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대 성당에서 성지 순례를 다녀왔다.
안성 미리내 성지.

솔직히 단체로 성지순례 가는 건 처음이라, 어색할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냥 다른 사람들 신경 별로 안 쓰고 자유롭게 돌아다니니, 혼자 가는 것보다 좋았다.
역시 어느 정도 독립적인 친구 한 명이랑 같이 여행 가는 게 제일 좋다^^

성지는 나즈막한 산들이 레이스처럼 첩첩이 둘러싼 아늑한 곳이었다.
넓고, 공기도 좋고,
그리고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의 유해
그 어머니의 묘, 그리고... 이민식(?) 복사의 묘도 있었다.
열일곱의 나이에 신부님의 시신을,
머리를 가슴에 안고 머리 없는 몸뚱아리를 등에 업고 밤길 200리를 걸었단다.
과연 나는 누군가 죽으면, 그로 인해 핍박받으면, 그 정도로 희생할 수 있나?


이번에는 기도 제목이 확실히 있었다.
그래서 더욱 의미있었는지도...

가서 십자가의 길 하면서,
예수님의 생애에 나와 내 주변 사람들의 생애를 이입해 보았다. 의미있었다.
예수님만이 아니라, 그 주변의 사람들... 성모님, 키레네 사람 시몬, 로마 군인들, 베로니카, 예루살렘의 여인들,,,
그 중 특히 키레네 사람 시몬의 모습이 인상깊었다.

처음에는 강제로, 군인에 의해 그냥 지나가다가 '픽업'된 시몬.
억울함, 분노, 짜증, 황당함...
그러나 같이 십자가를 지고 가면서
시몬은 무언가 깨달았으리라.
그래서 마지막에 시몬과 예수님의 얼굴이 매우 닮아보인다.

그런 강제적이고 우연하고 황당한 만남도
가장 성스러운 만남이 될 수 있다는
신비.
역설.

그게 바로 주님의 섭리다.

나도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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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봉★샘과 닿고싶다면... by 까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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