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1박2일에 KBS 기자들이 나왔다.
복불복 놀이를 하는데, 내가 신경이 쓰인 건 순서를 정하는 방식이었다.
기수에 따라, 나이에 따라, 선배들이 군기를 잡는다. 신입 기자는 아무 말도 못하고...
더 놀라웠던 건, 다른 선배에게 눌려서 아무 말도 못하던 4년차 기자가, 신입 기자 앞에서는 군기를 잡더라는 것이다.

차라리 이 사람들이 군인이었으면, 군사 문화라고 비판하면 되는 거였다(그렇다고 군대가 상명하복이 당연시되는 곳은 아니다. 이스라엘 등의 군대는 우리보다 전력이 더 낫지만, 수평적 문화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은
기자다.
기자는 진실을 추구하는 사람이고, 권력에 비판의 날을 세워야되는 사람이다.
그런 기자가, 권력에 굴복하고 권력을 남용하다니?
이 사람들은 선배 기자가 반대하면 소신 보도를 하지 않을 것인가?
부장이 반대하면 진실을 파묻을 것인가?
사장이 시키면 기사를 조작이라도 할 것인가?

예능은 예능일 뿐이라고?
아니다. 예능은 현실의 반영이다. 군사 문화에 깔깔대며 웃는 사람들은, 최소한 방관자에, 최대한은 잠재적 가해자다.
놀림을 당하는 아이에게, 놀리는 아이들이 "에이, 웃자고 한 소리에 뭐 그리 민감해~!"라고 말할 수 있나?
강자의 웃음은 약자에겐 폭력이다.

군사 문화는, 갑질은, 웃음의 소재가 되어서는 안된다.
그 웃음 뒤에 피눈물 흘리는 사람들이 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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