판소리극 공연.
"제목이 뭐예요?"
"어 뭐... '닭들... 날다'였던가?"
이 말을 듣고 영화 '치킨 런'을 떠올린 건 나뿐만이 아니었을 것이다.
어쨌든, 내용보다는 창작판소리라는 것에 끌려서,
그리고 형이 "이분들 정말 대단한 사람들이야!"라고 하는 추천에 이끌려서 공연을 보러 갔다.

대학로 정美소라는 공연장에 들어서자 마자, "1분 후 공연 시작합니다~"하는 소리. 다행이다, 하며 자리를 찾아들어갔다. 공연 전 설명부터 판소리로 시작되는 게 눈길을 끌었다. 그냥 건조하게 말하는 것보다는, 가락에 실어 말하는 것('아니리'라고 할 수 있겠다)이 얼마나 매력적인지 새삼 깨달았다.

공연이 시작되었다. 전반부에는 닭장 속에 갇힌 닭들이 금지된 꿈을 꾸다가 고생을 겪고 탈출하는 내용이었다. 거의 '치킨 런'을 연상시키는 내용. 그렇지만 사냥개, 그리고 닭반장의 말들이 현대의 우리 사회를 풍자적으로 반영한 것이 좋았다. 그리고 이야기 전체에 깔려 있는 해학적인 요소들이 같은 내용이라도 좀더 판소리적인 분위기로 바꾸고 있었다. 닭할아버지가 닭 조상에 대해 설명할 때, '닭싸움'을 가져와서 "예전에 우리 조상들은 싸움도 잘 했다"고 말하는 부분이 이 이야기의 상상력과 변용 능력이 뛰어나다는 단초를 보여주고 있었다.
창의 가사도 새로웠다. 분명 가락은 판소리 가락인데, 가사 내용이나 어투는 현대적이었다. 특히 꼬끼가 꼬비를 그리워하며 부른 노래는, 가사만 들어보면 최신 가요의 이별 가사와 다르지 않았다. 전통적 음에 현대적 말. 약간은 어색한 듯하면서도, 묘하게 새로운 어울림. '어긋남의 합창'이라고 할까?

3장의 '트럭 운전사의 증언'에서는 해학적 아름다움이 매우 뛰어나게 드러났다. 역시 판소리는 이야기도 그렇지만 소리꾼의 재치와 능청스러움, 애드립이 빛을 발하는 장르이다. 그리고 혼자 하는 판소리가 아니라 여러 사람이 함께 연극처럼 움직이는 판소리극이다보니, 몸으로 표현하는 것도 큰 비중을 차지했다.


그러나 '닭들의 꿈, 날다'의 가장 큰 매력이라면, 이야기라고 주저없이 말하겠다. '닭들의 꿈, 날다'의 이야기는 깊이가 있지만 가라앉지는 않았고, 그저 웃기는 듯하면서 상상을 초월하며, 새로움 속에서 원전의 흔적을 지니고 있었다.

이야기의 깊이란 무엇일까? 나는 이야기가 담고 있는 철학과 관점이라고 생각한다. 가벼운 듯한 개그도 그 속에 뼈를 감추고 있으면, 자지러지게 웃고 나서 묵직한 깊이가 느껴진다.
'닭들의 꿈, 날다'는 현대 한국 사회의 여러 모순들을 담고 있다. 통제된 사회, 꿈을 잃은 사회에 대한 건 물론이거니와, 비무장지대 안의 폭력과 파괴(지뢰밭), 분단으로 인한 이산의 아픔까지 드러낸다. 심지어 조류독감의 대유행과 그에 따른 닭들의 집단 살처분은, 마른 기침 한 번 해도 "당신 신종 플루 아냐?"라고 못마땅한 눈길을 보내는 작금의 세태까지 풍자하고 있다.

그런데 이렇게 깊이가 있는 작품은, 자칫 무거워질 수가 있다. 자신의 깊이를 감당하지 못하고 한없이 진지하게만 흘러가다가 진지함을 강요하게 되는 작품은 부지기수다. 잠수함이 내용물을 많이 실을 수록 그만큼의 공기도 많이 실어야 하는 것처럼, 문학작품도 깊이 가라앉을수록 부력을 일으킬 산소를 지니고 있어야 한다. '닭들의 꿈, 날다'는 그 산소를 해학에서 찾았다. 특히 판소리 특유의 해학미는 작품 전반을 감돌며, 관객들이 울다가 웃고 웃다가 울도록 만들었다.


