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일반+학교 마당

EBS 다큐프라임 <다시, 학교> 1~2화 비평

까만★ 2020. 1. 10. 22:08

1. 다큐에서는 '교과 지식'을 가르쳐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그런데, 무엇이 '교과 지식'인가요? 다큐 안에서도 추상적으로 수학 개념, 사회 지식, 심지어 2화에서는 초등수준의 지식까지 혼재되어 나옵니다. 이 모든 걸 하나의 방법으로 가르칠 수는 없습니다. 교과 특성, 학습자 수준에 따라 '필수 교과 지식'의 내용과 학습 방법은 천차만별이니까요.

2. 학생중심 수업과 강의식 수업은 대립되고, 배타적일까요? 이게 1,2화를 시청하고 가장 아쉬운 부분입니다. 강의와 활동은 상호보완적입니다. 기본 개념 없는 활동은 수행불가능하며, 활동 없는 강의는 학생에게 의미가 없지요. 좋은 수업은 활동과 강의의 이분법을 넘어서, 학생과 교사가 신뢰하고 상호작용하면서 이루어집니다.

3. 활동 수업은 내신에 도움이 안 될까요? 우리 학교 국어 지필고사의 경우, 수업시간에 즐겁게 했던 활동들이 그대로 토대가 되어 고난이도 지필고사 문제로 만들어져 왔습니다. 아이들 말로는, 문제를 읽으니 수업이 '음성지원'되고, 문제가 '재미'있었다네요. 특히 국어와 같이 수행능력이 중요한 교과는, 활동을 열심히 해야 시험도 잘 풀게 됩니다.

4. 지식중심 수업의 목표는 무엇일까요? 가장 근본적 질문이 아직 나오지 않았습니다. 학생들에게 지식을 왜 가르쳐야 할까요? 학력을 왜 신장시켜야 할까요? 우리는 어떤 학력/능력을 갖춘 아이들을 기르고 싶어할까요? 앞으로 나올 다큐에서 이 이야기가 나오기를 기대합니다.(2화에서 지식중심교육의 목표를 교육격차 해소처럼 얘기하던데, 이게 다큐가 지향하는 교육 목표인지요?)

5. 첨언하면, 1화에서 휘리릭 대충 수행 채점하는 교사의 사례가 나오는데...제가 보기엔 극단적 사례 같습니다. 과정중심평가, 수업-평가-기록 일체화가 중요한 지금의 고등학교에서, 그런 선생님보다는 모든 아이들을 일일히 관찰하고, 평가하고, 기록하는 선생님이 훨씬 더 많다고, 감히 단언합니다.

저는, 그리고 우리는, 아직 EBS의 훌륭한 다큐프라임인 <왜 우리는 대학에 가는가?>를 기억합니다. 제가 학년 첫 수업시간에 늘 보여주는 영상이지요^^ 그때는 질문과 토론이 있는 수업을 지향했던 EBS가, 지금은 지식과 강의를 강조하는 데는 분명한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더욱, 주의 깊게 <다시, 학교>를 시청하고, 비평하겠습니다. EBS와 다큐프라임의 영향력은 정말 막대하니까요^^*