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7쪽 : '잘못을 했으니까 죽어야 마땅하다?' 그 사람이 아무리 죽을 짓을 했더라도 내가 이 사람을 죽여야 되겠다고 사인하는 게 너무 두려워서...... 내 친구들을 그렇게 만든 사람인데 화가 안 났다면 거짓말이죠. 근데 '내가 화를 낸 후 그걸 감당할 수 있겠느냐' 생각했을 때, 아직은 아니다...... 화를 내봤자 또다른 불의가 생기니까. 그걸 방지해야 할 사람들이 좀더 열심히 하는 게 좋지 않을까요. 잘못을 뉘우치도록 도와주는 게 맞는 게 아닌가.
243쪽 : 분명히 기억하는 건 애들이 배에서 탈출한 거라는 거. 나온 아이들을 그냥 앞에서 건진 것뿐이지 적극적으로 배에 들어가서 뭘 어떻게 했거나 그런 게 없으니까. 그걸 구조했다고 말할 순 없잖아요.
258쪽 : 그때 선생님 열네 분 중에 두 분이 배에서 나오셨잖아요. 두 분 다 선생님을 그만두셨거든요. 교사로서 학생들을 지키지 못했다 그런 마음이시지 않았을까. 그러실 필요 없는데, 교사니까. 한 분은 그날 이후로 뵌 적이 없고, 한 분은 애들 교실 가보시느라고 학교에 오셨을 때 지나가다 뵈었거든요. 뭔가 슬프고 공허한 그런 표정으로 앉아계셨는데 안타까웠어요.
304쪽 : 어...구조를 기다렸던 시간들. 그때 가만히 있었던 순간들이 잊혀지지 않아요. 그때 우리 반 애들이 복도에 쭈르륵 앉아 있었어요. 돌아갈 수 있다면 바로 그 순간으로 돌아가고 싶어요. 애들한테 다 소리를 질러서 밖으로 나가자고 할 것 같아요. 그러고 나서 시간이 된다면 반대편 쪽으로도 가서 애들 내보내고. 그때 시간이 많았었거든요. 되게 많은 애들이 있었거든요. 시뮬레이션을 되게 많이 해요. 병원에 있을 때는 매일매일 그랬어요. 아직까지도 그런 생각 많이 해요. 그 순간만이라도 되돌아갔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