'닭들의 꿈, 날다'가 더욱 대단한 것은, 웃음이 그저 해학에 그치지 않고 창조적 상상력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닭들의 꿈, 날다'에는 그냥 분위기 반전을 위한 웃음이 아니라, 닭, 독수리, 할머니 등이 지고 있는 무거운 짐을 넘어설 수 있게 하는 상상력이 작동하고 있다. '꼬끼'가 처음에 자신의 꿈을 밝히면서 "성대모사요!"라고 했을 때 그 엉뚱함에 모두 웃을 수밖에 없었지만, 그 성대모사가 작품 후반에서 서로 만날 수 없는 쌍둥이 할머니의 목소리를 전달해줄 수 있는 가능성으로 변화했을 때, 웃음은 웃음을 넘어 희망으로 부상한다. 그 희망은 할머니의 죽음이 주는 슬픔까지도 새로운 원동력으로 바꿀 수 있는 마법이다. 할머니가 죽고 나서 슬퍼하고 있는 멍구(강아지)에게, 꼬끼는 "할머니의 목소리는 이미 내 안에 들어 있어!! 우리가 그걸 전해주자!!!"라고 말하며 슬픔을 극복하게 만들지 않는가?(대사가 정확한지는...;; 이래서 대본이 필요해요ㅜㅠ)

나에게 가장 "충격적으로" 다가온 상상력은 '닭수리'였다. 다리 없는 독수리와 날개 없는 닭이 함께 하늘을 난다니! 날개 있는 독수리와 다리 있는 닭이 함께 하늘을 난다니!!!
'닭들의 꿈, 날다'는 '없는'이 아니라 '있는'에 주목했다. '없는'에 주목하면 장애가 되지만, '있는'에 주목하면 가능성이 된다. 말로 하면 쉬워 보이지만, 현실에서 실제로 이런 상상을 한다는 것은, 정말 UFO적인 시각을 가지지 않고서는 불가능하다.
상상력은 절망으로 가득찬 현실을 변화시킬 수 있다. 다들 자신의 현실 속에서 부러지고 빼앗기고 가진 게 '없다'고 생각하여 절망한다. 솔직히 나도 그런 사람들을 만나면, 무슨 말을 해야할지 몰라서 그저 눈물만 흘리고 만다.
그러나 상상하면, '있는'는 주목하면, 좀더 자유로워질 수 있지 않을까? 주류가 아무리 강력하고 폭력적이라도, 결코 빼앗을 수 없는 무언가는 존재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예를 들면... 희망, 사랑, 상상력, 의지,,, 이런 것들...... 아직 우리에게 '남아 있지' 않을까?

그런 엄청난 상상력이 원천이었는지, '닭들의 꿈, 날다'에는 심금을 울리는 대사가 많다. 생각나는 대로만 적어보면,

"비무장지대는 완전무장지대야."
"새들이 많다고 해서 새들의 천국인 건 아냐. 그리고 인간들에게도, 천국은 아닌 것 같아."
"우린 살아온 공간, 살아온 과정은 다르지만, 살아온 흔적, 살아온 슬픔은 같아."
"할머니의 목소리는 이미 내 안에 들어 있어!"


신기한 것은 그렇게 풍부한 상상력을 가진 '닭들의 꿈, 날다'가, 받아들이기 힘들다거나 버겁지 않았다는 것이다. 원래 상상력은 충격을 주고, 충격을 이질감을 준다. 그 이질감이 왜 '닭들의 꿈, 날다'에는 거의 없었을까?
그 이유는 바로 변용, 다른 말로 패러디 때문이다.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간에, '닭들의 꿈, 날다'에는 다양한 패러디가 등장한다. 처음에 UFO를 발견한 데에서는 패닉의 <UFO>를 떠올렸다(패닉의 <UFO> 역시 상상력이 대단한 노래이다. 짓밟히고 죽어간 사람들이 UFO를 타고 다시 되돌아온다는 발상.). 조류독감 때문에 흰 옷을 입은 방역대원들이 닭들을 집단폐사시킬 때는 영화 <괴물>이 연상되었다. 새다리골절전문치료사인 할머니, 새의 상처를 보듬어주는 할머니는 알다시피 <흥보가>를 변용한 것이다. 그 외에도 철조망을 자유로이 넘나드는 새, 만나기 직전에 세상을 떠나는 이산가족들(소설 <숨쉬는 영정>)은 모두 한국 문학 작품 속에서 꾸준히 이어져 내려오던 모티브들이다. 그렇게 익숙한 원전들이 기반이 되어 '닭들의 꿈, 날다'가 만들어졌기에, 상상력이 거리감으로 다가오지 않았던 것이다.


'닭들의 꿈, 날다'는 생각하면 할수록 더 쓸 말이 많아지는, 엄청난 가능성을 가진 작품이다. 장르적으로도, 음악적으로도, 내용적으로도. 한가지 정말 아쉬운 점이 있다면.................
공연 날짜가 너무 짧았다는 것!

앞으로도 '바닥소리' 소리꾼들, 그리고 '닭들의 꿈, 날다'를 만드신 여러 재주꾼들의 힘으로,
이런 명작이 더 많은 사람들에게, 특히 아이들에게 나누어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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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n of La Mancha(라만차의 사람)  (0) 2009.10.21
:
"네가 스스로 버는 돈만이 너의 것이다.
 그러나 그 돈 또한 너만을 위해서 쓸 수 있다고 생각하지는 마라."

그래... '나 혼자서' 번 돈은 없다.
내가 돈을 버는 과정에서 수많은 사람의 땀과 이 사회의 기반 시설에게 도움을 받지 않았던가?

