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시영이가 펑펑 울었다.
4교시에 떠들었다고 박연희샘이 그래서 꾸짖던 중에, 또 공부할 거 가지러 외출해야 한다고 해서
"공부도 안하는 새끼가 무슨 외출이야!"
라고 한소리 했더니... 교실에서 엎드려서 뚝뚝 눈물을 흘리고 있다.
그러고는 하는 소리가 선생님은 그냥 하는 말일지도 모르지만, 그걸로 상처받는 애들도 있단다.
그리고 선생님이 보지 못하는 다른 시간에 나름 열심히 하고 있단다.
선생님이 보는 단 몇 시간만으로 자신을 함부로 평가하지 말아달란다.
솔직히 모든 애들이 이런 반응을 하는 건 아니다.
시영이가 멘탈이 원래 약하기도 하고, 또 어제 집에서 아버지가 우시면서 얘기했다니...
그동안 쌓인 게 있었을 거다.
그래서 좀 감정이 오버되어 분출된 거다. 울고 싶은 아이 뺨 때린 격이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확실히 내 언행에도 반성할 건 있다.
분명 예전 첫 담임 때보다 애들을 대하는 내 말과 행동이 거칠어졌다.
조심성이 없어졌다.
그래서 몇몇 애들은 상처를 받을 수도 있다. 특히 여자애들같이 여린 감성을 가진 남자애들이라면...
그런 여린 멘탈을 가진 애들이 문제인 건 아니다.
여린 애들은 다르게 대해줘야 하지 않을까?
그러나 훈계하고 꾸짖을 땐, 결국 나는 아이들을 일부러 자극하고 도발하는 말을 쓰게 되더라.
멘탈에 충격을 줘야 애들에게 말이 먹힌다고 생각하는 거다.
과연 맞는 것일까?
엄격함과 감정적 허용, 배려는
공존할 수 있을까?
구체적 행동에 대한 지도와, 감정에 대한 무조건적 수용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어야 한다고, 누누히 배웠다.
요즘 포이에시스를 안 가면서 내 감수성이 무뎌진 건가?
아마도, 그럴지도. 감수성이란, 다름을 마주치고 연습을 해야 하는데... 난 올해에 학교에만, 그것도 고3에만 갇혀 있었다.
내년엔 기필코 탈출해야겠다.
좀더 호수같은 교사가 되기 위해서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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