                                                                                                             

YuIlHan.gif

유일한( 柳一韓, 1895∼1971 ) : 유한양행(柳韓洋行) 창업자. 우리 나라 최초로 자신의 모든 재산을 사회에 되돌려 준 훌륭한 사업가이다.

● 유일한 박사의 유언장

첫째, 유일선의 딸, 즉 손녀인 유일림에게는 대학 졸업 시까지 학자금 1만달러를 준다.

둘째, 딸 유재라에게는 유한공고 안에 있는 묘소와 주변 땅 5천 평을 물려준다. 그 땅을 유한동산으로 꾸미고 결코 울타리를 치지 말고 유한중, 공업고교 학생들의 마음대로 드나들게 하며 그 학생들이 티없이 맑은 정신에 깃든 젊은 의지를 지하에서나마 더불어 느끼게 해달라.

셋째, 유일한 자신의 소유 주식 14만 941주는 전부 ‘한국사회 및 교육원조 신탁기금’에 기증한다.

넷째, 아내 초미리는 딸 재라가 그 노후를 잘 돌보아주기 바란다.

다섯째, 아들 유일선에게는 대학까지 졸업시켰으니 앞으로는 자립해서 살아가거라.
:
어떤 집에 강도가 들어 왔습니다. ‘손 들엇!’하며 칼을 들이댔습니다. 주인은 한 팔만을 번쩍 들었습니다. 강도는 ‘두 손 다 들엇!’하고 다시 소리쳤습니다. 집주인은 이마를 찌푸리면서, ‘왼쪽 어깨에 신경통이 있어서 팔을 들 수 없소’ 하고 말했습니다.
‘신경통이요? 사실은 나도 신경통이 있는데....’하면서 강도의 음성이 누그려졌습니다. 그리고 강도가 증상을 묻습니다. 그래서 강도와 주인은 서로 자기의 증세나 치료 방법과  신경통이 주는 고통을 주고받으면서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습니다. 그러는 동안에 부인은 차를 끓여오고 해서 아닌 밤중에 다정한 파티가 되고 말았습니다. 이 이야기는 오 헨리의 단편소설 <강도와 신경통>의 줄거리입니다.

작가는 이 작품 속에서 인간관계의 한 단면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사로가 고통을 나누고 서로의 약점을 나눌 때 강도는 어느새 강도가 아니었습니다. 집주인도 공포에서 해방되었습니다. 허물없는 사이가 되는 것은 이미 서로의 허물을 나누었기 때문입니다. 서로 자랑하는 친구는 오래 가지 못합니다. 그러나 서로 짐을 함께 져주는 친구는 정말 친구가 될 수 있습니다.

영어에 communication 이란 단어를 기억할 것입니다.(우리말로 교통, 통신 등으로 번역되지만 근래에는 ‘인간의 관계’를 표시하는 넓은 뜻으로 교육, 문화영역에 많이 사용되고 있고, 정치에서도 요즘 ‘소통’이란 말로 많이 사용되고 있다. 커뮤니케이션이란 말은 라틴어의 Munus 에다가 Com이란 접두사를 붙인 것입니다.) 라틴어(Commnunus)로는‘선물을 서로 나눈다’ ‘짐을 서로 진다’ ‘책임을 함께 진다’라는 뜻이 있습니다. 어떻게 하면 가족 사이에, 이웃사이에, 교우들 사이에, 그룹 사이에 커뮤니케이션이 잘 이루어질까요? 그것은‘짐을 서로 지고 사랑을 서로 나누면서’ 성경 말씀대로 ‘서로 종노릇하는 데’에 그 비결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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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영의/숙명여대 연구교수, 개경학연구소장 
_ 안산시민신문 http://www.ansansimin.com/

  장자(莊子) 변무(騈拇篇)에는 “천하에서 가장 올바른 길을 가는 사람은 태어날 때 그대로의 모습을 잃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오리의 다리가 비록 짧다고 하더라도 늘여주면 우환이 되고(鳧脛雖短 續之則憂), 학의 다리가 비록 길다고 하더라도 자르면 아픔이 된다(鶴脛雖長 斷之則悲). 그러므로 본래 긴 것은 잘라서는 안 되며 본래 짧은 것은 늘여서도 안 된다. 그런다고 해서 우환이 없어질 까닭이 없다. 생각건대 인의(仁義)가 사람의 본성일 리 있겠는가! 저 인(仁)을 갖춘 자들이 얼마나 근심이 많겠는가”라고 하여, 자연(自然)의 이치(理致)나 도리(道理)에 어긋난 일을 억지로 행함을 책망하는 내용입니다. 각각의 사물에는 자기만의 적절한 면이 있으므로 함부로 손익(損益)해서는 안된다는 말입니다. 사물에는 각각 주어진 성질이 있으므로 과부족이 없는 것입니다. 자연 역시 각자 지닌 개성이 있으므로 사람이 함부로 손을 대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우리 역시 마찬가지여서 각각 태어난 기질을 가지고, 직분에 따른 책무에 대하여 이러쿵저러쿵 하면 공연히 번거로울 뿐입니다. 때문에 우리 역시 직분(職分)에 따른 각각의 차이를 인정해야 합니다. 학의 다리를 자르거나 오리의 다리를 늘린다고 해서 학이 오리가 되지 않고 오리가 학이 되지 않습니다. 그대로 있어야만 ‘학’이 되고 ‘오리’라고 부를 수 있을 것입니다.
  아내가 죽었을 때 장자는 술독을 안고 노래했다고 합니다. 우리는 장자의 그런 행동을 이해할 수 없지만, 그런 장자의 태도를 지금의 잣대를 가지고 판단할 수도 없는 노릇입니다. 장자가 그러했듯이 인간의 상대적인 행복은 본성의 자유로운 발휘로써 얻을 수 있지만, 절대적인 행복은 사물의 본질을 통찰함으로써 가능한 것입니다. 절대적 행복과 절대적 자유는 사물의 필연성을 이해하고 그 영향으로부터 벗어남으로써 추구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장자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물의 필연성을 깨닫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도(道)의 깨달음이 아니라 그것과의 합일(合一)입니다. 이것이 바로 장자의 ‘이리화정(以理化情)’입니다. 도의 이치를 머리로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도와 합일하여 소요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느끼는 경지에 이르러야 한다는 것은 정서적인 유대와 공감이 있어야 가능한 것입니다. 그래야만 자연이든 남의 마음이든 자기 것으로 만들수 있습니다. 다행히 우리는 있는 그대로의 사실에 대하여 머리보다는 가슴이 먼저 알고 있습니다. 장자의 이리화정은 가슴으로 느끼는 단계를 의미하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때문에 ‘저것은 이것에서 나왔으며, 이것 또한 저것에서 나왔다. 이것이 또한 저것이오. 저것 역시 이것이다(彼出於是 是亦因彼 是亦彼也 彼亦是也)’라고 하여 모두가 하나임을 온몸으로 느끼는 것이겠지요.
  우리는 학의 길다란 다리가 거추장스럽게 보여 애정이 가득한 마음으로 학의 다리를 잘라주었습니다. 그러나 과연 학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요? 기뻐했을까요, 아니면 슬퍼했을까요. 우리는 자신만의 잣대로 남의 삶을 평가하거나 조작하려고 해서는 안됩니다. 결국 있는 그대로 받아드려야 하고 내버려두어야 합니다. 그래야만 모든 존재에게 통용되는 절대적 기준, 진리가 존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남이 나보다 많다고 여기는 것, 내가 남보다 적다고 여기는 것은 결국 마음에서 생기는 것입니다. 마음 먹기에 따라서는 그것조차도 길다고 그것을 여분으로 여기지 않고 짧다고 그것을 부족하다고 여기지 않는 것, 이것이 자연이며 지극한 무소유의 세계입니다. ‘엄지발가락과 둘째발가락이 붙은 것을 가르면 울고, 육손을 물어뜯어 자르면 소리치는 것’이 당연하다는 것입니다. 장자가 말하려는 인의(仁義)는 사람의 천성이 아니라는 것이지요.
  분명 사람의 눈으로 볼 때 오리의 다리는 너무 짧고 학의 다리는 너무 길어 불편하고 거추장스럽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생각은 사람의 관점에서 ‘그럴 것’이란 선입견을 갖고 있기 때문에 생기는 것입니다. 오리나 학의 입장에서는 원래보다 길어지거나 짧아진 다리가 오히려 고통스러울 것입니다. 모든 것은 마음 먹기에 달려있는 것입니다.
  우리가 남을 걱정해주거나, 남을 욕하는 것도 바로 자신의 일방적인 생각만을 강요하고 상대방의 입장에서 바라보지 않는 소통의 부재 때문에 일어나는 것입니다. 나와 달라 보인다고 해서, 학의 다리가 길다고 자르면 안 되듯이 남의 입장에서 생각해야만 서로 통할 수 있는 것입니다. 서로 통하는 것, 이걸 ‘소통’이라고 합니다. 안산이 어떻다고 말하는 것보다 지금은 지켜보아야 할 때입니다. 장자는 이렇게 말합니다. “소와 말의 발이 네 개 있는 것 이것이 천(天)이요, 말머리에 고삐를 씌우고 소의 코를 뚫는 것 이것이 인(人)이다. 그러므로 인위(人爲)로써 자연(自然)을 멸하지 말며, 고의(故意)로써 천성(天性)을 멸하지 말며, 명리(名利)로써 천성의 덕(德)을 잃지 말라. 이를 삼가 지켜 잃지 않는 것을 일러 천진(天眞)으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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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이 ‘보‘를 낼 때 ’가위‘를 내라. 그것이 ’돈‘이다

월터 P. 크라이슬러 - 충동적으로 구매하라

어린 나이의 크라이슬러는 돈도 학력도 없었다. 아버지는 지방 철도회사의 기관사였고 형도 똑같이 철도회사에 근무하고 있었다. 크라이슬러도 고등학교를 졸업 후 자연스럽게 철도회사에 근무하게 되었다. 그것말고 달리 선택할 방도가 없었지만 정비공장의 일보다는 그래도 청소계 작업에 근무하는 것으로 만족하고 있었다. 이 크라이슬러가 훗날 빛나는 성공을 거둘 인물이 될 것이라 보여질 만한 구석은 단 하나도 없었다.

단 하나, 그가 다른 사람과 다른 점이 있었다면 그것은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기계광이었다는 점이다. 그는 기계에 대해선 무조건적일 정도로 열렬한 흥미를 갖고 있었다. 매일 정비공장에서 작업 중간마다 여러 종류의 기계를 살펴보고 만져보고 조립하는 일을 생각하며 커다란 희열에 사로잡히곤 할 정도였다. 이윽고 그는 청소계 일을 하면서 본격적으로 기계기사 공부를 시작하게 되었다. 혼신의 정열을 기울여 열심히 공부한 끝에 20세가 되었을 무렵에는 베테랑 기계기사가 무색해질 정도로 기술과 지식을 겸비하게 되었다. 그는 엔지니어로서의 능력을 무기삼아 미국 중서부를 종횡무진하다시피 하며 각지의 철도회사에서 기사장과 공장의 총감독으로 맹활약하게 되었다. 그러한 와중에 그는 기계에 대한 순수한 흥미를 느끼는 것 외에 기계를 통한 수송에도 남다른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그는 현장의 작업 속에서 기계를 이용한 운송업의 전망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었다.

어느 날 그는 운명적인 만남을 갖는다. 시카고 모터쇼에서 ‘로코모빌(1899년 제작된 증기자동차)’이라 이름 붙여진 꿈의 자동차가 그의 눈길을 사로잡은 것이다. 크라이슬러는 뒷날 이때의 감회를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나 자신도 모르게 그 차에 사로잡혀 버렸습니다. 4일간 내내 자동차쇼가 벌어진 현장을 떠날 수 없었을 정도였으니까요.”

자동차를 자기 손으로 직접 만들어보고 싶은 순수한 호기심이 그의 몸과 마음에 소용돌이친 것이다. 더구나 당시의 자동차는 아무나 가질 수 없는 고가품일 때였다. 더구나 모터쇼에 출시된 ‘로코모빌’은 최신 고급차였기 때문에 그는 끙끙거리며 고민에 고민을 거듭한 결과 마침내 결심을 굳히고 은행에서 자그마치 5천 달러나 되는 거금을 빌려다 그 자리에서 자동차를 구입했다. 그리고 열차에 올라타고 집으로 돌아왔다.

보통 사람 같으면 고가의 차를 구입한 뒤에는 반드시 드라이브 삼매로 나날을 보내기 쉽지만 크라이슬러는 만들어보고 싶은 마니아답게 자기 신념에 충실한 인물이었다. 그는 로코모빌을 단 한번도 운전해보지 않고 가져온 그대로 분해했다 다시 조립했다. 그 과정이 끝나고 나서야 한번 시승을 해보았고 시가지를 한 바퀴 주행해본 다음, 다시 분해했다가 재차 조립했다. 이렇게 분해-조립 과정을 수차례 반복했던 것은 로코모빌을 하나의 교과서로 삼아서 철저하게 연구했기 때문이다. 그러한 그를 보면서 친구들은 “저 친구 머리가 좀 어떻게 된 거 아냐?”라고 조롱할 정도였다. 그러나 이러한 행위가 훗날 미 자동차업계 빅3의 하나로 군림할 크라이슬러사 창업의 소중한 밑거름이 되었던 것이다.

그가 거액의 빌린 돈을 갖고 로코모빌을 충동 구매했을 당시, 그의 내면에는 창업의 힌트 같은 것도 없었고 최신의 수송수단에 투자해보겠다는 생각 같은 것도 없었다. 그는 구매 당시 참을 수 없이 좋아하는 것을 만났을 때의 짜릿한 ‘흥분‘만을 느꼈을 뿐이라고 했다. 뒷날 크라이슬러는 “당신의 성공 비결은 무엇입니까?”라는 질문에 다음과 같이 답하고 있다.

“성공의 비결은 ‘열성’이라기보단 ‘흥분(exciting)’이라고 봅니다. 나는 사람이 흥분하는 것을 볼 때 가장 좋아요. 사람은 흥분했을 때 인생을 성공시킬 수 있으니까요.”

:
_ 강민석 칼럼사회부문 차장 
_ 중앙선데이| 제125호 | 20090801 입력    
 

한휴(韓休)는 중국 당 현종 때의 재상이었다. 그는 직언을 서슴지 않기로 유명했다. 그의 쓴소리에 얼마나 스트레스를 받았는지 현종의 얼굴이 야위어갈 정도였다. 한 신하가 말했다. 
“한휴가 재상이 된 뒤 폐하가 매우 수척해지셨습니다. 어찌 파면하지 않으십니까.”
현종이 답했다. “한휴 덕분에 나는 야위었다. 그러나 천하는 살찌지 않았는가.”

뉴욕 헤럴드 기자 출신의 루이스 하우는 24년간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의 분신이었다. 루스벨트보다 11살 더 많은 그는 ‘아니오’라고 단호하게 말하는 ‘미스터 노 맨(No man)’이었다. (『1인자를 만든 2인자들』 중)
루스벨트가 아이디어를 내면 하우는 있을 법한 모든 결점을 찾아냈다. 불륜에 빠졌던 루스벨트의 이혼을 막은 것도 그였다. 말을 듣지 않을 땐 욕도 서슴지 않았다. 대통령 선거 캠페인을 하던 중이었다.
“루스벨트, 이 멍청이! 분명히 말하는데 절대로 안 돼. 그래도 고집을 부리면 당신은 정말 지독한 바보야.”
루스벨트가 고집을 피우면 물론 ‘예스’라고 할 때도 있었다. 그러나 이런 식이었다. “그래 좋아, 그렇게 해봐 이 돼지머리야. 나중에 내가 말 안 해줬다고 그러지 마.”
하우의 ‘노’는 어떤 효과를 가져왔을까. 일단 사람들이 허심탄회하게 여론을 전하러 하우를 찾았다. 하우의 ‘노’는 루스벨트와 세상 간의 소통이었다.

‘노 맨’을 휘하에 뒀을 때와 두지 않았을 때 통치자들의 운명은 달라진다.
당 현종은 한휴나 요숭 · 장구령 같은 명신이 재상으로 보좌하는 동안엔 태평성세를 구가했다. 후세는 이를 ‘개원(開元)의 치(治)’라 부른다. 말년에 유능한 장구령을 해임하고 이임보 같은 ‘아부 맨’들을 중용했을 때 현종은 안사의 난을 겪었다.
루스벨트는 미국을 세계 초강대국으로 발돋움시킨 인물이었다. 하지만 1936년 하우가 병사한 뒤 언론은 “하우의 조언이 없어지면서 루스벨트가 기세와 방향을 상실했다”고 평가했다.

이명박 대통령 곁에는 과연 한휴나 하우가 있을까.
6월 21일 천성관 전 검찰총장 후보자 임명 때다. 청와대는 “이른바 검찰 조직 일신이라는 것에 가장 큰 주안점을 두고 인선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7월 28일 김준규 후보자를 낙점할 때의 청와대 브리핑은 이랬다.
“소통을 중시하며, 유연하고 합리적인 리더십의 소유자로 검찰 조직을 안정시키는 데 적임자. 글로벌 스탠더드로써 검찰 개혁을 이끌 적임자.”

인사는 메시지다. 그 메시지가 한 달 만에 180도로 바뀌었다. 검찰은 그대로인데 한 달 전에는 조직을 일신할 사람, 이제는 안정시킬 사람이란다. 그동안 검찰 수장 없이 조직의 일신이 다 이뤄지기라도 한 건지, 아니면 이제는 검찰 조직을 일신할 필요가 없다는 얘긴지 헷갈린다. 검찰 총수에게 왜 ‘글로벌 스탠더드’가 필요한지도 모르겠다. 한 달 전에는 전혀 언급조차 안 된 단어이기 때문이다. 도대체 검찰엔 어떤 사람이 필요한건가.
좀 극단적으로 꼬집자면 ‘인사청문회 통과’란 컨셉트 말곤 이번 인선에선 아예 원칙이 없었던 게 아닌가 싶다. 물론 청와대의 고충도 클 것이다. ‘천성관’이라는 잘못된 카드를 내놓았다 스텝이 꼬여도 왕창 꼬여버렸으니 말이다.

‘천성관 카드’ 등장 과정을 보면 왜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분명해진다.
검증 작업에 참여한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최근 본지 기자에게 이렇게 털어놓았다. “천 전 후보자를 총장 후보로 추천한 것은 청와대 민정수석이었다. 이 대통령이 천 전 후보자를 여러 차례 칭찬했었다. 그래서 대통령이 그를 괜찮게 보고 있다는 감을 받은 것이다.” 중앙SUNDAY 123호 4면
이 설명대로라면 청와대 민정수석이 천성관 전 후보자를 추천한 배경은 ‘대통령의 의중’이었다. 대통령 심기만 맞추면 후보에 대한 여러 문제는 그냥 넘어갈 수 있다고 생각했나 보다. 발표 때마다 달라지는 인사 컨셉트도 사람에 맞춰 만들어낸 것 아닐까.

참모는 대통령의 ‘반사체(反射體)’여야 한다. 대통령과 ‘부딪쳐서’ 빛을 세상에 보내야 한다. 그러나 예스맨들은 스스로 ‘발광체(發光體)’가 되려 한다. 발광체는 서로 빛을 빨아들이며 수를 줄여나가려는 속성이 있다. 마지막에 하나 남은 발광체가 되기 위해서다. 그들은 절대 ‘노’라고 말하지 않는다. ‘노 맨’ 없는 대통령이 성공했다는 얘기는 과문한 탓인지 들어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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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의 첫 번째 형상은 두려움이며, 새로움의 첫 번째 형상은 경악이다”
- 하이너 뮐러(Heiner Müll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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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해군 최초의 여성 제독이자 컴퓨터 전문가였던 그레이스 호퍼. 오늘날 프로그램의 오류를 일컫는 '버그'라는 말을 만들어낸 사람으로도 널리 알려진 그녀는 복무기간 동안 국방 전산화를 선도하면서 소장까지 진급하게 된다. 그러나 모든 일이 순탄했던 것만은 아니었다.
당시 종이 문서와 타자기에 익숙해져있던 각 군의 실무자들이 '컴퓨터를 이용하는 것이 오히려 비효율적'이라며 전산화를 거부하고 나선 것이다. 그런데 사람들이 국방 전산화를 반대한 근본적인 이유는 그들에게 널리 퍼져 있던 고정관념과 관습 때문이었다. 즉 익숙한 것을 고수하고 변화를 두려워하는 미군 지도부의 정서가 깔려있었던 것이다.
당시 호퍼는 이러한 생각을 가지고 있던 사람들에게 자신의 집무실에 반대방향으로 돌아가도록 만들어진 시계를 걸어 놓고 이렇게 말했다.
"저기 거꾸로 가는 시계를 보십시오. 저 시계는 오른쪽이 아니라 왼쪽으로 돌아갑니다. 숫자 배열도 반대로 해 놓았습니다. 이처럼 시계 바늘을 시계 반대 방향으로 돌게 했지만 지금 시간이 몇 시인지를 아는 데는 아무런 문제가 없지 않습니까?!"
그레이스 호퍼는 1986년, 여든 살의 나이로 명예롭게 전역하면서 다음과 같은 명언을 남겼다.

"우리가 가장 경계해야 하는 것은 '지금껏 이렇게 해 왔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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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프로권투가 최고의 인기 종목으로 떠올랐던 1960~70년대. 지금의 축구선수 박지성에 버금가는 스포츠 스타는 WBA, WBC 세계 챔피언이었다. 많은 청소년들이 프로권투선수를 꿈꾸며 권투 도장을 찾았고 어린 홍수환 역시 그런 학생 중 하나였다. 홍수환은 고교 2학년 때 당시 우리나라 최초의 세계 챔피언인 김기수를 동경하며 권투를 시작했고, 마침내 1974년 7월 4일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절대 강자로 군림하던 챔피언 아놀드 테일러를 판정승으로 누르고 스물넷의 젊은 나이에 세계 밴텀급 타이틀을 거머쥐게 되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그의 승리는 계속되지 못했다. 그로부터 2년 뒤 미국에서 치른 2차 방어전에서 4라운드만에 도전자의 강력한 펀치 세례에 속수무책으로 얻어맞고 무릎을 꿇고 만 것이다. 지난 2년 동안 그를 최고의 권투선수라고 치켜세우던 사람들은 무기력한 거의 경기 모습에 실망하고 순식간에 등을 돌리고 말았다. 심지어는 '역시 운으로 챔피언 된 거야'라는 주변의 냉소와 멸시에, 그는 권투를 그만 두려고 했다. 아직 은퇴하기에는 젊은 나이였지만 이제 웬만큼 돈도 벌었고 고생하며 권투를 계속해야 할 이유도 없었다. 그래서 당시 자신의 후원회장이었던 정운수 씨를 찾아가 권투를 그만두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후원회장의 반응은 냉정하고 단호했다. "수환아, 솔직히 너한테 실망했다. 권투는 맞고 쓰러지면 말리는 심판이라도 있지만, 세상에서 쓰려져 봐라. 모르긴 몰라도 발로 짖이겨서 다시는 일어서지 못하게 만드는 게 세상이다. 넌 이미 너 자신에게 졌구나!!"
돌아서는 길에 홍수환은 자신의 마음에 비수처럼 박힌 문장을 떠올렸다. '넌 이미 너 자신에게 졌어!' 그러자 이대로 포기할 수 없다는 오기가 발동했다. 다시 시작했다. 그리고 1년 뒤 그는 챔피언에게 도전장을 내밀고 파나마로 떠났다.
1977년 11월 27일, 파나마의 복싱 영웅 카라스키야를 열광적으로 응원하는 1만 6천 명의 관중과 그 텃세 속에서 그는 네 번이나 다운되고 만다. 그러나 그는 "여기서 일어서지 못한다면 나는 또다시 나 자신에게 지는 것이다."라고 수없이 되뇌며 기적처럼 일어섰고, 마침내 챔피언을 눕히고 4전5기(四轉五起)의 신화를 만들어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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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88년 하버드대학의 데이빗 맥클랜드(David McClelland) 박사 연구팀은 흥미로운 실험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사람의 침에는 면역항체 'Ig A'(면역글로블린항체)가 들어 있는데, 근심이나 긴장상태가 지속되면 침이 말라 이 항체가 줄어든다고 합니다. 연구를 주관한 맥클랜드 박사는 하버드대학생 132명의 'Ig A' 수치를 조사하여 기록한 뒤에, 그 학생들에게 인도의 캘커타에서 환자들을 돌보고 있는 테레사 수녀의 다큐멘터리 영화를 보여주었습니다.
   그리그 그 영화를 보기 전과 영화를 보고 난 후, 학생들의 타액 속에 있는 “Ig A"(면역글로블린항체A(Immunoglobulin A)'의 수치가 어떻게 변화했는지를 비교분석했습니다. 그런데 그 결과가 놀랍게도 학생들의 대부분에게서 면역글로블린항체A가 50% 정도 증가했다는 것입니다.
   이에 대해 맥클랜드 박사는 “선한 행동으로 유발된 감동은 그것을 느끼는 사람들에게- 자기가 직접 선한 행동을 하지 않더라도, 선한 행동을 하는 사람을 보거나, 듣거나 그런 사람의 일생에 대한 책이나 영화를 보는 것만으로도- 면역력을 높여주는 생물학적 사이클의 변화(Entrainment)를 일으킨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와 같은 연구결과를 하버드대 의대 연구진은 ‘마더 테레사 효과(The Mother Teresa Effect)’라고 명명했습니다. 줄여서 '테레사 효과(Teresa Effect)’라고 불리는 이 이론의 결론은 내가 직접 봉사활동을 하지 않고 단지 타인에 대한 봉사를 생각하거나 보기만 해도 면역능력이 향상되어 우리의 건강이 좋아진다는 것입니다.
 
   우리 모두 봉사하는 분들을 부지런히 만납시다. 그 분들의 이야기를 열심히 들어봅시다. 그 분들을 따라가서 봉사하는 모습을 지켜봅시다. 그러면 틀림없이 우리의 몸에서 면역글로브린항체 A가 샘솟을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건강하고 장수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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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한 심리학자인 빅터 프랭클 박사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유태인이라는 이유로 아우슈비츠 수용소에 갇혔을 때의 일이다. 그는 처음에 수용소의 많은 수감자들 중에서 체력이 남달리 뛰어난 사람들이나 살아가는 요령을 민첩하게 터득하는 사람들을 볼 때면 '다른 사람들은 다 쓰러져도 저 사람들은 끝까지 살아남겠지.'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의외로 마지막까지 살아남은 사람들은 전혀 다른 사람들이었다. 겉보기에는 허약하고 어수룩해 보이면서도 붉은 저녁노을의 장엄함, 동료의 흥얼거리는 노래, 수용소 입구에 핀 들꽃 같은 작은 것들에 감동하는 사람. 극심한 굶주림 속에서도 병든 동료에게 자신의 빵을 기꺼이 나누어주던 사람들이 끝까지 살아남았던 것이다.
빅터 프랭클 박사는 훗날 자신의 경험을 담은 저서 「죽음의 수용소」에서 최후의 생존자들을 가리켜 '최후의 자유를 지니고 있었던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여기서 최후의 자유란 인간이 외부의 환경에 스스로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자유를 뜻한다. 즉 나치가 유태인 수감자들의 육신은 마음대로 유린할 수 있었지만, '삶의 의미'를 생각하고 '살아가야 하는 이유'를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던 사람들의 정신까지는 마음대로 할 수 없었던 것이다. 여기에서 로고 테라피(Logo Therapy), 즉 의미요법이라는 정신치료 이론이 탄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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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한(漢)나라 개국공신인 장량의 일화이다. 어느 날 산책을 하던 그에게 어떤 노인이 다가오더니 한 쪽 신발을 벗어 다리 아래로 던졌다. 그러고는 턱으로 신발을 가리키며 말했다. "어이 꼬마, 저거 주워 와!" 장량은 낯선 노인의 행동에 화가 났지만 신발을 주워왔다. 그러자 노인은 "그래서 어쩌란 말이야. 신겨 줘야지!!"하며 발을 내밀었다. 장량은 인내심이 한계에 다다랐지만 공손히 노인에게 신발을 신겨주었다. 그러자 노인은 "닷새 후에 여기 다시 나와!"라고 말했다. 장량이 "무슨 일이시기에…?"라고 물으려 하자, 노인은 "나오라면 나오지 뭔 말이 많아!!"라고 호통을 치고는 자리를 휭하니 떠났다.

닷새 후 장량이 다리로 갔더니 노인이 먼저 나와 있었다. 그러나 노인은 장량을 보자마자 "어른과 한 약속에 늦어?"하고 화를 내더니 또다시 닷새 후에 보자며 사라졌다. 장량은 다음 약속날이 다가오자 전날 다리에 나가 밤을 새우며 언제 나타날지 모르는 노인을 기다렸다. 새벽녘에 약속 장소에 나온 노인은 먼저 나와 있던 장량에게 '인내를 아는 쓸만한 인재'라고 칭찬하며 강태공이 주나라를 멸망시킨 비법을 기록한 「태공병법」을 건네주었다. 장량은 이 병서를 이용하여 초나라를 물리침으로써 그 이름을 후세에 남기게 되었다.

그로부터 약 천년 뒤, 송나라의 문장가 소동파는 자신의 저서인 「유후론」에서 장량의 인내심을 높이 평가하며 "군자는 남이 참지 못하는 것을 참고, 남이 용서하지 못하는 것을 용서한다. 남이 견디지 못하는 것을 견뎌야 남이 하지 못하는 것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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